언어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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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수험생들에게 끔찍한 공포를 안겨준 논리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이 말한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언어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다'라는 말이죠.
이 언어와 관련된 유명한 전설이 성경에도 있습니다. 인간들이 바벨탑을 지어 맞먹으려고 들자, 바벨탑을 박살내고 사람들의 언어를 서로 다르게 찢어놓아서 의사소통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는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이처럼 언어는 인간에게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우리가 당장 누군가와 이야기 할때 도구적으로 쓰이는데 필요한 수준에서, 우리의 사고방식에게까지 영향을 줍니다.
한국인들은 숫자를 표현하는 다양한 단어를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각기 다른 상황에서 표현이 가능합니다. 근데 어느 원주민 부족은 숫자를 표현하는 어휘가 딱 3가지랍니다. 1, 2, 많다. 그래서 이 사람들은 3개 이상의 경우에는 무조건 '많다'라고 밖에 표현을 못하죠.
우리는 3을 비롯하여 100, 1000, 10000 등의 숫자를 표현할 수도 있으며 동시에 각 숫자를 의미하는 순우리말이나 한자어도 존재합니다. 그러기에 앞서 원주민들과 달리 우리는 이러한 숫자들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고, 남에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곧 우리의 문화이자 정신 근간입니다. 이런 언어가 한계를 가지는 만큼, 우리의 사고력이나 인지능력도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57515960 )
여태 여러 칼럼을 통해 말했듯이, 수학도 언어이고 프로그래밍 언어도 언어입니다. 이렇게 각기 다른 언어들을 알고 있는 사람들끼리는 의사소통이 가능합니다. 수학이라는 언어를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은, 굳이 다른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수학적으로 자신이 뜻하는 바를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만약 영어를 잘 못하고 공부하지 않았으면 원문을 읽지 못하듯이, 해당 언어를 도구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려면 알아야 합니다. 저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운 적이 없기에, 컴퓨터와 소통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컴퓨터에게 제가 의미하는 바를 가리킬 수 없죠.
언어를 알더라도, 아까 말했듯이 언어의 한계에 부딪힐때도 있습니다. 제가 만약 '오늘은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고 상상해봅시다. 그럼 대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남들은 이해하기가 힘들 것입니다. 우리가 평상시에 사용하는 언어는 수치와 엄밀성, 과학에 초점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제가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보완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수치로 100만큼 기분이 좋다고 한다던가, 아니면 다른 일상의 경험을 예로 들어서 뽑기에서 이겼을 때의 기분만큼 좋다고 빗댄다던지.
그렇지만 여전히 한계가 보이긴 합니다. 이처럼 언어가 가지는 한계 때문에, 저는 여러분에게 제가 정확히 얼마만큼 기분이 좋은지 전달하고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이걸 보는 다른 사람들도 제가 의미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이해하기는 어렵겠죠.
(언어는 이 세상을 이해하는데 사용되는 도구입니다. 다만 각 언어마다 효용성과 성능은 다 천차만별이겠죠. 또 같은 도구라 하더라도 사용자의 숙련도에 따라서 효과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http://m.kmib.co.kr/view.asp?arcid=0923684191#RedyAi )
당장 선생님이나 교수님들을 보면 설명을 잘 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이 보입니다. 잘 하는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남에게 전달할 수 있고, 그 과정에 드는 비용이 얼마 안되죠. 그러나 전달력이 부족한 사람은 단순히 말 뿐만 아니라 다른 도구를 동원해야 할 것입니다.
제가 수능 국어를 계속 깊이 연구하면서, 이런 언어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지더군요. 공학과 이학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한편으로는 왜 과거에는 철학자들이 수학도 하고 공학도 하고 천체도 했는지 이해가 갑니다. 결국에는 다 비슷비슷한 출발, 본질적으로는 다 공통점이 있거든요.
수능 국어라는 언어를 배우면서 얻은게 많습니다. 사고력도 자극되고, 더 나아가 다른 언어, 예컨데 수학같은거, 를 공부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수능 국어라는 언어는 제 사고력의 바탕이 되었고, 이 언어를 바탕으로 저는 세상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 언어가 가진 한계만큼 저는 세상을 이해할 수 있을 껍니다.
한편으로 그래서 바라는게, 분명 제 책을 보고 수능 국어 점수를 올릴 수 있다면 분명 삶에 유용할 것입니다. 수능 점수라는 것도 하나의 도구니까요.
그런데 본질적으로 국어라는 하나의 언어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사고할 수 있는 힘을 기른다면, 앞으로 그 힘은 여러분의 일부가 되어서 평생 따라다닐 것입니다. 저는 그런 의미에서 수능 국어를 공부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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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다 잘 보길 바라지 않습니다 죽어라 노력한 사람은 실력보다 더 잘 보길...
그러게요. ㅎㅎ 저도 같은 생각!
수능국어....그나마 본래 수능 취지에 맞는 수험영역인 것 같습니다. 근본적인 사고력과 이해, 추론을 대학에서 원하기에 내신식 암기에 익숙한 상위권들도 국어영역에 많이 발목을 잡히기도 하기도 하지요..
그래서 근본적인 독해력을 기르는 훈련과 과정이 아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