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그리고 성찰
게시글 주소: https://ys.orbi.kr/0004318812
.. 저는 어렸을적 굉장히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였습니다. 비가오면 빗소리를 감상하면서 시를 쓰고길가에 파는 병아리들이 불쌍해서 반나절동안 보다가 할머니를 졸라서 집에데려와서 키우는..울보에 소심한 꼬맹이였죠.그런데 어찌된일인지 나이를 먹을수록 눈물도, 감정기복도 줄어들게됬습니다. 남들이 슬프다고 할때는 이성적으로 판단하고,개콘을 봐도 웃지 않게 됬죠. 지금의 저는 그에 비하면 양호한편입니다.어느덧 초등학교 졸업식날,같은반 여자애가 울더라구요. .. 솔직히 그냥 어리다고만 생각했습니다.내일은 내일의 해가 뜨는데 왜 해가 지는걸 아쉬워하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슴 한구석이 가려웠지만 슬픔이라기보다는 미래에 대한 흥분이었습니다.중학교 졸업식날은 더 담담했습니다. 전부 남자밖에 없어서 그런지 감동도 슬픔도 없고,공부열심히 하자라는 말, 그리고 열심히 하면 서울대갈수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담임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말씀, 마치고 뭐 먹을지 친구들이랑 고민하던 모습정도만 기억날정도로요.그런데 이번엔 조금 다르더군요.수시 논술시험을 치러 갔다온 이후 pc방 독서실 집 학교 복싱관에서만 생활해온 저는 입는 옷이 쫄쫄이 체육복이랑 그냥체육복 2가지밖에 없었습니다.나름 반장인데졸업식날 쫄쫄이를 입고 가는건 예의가 아니다 싶어 급하게 겨울패션을 연구하던 중 갑자기 슬펐습니다. 이때까지와는 분명히 다른, 가슴한구석이나머리에서 작용하는게 아니라 심장이 뛰면서 온몸에 슬픈 피를 전하는듯한 느낌이랄까요.처음에는 그냥 입시에 실패해서 그런건줄 알았습니다. 나름 열심히 했지만 수능을 망했으니까요. 근데 저는 긍정적인 성격이라 이미나름 재수 각오를 했었거든요.왜 슬픈지 알수 없었습니다.그러다가 졸업식을하루 앞 둔 오늘 친한 친구들과 밥먹고 놀다가 들어왔습니다. 하.. 설사과, 연경, 성심리..참 친하게 지냈었는데 다들 대학 가더라구요. 휴대폰 없던 친구들이 스마트폰을 새로사고, 머리볶고..저는 중학교 2학년때 샀던 슬라이드폰에짐승(Just Animal)그제서야 비로소 알것같더군요. 이때까지는모든 친구들이 다 같이 대학입시를 위해뛰어왔지만, 이젠 친구들과 떨어져 저 혼자 따로 1년 더 뛰어야한다는걸요.모두들태어나서부터 커리큘럼에 맞추어 살아갑니다.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직장생활그렇기때문에 졸업을 하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죠. 앞사람, 혹은 그가 달린발자국을 쫒으면 되니까요.제가 태어난지 이제 20년, 이제야 제 길앞에서 발자국이 희미해지기 시작해진것같네요. 예전에는 삼수,사수를 결정한게대단한 결정이라는 글을 보면 코웃음이 나왔습니다.몇년동안 공부해서고작 수능시험응시하는게 뭐가 대단하다는건지..근데 이젠 알것같습니다.그분들은, 그리고우리가 존경하는 위인들은발자취가 없는 길위를 걸어갔다는걸요. 그리고 그 위를 걷는게 얼마나 큰 용기를 필요로하는것이었는지를요.저는일반인들과는 다른 특별한 사람이 되고싶었습니다. 근데 고작발자국이 희미해진것가지고 슬프고, 서글퍼지다니.. ㅋㅋ어머니가 태워주시는 유모차를 타고가는 갓난애기였던것같네요.어쩌면 타인과 같아질바에는 차라리 죽는게 낫다고 생각하는 저에게 있어서 재수는 필연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미리 제가 갈길을 조금이나마 보여줘서 고맙다고 신에게 전해드리고 싶네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벌써 천안함이야기부터 북한 정부얘기까지나오는데 진짜 혐오스럽네요 에휴... 지금...
-
비교하는 것 1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아요 다들 자신의 매력을 가지고있는거죠 지금 성적으로...
-
현역임에도 불구 경제 제2외국어를 준비하고자하는 학생 입니다.미친짓일수 도 있는데...
-
http://orbi.kr/0004471014 도르뜨문뜨 자극받고 탈퇴합니다....
-
또르르.. 0
인터넷 수능도 풀어야하고... 자이도 수1 풀었으니 수2 적통 기벡 마저...
-
:)
-
갑자기 페이스북 들어갔다가 대학간 친구들 소식 접하니까 대학 가고 싶어요 ㅜ 이러면...
-
생각의 질서 보고있는데, 필기를 하는게 저랑 안맞나봐요. 들으면서 다 필기하고 보면...
-
이 세상 사람들 모두 잠들고어둠 속에 갇혀서 꿈조차 잠이 들 때홀로 일어난 새벽을...
-
중간에 이게맞나 싶었지만 역시 전 수학선생님이 너무 되고싶어요 아이들 고민도...
-
나의다짐 12
대학원은 서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는 아니여도 좋으니까 제발 전문연제도가 사라지지 않기를..
-
나의다짐 21
새학기를 학생답게 보내겠다( ´ ▽ ` )ノ 성실하고, 즐겁고, 행복하자!
-
나의다짐 1
이제부터 수능날 전까지 나는 죽었다생각 하고 공부한다 내가 수능끝난뒤 이글을 봤을...
-
안녕 XX아^^ ㅎㅎ 내가 이렇게 너한테 편지를 쓴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이렇게...
-
안그래도 몸 안좋았는데오늘은 머리가 아프다스트레스는 가급적 다른걸로 풀어야겠다
-
마닮과 화씨지벽 4
마닮과 화씨지벽중 고민인게있습니다.마닮은 사이트에 충분히 개재되어있는 학습법이...
-
한번만 더 믿어주세요...우리가 어느 날 마주치게 될 불행은 우리가 소홀히 보낸...
-
안녕하세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 아름다운 시너지♥ 한국대학생멘토연합 입니다....
-
..오르비를 떠나며 12
주섬주섬 짐도 대충 다 쌋고, 이제 내일이면 드디어 기숙학원에 입소하게되네요....
-
1학년때는 뭣도모르고 그냥 대열에 뒤쳐지지않기위해 노력햇고 2학년때는 친구를...
-
.. 저는 어렸을적 굉장히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였습니다. 비가오면 빗소리를...
-
의대 가기로 결심한 후에야 비로소 탈퇴를 하기로 했습니다. 11
전 12월에 재수를 시작했지만 어영부영 시간을 흘린 재수생입니다. 저같은 막장인생이...
-
내가 학창시절을 끝내면서 미천하지만(?)깨달은 것들 1. 비교하면 끝장이다....
-
입시 사이트에서 이런 말하는 게 모순이지만 내 인생 내가 열심히 살면 되지 남이...
-
연초에는 그럭저럭 보였지만 요새는 잘은 안 보이는 광고입니다.조금 많이 늦었지만,...
-
정상에서 바닥으로. 44
고등학교 입학성적 690명 중 4등첫 모의고사 450점 만점에 438점...작년...
-
박령이는 앞으로 아무리 재밌는 떡밥 터저도 다시는 오르비에 글 안 쓸꺼임.
-
너무 재밌어서 접을수가 없자나ㅜㅜ ㅜㅜㅜㅜㅜㅜㅜ
-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견해이므로 너무 욕하지 마세옄 ㅎㅇ) 삼수가 끝났다....
-
★2014년 제6회 OPEN CAMPUS TOUR★(중앙대) 0
안녕하세요^-^ 중앙대학교 홍보대사 중앙사랑 21기입니다. 중앙대학교를 자세히...
-
추워진 날씨와는 반대로 우리 마음은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에 항상 행복합니다~...
-
저 오르비 접습니다^^ 71
이번엔 진짜^^
-
아직도 언어 수리 외국어가 입에서 안떨어지네요 후 뭐가 이리도 많이 바뀌었는지.....
-
나의다짐이길래.. 다짐하면서 그래도 위로의 말을 얻고자 끄적입니다... 전 특목고...
-
새벽 뻘글 1
어쩌면 내가 '힘들게 살기'를 택하고 있는걸지도 모르겠다.물론 먼훗날, 이시점을...
-
전역의 해까지 반드시 목표를 달성하겠습니다.보여주겠습니다. 나의 미래를이루겠습니다. 나의 목표를
-
(영상 뜨나요? 뜨면 좋겠는데;; 혹시나 뜬다면 한번 들어보세요. 전람회의 '그대가...
-
제5회 유엔한국학생협회 모의유엔회의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0
● 제5회 유엔한국학생협회 모의유엔회의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미래의 대한민국...
-
한양대 합격하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여행을 가자'였습니다. 당연히 부모님한테...
-
유학 결정 Dday-3 11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선택이 될 것 같네요.3일 후 7일에...
-
올해 전역한 23살 전역자 2015 입시를 준비하려 합니다. 인생 선배님들 좀 도와주세요... 0
최전방 강원도 철원 GOP에서 근무서고 전역한지 이제 2주된 하지만 남들보다 군대...
-
경영학,기술경영,NGO에 관심있는 학생들을 위한 토크콘서트 에 초청합니다 1
사회적기업 대학생 연구단체 SEN Student Club에서 개최하는 세 번째...
-
경영학,기술경영,NGO에 관심있는 학생들을 위한 토크콘서트 에 초청합니다 0
사회적기업 대학생 연구단체 SEN Student Club에서 개최하는 세 번째...
-
킬패스 찔러주는 포르투갈 미드필드진도나도 열심히 살아야지
-
1시간을 하든 몇시간을 하든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게 좋은 것 같음나자신을 옭아매다가 정신병걸림 ㅇㅇ
-
이걸로 아대경제,시립대국제관계,국민경제 가능한가요? 0
ㅠㅠㅠㅠㅠㅠㅠ4사수생이에요..
-
오늘의 일기 0
(수능 아님)이거 ㅈ밥이라고 생각하고 부숴버리자 용감하게이게 사시냐 행시냐 ㅈ또...
-
1.월요일국어 : 6평, 9평, 예비평가와 ㄱㄷㅇ샘 교재로 문법을 정리 & 기출...
-
후아... 2
To. 나매일 메가플래너 좁은공간에 끄적대다가 손으로 까딱까딱 하니 좋쿠나어렸을때...
-
하고 싶다 ㅜㅜㅋㅋㅋ 완전웃긴 사이트 알아내서 이거...
포기도, 주저하지도 말고 밀고나가시길
그대의 발자국 자취 하나하나가 후의 사람들에게 이정표가 될지니
어지러이 걷지 말기를 (김구선생께서 남기신 말)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옵니다.
지나간 과거에 아련해 하지도, 아직 보이지않는 미래에 설레지도 마시길.
현재에 충실하여 좋은 결과를 얻으시면 좋겠습니다.
행운이 깃들기를
허허...
공감가네요. 특히 재수 N수 ...옛날엔 쉽게만보이던게..
열심히 1년 더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