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 & Ins [669448] · MS 2016 · 쪽지

2016-06-08 20:20:43
조회수 13,243

[사회] 평균적인 29세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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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piration & Insight 는 일정 주기로 영감과 통찰을 주는 기사를 송출합니다. 주로 외신 기사를 번역하지만 기고문을 받기도 합니다. I&I는 6월 30일까지 시험적으로 서비스되며, 지속 여부는 시험 서비스 종료일에 결정됩니다. I&I의 기사가 오르비 회원 여러분들의 견문의 폭을 넓히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편집장 이광복.












평균적인 29세의 삶

(평균 29세 미국인의 "진짜" 모습)







“대학을 졸업하고 혼자 도시에 거주”한다는, 언론에 흔히 나오는 케케묵고 전형적인 밀레니얼 세대는 잊어버리자. 진짜 평균적인 29세 미국인은 교외에서 배우자/동거자와 살고 있으며, 대학 학위는 없다.


미국에서 30세가 되기 직전의 사람들은 대체로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묻는 주체가 누구냐에 상관 없이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아야 하는 업계, 즉 전국 규모의 언론사 입장에서 보자면 더더욱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되어가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역설은, 인터넷이 저널리즘은 널리 보급하지만 저널리스트는 한 곳으로 집중시킨다는 것이다. 애틀랜틱(The Atlantic), 버즈피드(BuzzFeed), 고커(Gawker) 같은 언론 사이트에 종사하는 사람은 텔레비전 뉴스 종사자에 비해 뉴욕이나 워싱턴 D.C.에 거주하는 비율이 다섯 배가 넘는다. 이런 중심지 군집 성향은 점점 더 강화되고만 있다. 2004년에서 2014년에 걸쳐 보도 업무 종사자가 로스앤젤레스, 뉴욕 시, 워싱턴 D.C.에 거주하는 비율은 60% 상승했다.


이런 뭉침 현상이 여러 가지 단점을 낳을 것임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당장 각 지역 언론이 붕괴된다. 하지만 이보다 더 미묘한 위험이 있으니, 고등 교육을 받은 기자가 대도시에만 거주하면서 이 세계에 대해 왜곡된 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자신과 가까운 주변은 미국의 전형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자신의 주변이 이 나라의 단면 그 자체라고 믿어버리는 생각으로, 흔히 “다수 환상”이라고 한다. 공평을 기하기 위해 반대의 예를 들자면, 디모인(역주: 미국 아이오와 주의 주도. 쉽게 말해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춘천 정도에 해당)이나 네브래스카 주 시골 지역에서 기자가 되면 디모인이나 네브래스카 시골 지역에 대해서는 남들보다 우수한 관찰력을 갖게 되겠지만 미국인 전체가 겪는 평균적인 경험에 대해서는 보편적인 그림을 그리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다른 수단, 가령 전국 규모의 설문 조사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의 노동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9세 미국인의 인구 통계 보고서는 참으로 유용하다. 뉴욕에서 경제 관련 기사를 쓰는 29세 미국인인 필자에게 아주 중요한 방향을 제시해 준다. 오늘날 미국의 젊은이에 대한 인상은 왜곡되어 있다. 흔히 “밀레니얼”은 “대학을 졸업하고 도시에 사는 젊은이”를 약칭하는 말로 쓰인다. 하지만 이 용어를 이런 의미로 사용하면 중요한 세부사항을 놓치게 된다. 1980년대 초반에서 1990년대 후반에 태어난 미국인 대부분은 첫째, 대학을 졸업하지 않았고, 둘째, 도시에 살지 않으며, 셋째, 대체로 “밀레니얼 세대”라고 불리는 것을 몹시 싫어한다.


29세 미국인 평균의 실제 모습은 이렇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지는 않았으나 2년제 대학을 다니기는 했다. 직장을 여러 번 옮겼고, 지난 3년 동안은 두 번 넘게 옮겼다. 그 나이대에 거의 결혼을 했던 부모 세대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누군가와 같이 사는 경우가 많다. 15년 전에 비해 집을 소유하고 있을 확률은 낮다. 도시재개발을 통해 주택 공급이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이들은 대개 브루클린이나 워싱턴 D.C. 같은 인구가 조밀한 도시 구역이 아닌 교외에서 산다.


그 외에 29세 미국인에 대한 미국 노동통계청의 보고서(와 유사한 몇몇 조사)에서 밝혀진 세부 사항은 다음과 같다.



교육

29세 미국인의 교육 수준(Y축: 퍼센트)
진한 보라색에서 흐린 보라색 순서대로 전체 29세 / 백인 / 흑인
왼쪽 그래프에서 오른쪽 그래프 순서대로 고등학교 중퇴 / 고졸 / 고졸학력인증 (검정고시 등) / 전문대졸 / 대졸 이상


29세 미국인의 평균은 (4년제) 대학 졸업장이 없다. 대신 2년제 대학을 마치거나 대학을 다니기는 했으나 학사 학위는 없다. 이 나이대의 백인 중 약 3분의 1은 학사 학위가 있지만, 흑인과 히스패닉계는 다섯 명 중 네 명이 학사 학위가 없다. 통계치 중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30세가 되기 직전의 남성과 여성의 학위 소유자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남성은 이 세대의 여성에 비해 소득이 높지만, 29세 미국인 중에서 여성의 3분의 1은 학사 학위가 있는 반면 남성은 4분의 1에 그쳤다.



직업

29세 미국인의 소득 중앙값은 대략 연 4천만원이다. 미국 젊은이 대부분에게 안정적인 “커리어”는 실제 상황이라기보다는 소망에 가깝다. 사회의 풋내기 20대에게 돌아오는 직업은 여전히 임시직이다. 평균 미국인은 29세가 되기 전에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그 중 3분의 1은 근무 기간이 6개월을 넘지 못했다. 여러 직장을 옮겨 다니고 한 직장에 오래 있지 못하는 것이 10대가 겪어야 하는 당연한 일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학력에 상관 없이 모든 미국인은 25세에서 28세까지 평균 두 번 넘게 직장을 옮겼지만, 고등학교나 대학교 졸업장이 없는 젊은이의 경우 임시직이라도 얻기는 더 힘들었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미국인이 18세에서 28세에 이르기까지 한 직장에 근무한 기간은 6개월에 불과했다.



결혼

결혼하고 자녀가 있는 18세에서 34세의 미국인 비율


결혼에 관련된 정보는 복잡하다. 미국 젊은이는 부모 세대에 비해 더 늦게 결혼하고 자녀도 더 늦게 가지거나, 아예 결혼도 하지 않고 자녀도 갖지 않는다. 1960년에는 25세에서 29세의 미국인 중 84퍼센트가 결혼을 했지만, 2010년에는 단 42퍼센트만이 결혼을 하여 50퍼센트가 감소했다. 위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밀레니얼 세대가 결혼하고 자녀를 두는 비율은 1970년대 이래 계속 감소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29세 미국인이 대부분 혼자라는 뜻은 아니다. 실제로 이들 중 60퍼센트는 결혼을 했거나(40퍼센트), 배우자나 다름 없는 동거인이 있거나, 연인과 동거를 하고 있다(20퍼센트). 그러니 이 연령대의 미국인이 “싱글”일 확률이 점점 높아진다고 말하는 편이 정확하겠으나 “애착” 관계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으며, 특히 소수인종일수록 그러하다. 29세의 백인 대졸자는 대학 졸업장이 없는 흑인에 비해 결혼을 했을 확률이 두 배 이상 높다.


인종과 학력에 따른 결혼 비율(Y축: 퍼센트)

진한 보라색: 백인, 연한 보라색: 흑인
그래프 왼쪽부터 순서대로 고등학교 중퇴 / 고졸 / 전문대졸 / 대졸 이상



생활
연령별 주택 소유자 비율의 차이- 2014년과 2001년 비교
나이(X축)에 따른 주택 보유율이 2001년에 비해 2014년에는 얼마나 증가하거나 감소했는가를 나타낸 그래프로, 그 격차는 Y축이고, 그 값이 (-)인 경우 2014년에 더 줄어든 것임
 

21세기가 막 시작될 무렵의 전형적인 29세 미국인은 주택을 소유하고 있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이 연령층이 주택을 소유한 비율이 44퍼센트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위의 그래프가 보여주듯, 현재 미국 내 모든 통계집단에서 집을 소유하고 있는 비율은 15년 전에 비해 낮아졌다. 오늘날 29세 미국인 중 주택 소유자는 35퍼센트에 불과하다. 밀레니얼 세대라는 고정관념이 시사하는 바와는 대조적으로, 29세 미국인은 인구가 조밀한 도시에 이웃하여 살지 않는다. 소득이 낮은데다 도심 지역의 주택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독립적인 넓은 공간에서 햇볕을 쬐며 살고 싶다는 소망도 작용했겠지만), 이들은 점점 더 많이 교외로 나가 살고 있다. 벤 캐슬맨이 “Five ThirtyEight”에 게재한 보고서에 따르면, 25세에서 29세의 미국인 100명이 인구가 조밀한 도시로 옮겨오고 있다면 124명은 도시에서 교외로 옮겨가고 있다. 물론 “교외”라고 하면 한적한 고속도로 사이사이에 고립된 외곽 지대에서부터 비교적 인구가 많고 걸어서도 다닐 수 있는 동네에 이르기까지 그 모양새가 다양하다. 최소한 지리적인 특성에서 볼 때 29세 미국인의 “전형적인” 생활이 어떠하다고 말하기란 몹시 어렵다.


여기서 마지막 요점이 제기된다. 저널리스트, 정책입안자, 그리고 이 나이대의 미국인이 평균적으로 경험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유용하겠지만, “평균”이란 아주 손쉬운 개념이다. 기억하기 쉬운 숫자이자, 중요하지는 않지만 흥미거리가 될 만한 사항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경험의 다양성을 인식해야 한다는 점이다. “29세 대학 졸업자,” “29세 도시 거주자,” “29세 기혼자” 같은 집단으로 규정하면 이 연령대에서 60퍼센트 이상을 배제하는 셈이 된다. “일반적인”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특히 전망 좋은 대도시 아파트에 거주하며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 같은 것은 없다. 








출처 : The Atlantic

원제 : The Average 29-Year-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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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튽 · 668814 · 16/06/08 21:56 · MS 2016

    우린 아마 선진문명의 게임 캐릭터에 불과할 것이라는 엘론 머스크의 믿음

  • 리팽 · 609019 · 16/06/08 22:05 · MS 2015

    이것도 재미있어보여요

  • wjdnjfuehh4rbfh · 620113 · 16/06/08 21:58 · MS 2015

    사회주제글 다 흥미로워보이네요 잘읽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헤어샬롱 · 659230 · 16/06/08 22:00 · MS 2016

    와 글 감사합니다!

  • 리팽 · 609019 · 16/06/08 22:05 · MS 2015

    [사회] 친구와 가족에게 돈을 빌려줄 때 주의할 5가지 법칙 (Life Hacker)
     [과학] 우린 아마 선진문명의 게임 캐릭터에 불과할 것이라는 엘론 머스크의 믿음 (Vox)
    궁금합니다! ㅎㅎ

  • 죄수생의 마지막 정리 · 522782 · 16/06/08 23:22 · MS 2014

    [사회]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일을 하는 법 (The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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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빛 초롱초롱 이모티콘)

  • 도준엽 · 569931 · 16/06/08 23:53 · MS 2015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도준엽 · 569931 · 16/06/08 23:55 · MS 2015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창조전력라이츄 · 511845 · 16/06/09 00:10 · MS 2014

    [사회]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일을 하는 법 (The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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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읽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장수풍뎅이 · 580526 · 16/06/09 11:15 · MS 2015

    가장 위대한 혁신의 시대은 언제였는가
    이제 스마트폰은 한계에 도달했다
    가장 짧은 시간안에 가장 많은 일을 하는 법

  • 우유동동 · 499869 · 16/06/09 11:27 · MS 2014

    잘 읽었습니다.
    [경제] 사람들에게 돈을 거저 주면 무슨 일이 벌어지나 (Five ThirtyEight)
    꼭 읽어보고 싶네요.

  • 생강 · 569378 · 16/06/09 13:50 · MS 2015

    - [사회] 범죄자 예측 소프트웨어의 편견 (Pro Publica)

    - [사회] 상위 1%를 위한 사막 위의 파티 (The Guardian)

    - [사회] 친구와 가족에게 돈을 빌려줄 때 주의할 5가지 법칙 (Life Ha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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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술] 이제 스마트폰은 한계에 도달했다 (Gizmodo)

    1합니다

  • 지도리 · 473113 · 16/06/09 18:20 · MS 2013

    정말 많이 알고싶은데 기사에서 백인/흑인만 계속 구분해주니까.. 더 궁금해졌어요 좋아요

  • 시랑 · 485289 · 16/06/09 19:13 · MS 2013

    - [사회] 가난한 동네에 산다는 건 당신 삶의 모든 것을 바꿉니다 (Vox)


  • 도로헤도로 · 330763 · 16/06/09 20:04 · MS 2010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일을 하는 법
    / 상위 1%를 위한 사막 위의 파티
    /이제 스마트폰은 한계에 도달했다
    /졸업했으니 이제 열정을 따라가겠다? 일단 진정하세요
    /가장 위대한 혁신의 시대는 언제였는가

  • 통계와한의 · 568800 · 16/06/14 07:40 · MS 2015

    올려주신 글들 다 읽었네요..!!! 감사합니다.
    - [경제] 사람들에게 돈을 거저 주면 무슨 일이 벌어지나 (Five ThirtyEight)
    - [사회]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일을 하는 법 (The Guardian)
    이것도 보고 싶네요ㅎㅎ

  • 피츠 · 606237 · 16/06/18 17:06 · MS 2015

    [정치] 트럼프를 증오발언으로 기소할 수 있을까? 그가 캐나다 대선 후보였다면 (National Post)
    [사회] 상위 1%를 위한 사막 위의 파티 (The Guardian)
    [르포] 내 아들, ISIS의 사형집행인 (BuzzFeed)
    [사회] 가난한 동네에 산다는 건 당신 삶의 모든 것을 바꿉니다 (Vox)

    글들 잘 읽고 있어요 저기 있는 주제들 다 읽어보고 싶지만 이거 4개 특히 읽어보고 싶어요 부탁드려요 기다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