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에르 [409028] · MS 2012 · 쪽지

2016-01-26 19:00:30
조회수 2,833

[퓨에르] 3년만에 다시한 반수.

게시글 주소: https://ys.orbi.kr/0007771250

    

요즘 여러 오르비 글을 보고 이런 저런 생각이 듭니다.

 

인생에 대해 논하는 것은 정말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일개 N수생인 저의 이야기에 대해서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사관학교에 다닐때

 

1학년 1학기때는 4.3 만점에 4.0 정도의 학점을 받을정도로 열심히 생활했었습니다.

 

2학기부터는 '통합교육'을 다닌다. 곧 자퇴할거다. (1학년때도 자퇴하려는 생각을 갖고있어서..)

 

2학년 때는 이제는 좀 편해졌다! 학교생활이 힘드니 쉴수있을때 푹 쉬자!

 

3학년때는 학교생활이 편해졌으니 쉬자.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이 편함에 안주하여 스스로에 대한 삶의 목표라든가

가슴 뛰는 일인가에 대한
잊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4월 말부터약

 

1달 반정도의 시간을 '인생 문제'에 대해서만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왜 사는가에서 시작해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가, 향후 진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내가 가장 우선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내 성격은 어떻기 때문에 어떤 직업이 더 어울릴 것인가.

 

그리고 고등학교 담임선생님, 중학교 담임선생님, 그리고 초등학교 선생님이신 어머니.

사관학교 내의 많은 장교님들 (중위부터,대위,소령,중령,대령..)과도 인생에 대한 자문을 구했고

외박을 나와서도 택시를 타면 택시기사님들과도 많은 대화를 나눴었습니다.

 

결국 사관학교를 나오기로 결정하고, 612일 자퇴를 했습니다.

사관학교 생활관을 캐리어끌고 나오면서 뒤돌아 봤던 생활관, 건물들, 운동장들..

그리고 정문을 나와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택시를 기다릴 때의 느낌은..

참 먹먹했습니다. (마치 영화와도 같이) 고속버스에 내렸을 때는 가랑비가 내리고

부모님께서 기다리고 계시더군요

 

 

 

2 년 반만에 다시 시작한 수능.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고3 '사관학교 우선선발' 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갖고 당시 최선을 다해, 후회 없이 열심히 공부를 한 적이 있고, 성적이 수직상승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던 저로서는, '자신감' 이 있었습니다. '열심히 할' 자신감 말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내신을 챙기지 않았기에) 수업시간에 열심히 자습만 하면서

 

하루에 순공부시간 9시간~10시간 정도, 최고 12시간을 정말 '후회 없이' 했었습니다.

 

3 3월 모의고사 때, 222635 라는 성적이었고, 5월달엔 343443. 열심히 했음에도 떨어졌습니다.

 

6월달까지도 232452 라는 성적이었지요. 속상했습니다.

난 분명 1월 말부터 미친듯이 살았는데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살았는데 왜 그대로지. 오히려 떨어지지.

그러나 속상한 시간은 길지 않았습니다.
 목표가 있었으니까요.

반성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후회와 절망만 남는다고 느꼈기에

다시 시작했습니다. 계속 계속이요.

 

누구도 될 거라고 믿지 않았던, 사관학교 1차 시험에서 11% 안에 들었고 (273..?) 그 이후로

 

9월달엔 111331 , 10월에는 111241 이라는 성적으로 2013학년도 입시를 마쳤었습니다.

 

<3과목 응시, 2과목 선택. 요즘 식으로 2 2 2 3 5 에서, 최종 1 1 1 2 1>

 

(*어떤 분들에겐, 저의 3월 모의고사 성적도 엄청나게 높은 것이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겠지만, 성적에 대한 관점은 사람에 따라 다른 것이니,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노력'의 결과를 성취해 본 저로서는 '자신감' 이 있었고

 

이번 입시에서도 그 자신감으로 뛰어들었습니다.

 

 

613일에 나와서 혼자 풀어본 6월 모의고사는 23344 이었습니다.

(대학에 가서도, 토익과 미적분, 일반물리학, 동역학 등등은 공부했으니 이 점에 대해선..)

(그리고 5월 중순부터 고등학교 공부를 조금씩 복습했습니다.)

 

그리고 하루 순수 평균 자습 12시간, 최고 15시간을 공부하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22년 인생 중에 가장 '내 인생에서 진지한 태도' 로 임했습니다.

 

10월 달에는 합쳐서 3개를 틀렸습니다.

여전히 목표는 수능 만점이었기에, 공부를 쉴 틈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인생의 첫 수능을 보았습니다.

교문을 나서는 순간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후회는 남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살았기 때문일 겁니다.

 

집에 와서, 채점하기 전 부모님께

괜찮아요. .. 이렇게 공부하던 것처럼 평생 살면 뭐든 이뤄내겠죠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채점 결과 수능에서 4개를 틀렸고

원하던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지내온 제가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에 대해서 가장 느낀 점이 무엇이냐면

 

인생에 있어서 '자신감' 이 되어준다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좋은 대학교라는 자부심 및 사회적 시선. 인맥. 돈 전부 고려사항이겠지요.

 

하지만 '공부를 최선을 다해서 성적을 올려봤다' 라는 점이,

 

학생 때 얻을 수 있는 크나큰 성취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직 사회를 많이 경험해보지 못한 저에게

 

'그래봤자 금수저 에게는 안 된다' 라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하지만, '내가 무엇인가를 포기하고 인생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본 적이 있다' 라는 
 
경험이 자산이 된다는 것은
인정하시지 않을까요


약간은 쓴소리이면서, 주제넘은 발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주위를 보면, 여러가지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학창시절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친구들의 태도는  대부분 그 시험을 준비할 때

공부를 하는 태도는 결국은 학창시절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친구들 만나서 맥주마시고, 당구장가고..데이트하고..

왜 그럴까요? 사람은 변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얘기를 하는 분도 있죠

'현실적으로 그것은 어렵다' 라고 하는 분들.

그러면 비현실적으로 하시면 되는 것 아닙니까.

에이 쌤 14시간을 어떻게 해요, 길 가면서 단어를 어떻게 외워요 차에 치이는데ㅠ

밥먹으면서 공부하다 체해요ㅠㅠ

이렇게 말하는 학생들의 현실에는, 저는 '비현실적인 사람'이었겠지요

그러나 저에게는 그것이 현실이었습니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아이는 그림을 정말 그리고 싶고

 

어떤 아이는 박지성 선수같은 축구선수가 되고 싶을 것이고 (혹은 우리형?)

 

어떤 아이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꿈이 있는 학생들은 꿈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라고 격려해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죠.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중에, 자신이 간절하게 무엇인가 꿈이 있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언젠가 생길 꿈을 위해서

많은 책들을 읽어보고, 간접 경험을 통해 사는 이유와 목표에 대해 생각해 본 뒤에

 

공부를 하라고 얘기하는 편입니다.

 

학창 시절에 무엇인가를 열심히 해보았다는 경험 하나.

 

이것이 10대에 배울 수 있는 가장 큰 경험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문구와 함께, 인증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기우제는 반드시 성공한다.

왜냐하면, 비가 올 때까지 제사를 드리기 때문이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