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진학을 고려하는 학생들에게
게시글 주소: https://ys.orbi.kr/00070673360
저는 현재 한의대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제 자그마한 경험을 써볼까 해요.
사람은 개개인마다 고통, 지루함에 대한 역치가 달라요
정말정말 하기 싫은 일을
'그냥' 10시간씩 앉아서 묵묵히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성과가 나와주거나 흥미가 유발되어야만 집중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대개 정시N수INTP이과남학생의 경향을 보입니다.
보통 의사가 되고 싶어서, 한의사가 되고 싶어서 대학을 희망하지
pseudo-고등학생 짓을 6년 동안 한다는 점은 간과하기 쉽습니다.
일말의 흥미도 없으면 6년이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고등학생 시절에는 사회적 합의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열심히 공부하는게 정상이고, 어른 되면 좋아하는 것을 찾으라는...
성인이 되면 그런게 없습니다
내 길이 아닌 것 같으면 오롯이 나의 책임입니다.
열심히 공부할 의욕이 없어도, 잔소리 따위는 없습니다
다만 D와 유급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교수들이 있을 뿐
그러다 보면 졸업만을 바라보며, 시체처럼 학교를 다니는 본인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진취적인 사고는 줄고, 작은 사회에서 지내며 작은 시야로 살아갑니다.
통암기로 뇌세포를 채웠다가 다시 표백합니다. 하드 디스크의 배드 섹터처럼, 뭔가 멍청해진 것을 느낍니다.
문득 고등학교 친구들을 떠올려 봅니다.
다들 바빠 보이지만, 눈에서는 빛이 나네요
졸업 이후의 진로를 정하는 대신,
나는 6년간 영혼을 잃었습니다.
다만 홀로 침전함에도, 이따금 나를 부러워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가라앉으며 엄지를 들기에는, 이젠 좀 지치는 것 같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멧돼지 출몰 ㅆㅂ 12
이래서 산에 살면 위험한ㄷㄷ 겨울이라 내려오네 다들조심
-
수능 한번 더 할까 10
12311 일단 영어만 1등급 받아도 선택권이 꽤 늘어날거 같은데 갑자기 고민되네
-
삐졌음 14
-
100 98 ㄱㄱ
-
생윤 스펙을 날 따라올 사람이 대한민국에 몇 안되는데 왜 안잡힘?
-
ㅜㅜ 하고 싶었는데
-
아니면 2000초반이라도 그따가 진짜 낭만의 사대였던것같은데
-
bdd라고 생각해요 ogn에서 라디오 틀듯이 틀어놓구 꾸벅꾸벅 졸다가도 가끔씩...
-
인강 커리 타면서 해도 좋은가?
-
개인정보 제외한 모든것을 받습니다
-
이 정도 상승이면 통통이 상위 0.1임 반박 안 받아요
-
맞지?
-
실력이 안되면 실력에 맞는 대학에 가던지 해야하는데 그건 싫으니 스나 노려서 인생...
-
내일시험끝 6
ㅣ으흐흐..
-
운영자가 안보길 빌어야 하실듯 미리 인사를..
-
오르비 목표가 생겼는데 12
메인글을 애니프사로 전부 채우기에요 조금만 더 노력하면 진짜 가능할거 같긴 한뎅
-
떨어지면 안된다!
-
부엉이 출현 6
근데잡혀버렸다
-
개운하네요
절대다수의 사회인들이 직장생활하며 겪는 과정과 비슷한거같네요
명문이다
설공갈까
역시 어딜 가든 고통이군요
저 후자 케이스 이긴 한듯
저의 경우엔 일반대학, 교대 다녀보니 똑같이 무료했던 것 같아요. 세번째 대학으로 의대를 갈 것 같은데 저 앞에 두 대학보단 보상이 명확하니 다닐만 할 듯
불확실성은 불안과 기대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죠
정시재수(예정)INTP이과남학생이라 메디컬은 붙여줘도 안 간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어느정도 맞는 생각이었던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정시N수INTP이과남학생 ㅋㅋㅋㅋㅋㅋ
문과인거 빼곤 저랑 똑같음뇨.. 그래서 메디컬 성적 받아도 절대 못다닐거같음
정말 좋은 글이네요.. 다만 타 과 역시 번뜩이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다들 어거지로 합니다 ㅠ.. 그 결과로 라이센스가 나오냐 안나오냐의 차이로 부러워하지 않을까 싶네요.
정시N수INTP이과남학생 씹ㅋㅋ 완전 내얘긴데
저도 학교공부 재미없다고 입에 달고살았었는데 그래서인지 학교안가고 과외하고 학원일하는 지금이 더 재밌음
학교 들어와서 또다른 취미를 찾으시면 됩니다
오랜만에 생각나서 와봤는데 이제 6년 마무리 중인데 나갈때 되니 다시 뇌가 부활하는 느낌이 드네요 6년만 잘 바티시길….
대부분 공감가는 내용이지만, 내가 가지지 못한 부분을 부러워하는건 쌍방이라고 하잖아요.
제 학교 경험상, 대부분의 동기들이 말씀하신 고충이나 현타를 안겪는건 아니지만, 투덜대면서도 솔직한 마음으로는 "버티면 면허는 나오니까"에서 오는 안정감이 더 크다고들 합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폐쇄된 집단에서 부대끼며 낑낑대는 스트레스 물론 크지만, 저는 만약에 공대를 갔으면 적성문제도 그렇고 주위의 뛰어난 사람들때문에 더 방황하고 좌절했을것 같습니다. 메디컬은 어쨌든 이놈이나 저놈이나 동일하게 면허는 줘요.
동기부여.. 재수때는 모고성적, 좋은대학가야지 였다면, 지금은 어떻게 하면 내가 더 상품성을 가질 수 있을까, 쉽게 말해 더 쩐을 벌수 있을지에 대해 궁구하며 공부하는 색다른 맛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