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주의) 100억을 준다고 해도
게시글 주소: https://ys.orbi.kr/00070085303
작수 가채점 끝난 저녁날,
받아든 가채점 결과는 언미영물지 13323.
목표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었고 당연히
부모님한테 재수하겠다고 선언했음.
그 다음 날이었나? 학교에 출석했을 때의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친구들 말로는 내가 그때 시발점 기하를 정신없이 듣고 있었다고 함.
(다들 스마트폰 보고 노느라 정신이 없는데 혼자 태블릿 꺼내고 인강 듣길래 미친 놈인줄 알았다고 함…)
그렇게 어영부영 논술을 보랴 학교 가랴 시간만 보내다가
처음 제대로 재수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날이 2023년 11월 20일이었음.
그날부로 나는 수능 선택과목을 기하로 바꾸기로 결정하면서
논술 준비+심심풀이용으로 보던 기하 시발점을
수능 준비용으로 목표를 바꿔 공부하기 시작했고,
맨 앞 장에 재수를 시작한 날짜를 적었음.
다시는 이날의 기분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미에서.
그 뒤로 일 년간 사람이 아닌 것처럼 살았음.
2023년 11월 20일부터 2024년 11월 14일 수능날까지
단 하루도 책을 손에서 놓은 날이 없었음.
하루종일 공부한 건 아니어도, 적어도 항상 책을 보려고 노력했음.
놀러갈 때나 연말 가족여행을 갈 때엔 시발점 기하/수분감 기하를 끼고 있었고,
애들이 술 마시자고 부를 때, 이세돌 팝업스토어 갈 때는 출발 직전까지 학원에서 공부했음.
그리고 나선 러셀 대치 우선선발반에 1월 2일에 연고대반으로 입소해서
11월 11일 hs 2반으로 퇴소할 때 까지
졸업식, 6평, 9평, 애들 만나서 술 마신 다음날
이렇게 딱 4일 빼고 매일 학원에 있었음.
학원 다닌 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미쳤지 싶었는데,
월화수목금토일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6-7시에 일어나서 대치동으로 향했음.
부모님이 바쁘셔서 차로 데려다주시는 건 꿈도 못 꿨고,
1시간 동안 전철을 두 번씩 갈아타면서 대치동으로 가면 딱 8시에 도착해서 바로 공부를 시작,
10시에서 11시까지 공부하고 나면 또 다시 1시간동안 전철을 타고 집에 가서 바로 자야 했음.
왜냐고? 안 잤다간 내일 학원을 못 가기 때문에.
나는 워낙에 자유로운 성향의 사람인데,
이렇게 딱 일주일을 지나고 나니까 정신적, 육체적으로 슬슬 데미지가 느껴지기 시작함.
그래도 버텼음. 일부러 더 안 힘들다고 말하고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세뇌하려고 발악했고
어느 순간부터 아무런 생각이 안 들기 시작했음.
6평이 끝나고서는 지하철에서 낭비되는 시간조차 아깝다는 생각도 들어서
지하철에서는 못 들은 복습영상 강의를 듣거나,
V단어, 토르 2000같은 가벼운 강의를 들었음.
그마저도 없다면 n제나 모의고사 스크랩 문항을 계속해서 돌려보고 다시풀기를 반복했음.
어쩔때는 신비해 수학 1이나 이해원 n제를 지하철에서 풀다가 사람들한테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기도 했고.
그렇게 나는 만 일 년을 살았고
가채점 결과 언기영물지 원점수 98 92 90 40 45로 올해 수능을 마무리하게 되었음.
작년에 날 가로막았던 3등급대 과목들이 모두 1등급이 된 것도,
물리가 3이 뜬게 뼈아프지만 다른 과목으로 어느 정도 메꿔져서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은 것도 정말정말 다행이고
운이 좋았다고 생각함.
주변에서는 가끔씩 물리가 아쉽지 않냐면서, 혹시 재수할 생각은 없냐고 물어보기도 함.
근데 난 절대로 안 할 거임.
더 이상의 노력은 할 수도 없고 할 여력도 의지도 남아있지 않음.
만약에 누가 100억을 줄 테니 2023년 11월 20일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차라리 고속도로에 뛰어들어버릴거임 진심으로.
0 XDK (+15,010)
-
10,000
-
5,000
-
10
-
최소한 팩트로 훌짓을 하든지 말같지도 않은 소리 좀 하지마라 다른거 다 그렇다 쳐도...
-
교차해서 온 협문에 희망은 없다.. 사실 근데 연뽕 고뽕 차고 싶으면 와도 됨...
-
하 벽느꼈다.. 4
같은반 친구가 올해 수능 수학시험지 가져와서 30분컷내고 다맞추는거보고 심란해짐..
-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인데, 주제가 수능 관련된 것이라 오르비언들의 힘을...
-
이원준<<국어강사goat
-
마킹 실수함 0
미적분 풀거 다 풀고 검토하는데 미적 24번을 잘못 계산한거임.그래서 그걸...
-
라는 생각을 하는 중
-
화작87 1
2될만한가요? 희망이 있을려나요 ㅜ
-
그건 바로 ‘천원돌파 그렌라간’ 진지하게 자기계발서 10권 읽는 것보다 이 애니...
-
이걸 어케 예측하지 22수능 기준 백분위 나쁘진 않은 12211이 고대 어문 꼬랑지...
-
지난주 떠올려보면 국어 파본 볼 때 가나형 앞으로 온거 확인하고 순서 조정하려고...
-
심심한데저한테질문을해주세요
-
맥도먹어야지 0
기분이 안좋을땐 맥도날드야
-
메디컬은 목표 자체에 없고 공대가 목표라서 그러는데 괜찮을까요?
-
엽떡 먹어야지 8
기부니가 안조을때는 엽떡이야
-
존나아파
-
군대도 안 갔다와서 미칠 것 같음 무슨 자신감에 4수를 한 건지도 후회하고 있음...
-
어떻게 될까요
-
미적 백분위 97 화1 만점 지1 백분위 99 인데 화학이나 수학 과외하고 싶은데...
-
다리 예쁜 남자 11
개 ㄹㅈㄷ
-
2026 수능준비 바로 N제부터할거임 개념기출커리 또 탈거임
-
에잉
-
07모의수능ㅇㅈ 해놓고수능성적표를올려놓는거임...
-
그대여 그대는 찬란한 조기발표를 해다오 Oh어어째서죠? 무엇을 망설이시는 겁니까?...
-
아니 유ㅓㄴ달 개병신새끼들
-
옯끼야아아악 0
-
토익 점수 약간 올리기+jlpt n1취득 25년도는 수학만 파서 고정100...
-
아니 선생님
-
매체 << 수능이 사설보다 더 사설틱하게 나오는 새끼 아 시빨.
-
투투러인데 7
투투러같지 않음 아니 이과생은 맞을까? 싶은 공부비율
-
#~# 5
#~#
-
올해는다풀고일부검토까지했는데 검토하지못한문제들에서틀렸음 한번더하면할수있겠지
-
대학을 갈 수 없는 내 성적은 #~#.
-
내년은 TEAM06의 해입니다
-
과탐 유지할사람들 11
베이스가 얼마나 됨?
-
정시결과 나온담에 하는게 정배일까요 돈이나 벌어야 되나
-
등급컷과 표준점수에는 상관관계가 있나요 컷이 올라가면 표잠은 올라간다든지 아니면 두...
-
흠
-
어과초 재밌음? 13
무슨 장르임?
-
문학 보기 문제에서 선지는 사실과 판단 부분으로 나뉘는데 평가원은 사실 부분을 잘...
-
특히 이감이 그런데 독서 3점중에 ㅈㄴ 복잡한 문제 하나씩 넣어놓잖음 무슨 생명과학...
-
오 2
-
구라인듯 현실직시 더 선명하고 뚜렷해지면서 화남 수능 이 씨발새끼
-
가능할리가있겠읍뇨...
-
내년에보자
-
언매는 사설 많이 보면 도움됨 뭐? 사소한 글자 하나하나로 변별한다고? 행사'별'...
-
(이륙 부탁드림) 2028 수시부터 기존 졸업자들도 내신 과목 신청 및 수강 가능하도록 국회에다 청원 같이 넣을 분 계심? 1
님들 알다시피 지금.... 2028 입시부터 ㅋㅋㅋㅋ 새 교육과정이 다...
-
현역들에게 폐관수련으로 수학 고정 100을 만들어 N수의 무서움을 보여주겠습니다.
-
1컷 47은 진짜 에바같은데 45진짜로안되나
Goat. 수고하셨습니다
멋지십니다
ㄴㄴ절대 없어요 ㅎㅎ
신일고 유명한가요?
재종에서 잠바 많이 봤는데
나름 강북구에선 좋은 자사고입니다. 선덕고등학교 급은 못되어도 충분히 좋은 학교에요
수고하셨어용
제발 가채점대로만 실성적표 나오고 원서영역 잘 쓰면 좋겠습니다…
너무멋있다
수고하셨네여
축하드려요 멋잇어요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근데 100억은 받아야 함
그 지긋지긋한 대치동을 1년 더…? 진짜 생각만 해도 쌍욕나옵니다
뭔 기분인진 아는데 100억이잖아요!!
장난이고 수고하셨습니다 ㅎㅎ
캬 진짜 수고많으셨습니다
같은 재수생으로서 정말 존경스럽네요
정말 열심히 사셨네요
진짜 이정도는 해야 성공하는구나
본받을 점이 많네요
무슨 마음가짐으로 임해야하는지 배운것같습니다 저도 내년에 비슷한글 올릴수있길..
존나 멋지네요
스크랩해두겠습니다 풀어질때마다 볼게요 감사합니다
개멋지네 반성하게 됨요
고생하셨습니다… 대치 편도 1시간 통학은 진짜 어케하신건가요 ㄷㄷ
잇올 편도 40분도 죽을맛이었는데ㅜ
진짜 멋있습니다 본받고싶네요
고생했어요
대단하십니다
신일 05시면 제 친구들하고 동기시네요
멋지네요 진짜
100억 이상을 버셨네요
자네는 후회없을 시간을 보냈구만
미련없이 떠나라!
GOAT
뭘해도 성공하실 분...멋집니다
인간승리 :)
신일고 51기 선배로써 너무 멋있는 후배네요!! 대학가서, 앞으로의 멋진 나날을 응원합니다 :)
난 1억받고 한번더하거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