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9평, 그것이 가지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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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Headmaster입니다.
얼마 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9평이 드디어 마무리되었죠. 일단 다른 건 다 제쳐두고, 이 글을 읽고 있는 수험생 여러분 모두 시험 치르느라 고생 많았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9평은 여러모로 특이한 점이 많은 시험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점은, '수상할 정도로 쉬운 난이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위에 첨부되어 있는 예상 등급 컷에서 나타나듯이, 객관적으로 이번 9평의 난이도는 종전과 비교해 '매우 쉬운' 편이었기에, 생각보다 쉽게 풀리는 문제들에 실력의 상승을 기대했던 여러분들은 등급 컷을 보고 아마도 그 기대감을 가라앉혀야만 했겠죠.
쉽게 출제된 9평, 그러나 현재까지 쌓여온 시험의 데이터베이스가 머리 속에 저장이 되어 있으신 분들은, 이것은 절대 '쉬운 수능'을 의미하는 것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6, 9평과 수능은, 적어도 난이도의 측면에 있어서 독립시행이라는 것은 이미 과거 수많은 사레들에 의해 충분히 증명되었죠.
거기에 이번 연도의 대학 입시에는 유난히 많은 변수들이 존재합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사탐런'의 존재부터, 작년부터 이어져 온 '킬러 배제'의 기조, 그리고 그에 따른 역대급 물량의 반수생의 합류까지, 이러한 변수들이 존재하는 상황 하에 치러진 9평은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겠죠.
그렇기에 이번 칼럼에서, 저는 '쉽게 출제된 9평'이 역사적으로 의미했었던 바를, 또 이번 연도에서 의미하게 될 것으로 예측되는 바에 대해 언급할 것입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6, 9평과 수능은 독립시행이라는 명제 자체는 사실이지만, 적어도 6, 9평을 통해 당해 수능이 어떻게 출제될지에 대한 예측은 가능하니 말입니다.
1. 어려운 6평, 쉬운 9평
올해 6평을 치러 본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올해 6평은 객관적으로 '매우 높은' 난이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래 첨부한 등급 컷 표만 봐도 알 수 있듯 국어, 수학, 영어 영역 모두 불을 뿜는 난이도를 자랑했고, 특히 영어 영역은 21세기 이래 최악의 난이도라는 평가까지 받으며 역대 최저 1등급 비율을 기록했죠.
어려운 6평과 쉬운 9평, 이는 과거 출제된 시험의 사례들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양상입니다. 17학년도 이후 시점을 따져 봤을 때에는 19학년도, 22학년도가 이 양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19학년도 6평은 절대 쉽지만은 않았던 국어(1컷 91), 매우 어려웠던 수학(수학 '가형' 기준 1등급컷 85, 수학 나형 30번 오답률 99%)를 그 특징으로 한 데 비해, 19학년도 9평은 매우 쉬웠던 국어(1컷 97), 무난한 난이도의 수학(수학 가형 1컷 91, 나형 92)를 그 특징으로 했죠.
22학년도 6평 역시 그 양상은 비슷했는데, 매우 어려웠던 국어(만점 표점 146), 절대 쉽지만은 않았던 수학(만점 표점 역시 146)을 그 특징으로 했었죠. 그에 반해 22학년도 9평은 매우 쉬웠던 국어(만점 표점 129, 화법과 작문 기준 1등급 컷 100)로 인해 쉬운 시험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그나마 이 시험의 경우에는 수학이 쉽지 않은 난이도(만점 표점 145)로 출제되어 19학년도 9평에 비해서는 어려운 시험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그 두 연도의 수능은 어떻게 출제되었을까요? 사실 아실 분들은 다 아실듯이, 19학년도 수능과 22학년도 수능 모두 역대 최악 난이도의 국어(전자는 1등급 컷 84, 후자는 만점 표점 149), 상당한 난이도의 수학을 특징으로 한, 반박할 여지가 없는 불수능으로 출제되었죠.
이러한 양상을 계속해서 보여 온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돌고, 그 중에서는 '9월 모의평가의 높은 등급컷으로 인해 평가원이 수험생의 수준을 과대평가 한 것이다.' 또는 '평가원은 예로부터 난이도 조절을 잘 하지 못했기에, 난이도를 올리려는 평가원의 시도가 적정 선을 넘어버린 것이다.' 라는 설명이 가장 유력하다고 볼 수 있죠.
그리고 올해, 다시 말하면 25학년도. 사실 이번 25학년도처럼 어려운 6평과 쉬운 9평의 기조가 강하게 나타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6평->9평으로의 변화를 살펴보면, 국어는 만점 표점 148->예상 130, 수학은 만점 표점 152->예상 139, 영어는 1등급 비율 1.4%->예상 7~8%로 세 과목 전부 매우 큰 난이도의 낙폭을 보였죠.
그러나 위에서 본 19학년도, 22학년도의 사례에서 어려운 6평, 쉬운 9평은 (특히 국어가) 매우 어려운 수능을 의미한다는 바를 도출해낼 수 있고, 이번 25학년도에서도 해당 법칙은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변별력의 상실은 곧 출제 기관인 평가원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고, 또 현재도 이어지고 있기에, 평가원은 9평에 비해 수능의 난이도를 높일 수 밖에 없을 것인데, 앞서 이야기했듯 평가원은 난이도 조절을 잘 하지 못하는 집단이기에, 본인들이 의도한 것보다도 수능의 난이도를 훨씬 높여버릴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는 이야기이죠.
요약하자면 '25학년도 수능은 매우 높은 난이도를 가질 것이다.'인데,,사실 이 이야기만 하고 끝낼 것이었다면, 굳이 이 주제로 칼럼을 쓸 이유가 없었겠죠. 제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뒤 2, 3번에 있습니다.
2. 25학년도 입시의 특이사항
앞서 이야기했듯, 이번 수능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재수/반수생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킬러 배제' 파동에 이어 '의대 증원'으로 인한 메디컬 계열을 목표로 한 재도전의 유인이 결정적으로 작용해, 상당한 실력을 갖춘 N수생들의 수능 합류는 올해 수능이 피크를 찍을 것이라고 모두가 예측하고 있죠.
이러한 상황에서 어중간한 난이도로 시험을 출제한다면, 이는 곧 매우 높은 등급컷, 그리고 변별력의 상실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곧 대입 상황에서의 대혼란을 야기하겠죠.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평가원에 대한 비판은 덤으로 따라올 것입니다.
추가로 25학년도 입시에서는 흔히 말하는 '사탐런'의 현상도 상당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탐런'이란 이과생이 과학탐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쉬운 난이도를 가진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것을 일컫는 말로, 사회탐구 선택자가 지원 가능한 대학과 학과의 폭이 이전에 비해 넓어지면서,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다시 말해 '사탐런'을 하는 이과생의 비율 또한 이전에 비해 훨씬 늘고 있죠.
그리고 냉정하게 이야기했을 때, 과학탐구에서 상당한 실력을 이미 갖춘, 다시 말해 1등급을 고정적으로 띄우는 학생들에게 사탐런을 할 유인은 거의 존재하지 않기에, 사탐런을 하는 학생들은 주로 과학탐구에서 높은 실력을 갖추지 못한 학생들입니다. 그리고 이는 다르게 이야기하자면, 과학탐구의 표본 수준은 갈수록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하죠.
사탐런 현상, 그리고 메디컬을 목표로 한 N수생의 합류, 이 두 가지 요인은 시너지를 일으켜 과학탐구 영역의 표본 수준을 극단적으로 끌어 올리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당연히, 충분한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요구되는 난이도 수준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죠.
3. 올해 수능은 어떻게?
위의 1, 2번 사항을 종합해 보았을 때, 올해 수능은 매우 높은 난이도를 가지고 있을 것이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입니다. 다른 요소들을 따져 볼 필요도 없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표본 수준' 한 가지만으로 수능이 어렵게 나올 이유는 충분히 존재하죠.
어려운 6평과 쉬운 9평의 존재 역시 수능이 매우 높은 난이도를 가진 채 출제가 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는 훌륭한 근거가 됩니다. 귀납적 추론에 의거해 살펴봤을 때, 6평이 어렵고 9평이 쉬웠던 상황에서 수능이 쉽게 출제가 된 경우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리고 여기에 더해, 저는 한 가지 추측을 더 내어놓겠습니다: '올해 수능에서는, 킬러 문항이 부활할 것입니다.'
킬러 문항을 배제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출제했으나 역대급 불수능으로 기록되었던 24학년도 수능에서 볼 수 있듯, 평가원은 킬러 문항의 의도적인 출제 없이도 상당한 수준의 변별력을 갖춘 채 시험을 출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집단입니다. 만약 이번 9평에서도 그러한 방향으로 출제를 하고자 했으면, 얼마든지 그렇게 출제할 수 있었겠죠.
그러나 이번 9평에서는, '의도적으로 변별력을 삭제하고자 했다.'라는 정황이 다수 발견되는 상황입니다: 국어 영역에서의 선지 판별 난이도가 극도로 낮아진 것(21학년도, 24학년도 수능에서 볼 수 있듯, 지문이 쉬워도 선지가 어렵다면 변별력은 충분히 갖출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학 영역에서의 '성의 없는' 출제가 돋보인다는 점(주어진 정보를 충분히 활용하지 않아도 해결할 수 있는 문항의 존재, 예를 들면 15, 21번 문항)에서 해당 정황을 확인할 수 있죠.
평가원이 의도적으로 변별력을 삭제하고자 한 진의는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올해 수능이 어떻게 출제될까에 대한 강력한 추측이 되어 줄 수 있는 상황이고, 저는 이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은 답을 내어놓고자 합니다: '킬러 문항의 출제 없이는 변별력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자 했다.'
앞서 이야기했듯 올해 수능을 응시하는 표본 수준은 역대급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며, 이들을 상대로 킬러 문항 없이 충분한 변별력을 확보하기란 매우 어려운 과제입니다. 국어 영역에서는 '문학 난이도 상승'이라는 선택지를 통해 이를 이루어 냈으나, 수학 영역에서 이를 이루어 내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고, 그렇기에 미적분 기준 작년 수능에서는 14, 22, 28, 29, 30번이, 올해 6평에서는 12, 15, 30번이 사실상의 킬러 문항으로(물론 말은 아니라고 하지만) 출제되었죠. 거기에 더해 올해 6평에서 다시금 매우 높아진 독서 난이도는 덤입니다.
하지만 이미 작년에 대통령실에서 엄포를 놓은 상황에서 '명분 없는' 킬러 문항의 부활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평가원은 킬러 문항이 부활해야만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는 명분을 만들고자 했으며, 변별력을 상실한 이번 9평은 그 명분으로써 출제가 되었다는 것이 제 추측입니다.
요약하자면, '올해 수능에서는 킬러 문항이 부활할 것이다.'가 제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저 혼자만의 추측이기에 빗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은 고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칼럼에 수록된 의견은 어디까지나 공식적인 주체에서 발표한 내용이 아닌 일개 개인의 의견이며, 그렇기에 절대 공신력이 있다고 볼 수는 없으니 말이죠.
하지만 이것 하나는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킬러 배제' 하나만 믿고 자의적으로 컨텐츠를 걸러 가며 공부한다면, 이는 반드시 수능 성적에 있어 독이 될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전부입니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꿋꿋히 공부를 이어나가는 여러분을 언제까지나 응원합니다.
지금까지 Headmaster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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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수능이 매우 높은 난이도는 아닐지라도, 쉽게 나오는건 불가능한 상황 아닌가요
쉽게 나오는 쪽이든 어렵게 나오는 쪽이든 이렇게 단정하는 것은 너무나도 위험한 행동입니다.
작년 9평 이후에도 다들 쉬울거라고 단정하다가 그 반대의 경우를 대비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았잖아요.
'어렵게 나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으므로 대비해야 한다'<< 딱 이정도만 생각하는게 좋아보입니다.
근데 용산 그분은 이미 킬러문항 어쩌고 다 까먹으셨을거 뻔해서 지금은 관심도 없으실텐데 그래도 킬러문항 배재 눈치를 보려나
용산 그분ㅋㅋㅋㅋㄱㅋㅋㅋㅋㅅㅋㅋㅋ
ㄹㅇ이미 이것저것 해쳐먹는게 많아서 입시 이쪽판은 이제 관심도 없을 거 같은데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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