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글을 제대로 읽는다는 것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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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뇽하십니까
잭바우어입니다
시작하기 전에
여러분들께 자그마한 부탁이 있습니다
제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 들이기보단, 생각의 순서를 따라와 주시면 합니다
여러분들의 성적을 결정하는 것은 '사고력'입니다
'사고력'이라고 하니까 뭔가 있어 보이는데요, 그냥 생각하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이 능력은 단순히 누군가의 말을 듣고 그걸 복습한다고 생기지는 않습니다
그럼 어떻게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있을까요?
생각은 언제나 '질문'에서 발생합니다
내가 어떨 때 생각이라는 것을 했는가? 를 잘 떠올려 보세요
방금 생각한 것도 위 질문에서 시작했죠?ㅎㅎ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참고로, 오늘도 어김없이 길이 조절에 실패했습니다
제가 지난 글에서 여러분들에게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글을 제대로 읽어야 합니다!’
새삼스럽게도, 여러분들이 저한테서만 들은 이야기는 아닐겁니다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이런 말을 한 번 쯤은 들으셨을거에요
강의에서도, 책에서도, 공부를 잘 하는 친구에게서도 말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희안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제대로’읽는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우리에게 누군가 제대로 읽으라고 한다면,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맞아! 이제 제대로 읽어봐야지!!’
특히, 이 방법 저 방법 시도해보고 난 후에 잘 통하지 않는 느낌이 들 때 더 그렇죠
또 뭔가 이 방법이 ‘맞는 것 같은’, ‘정당성이 부여 된 것 같은’ 생각이 들 때 기대가 커집니다
주로 선생님이나 공부 잘 하는 친구들이 말할 때 그런 기대가 생기곤 하죠
‘이러다 나 금방 1등급 되는거 아님? ㅋㅋㅋㅋ 아 곤란한데’
이런 망상도 양념처럼 스며듭니다
이름만 물어 본 건데 손자 이름까지 정해 놓는...
하지만 뭐든 그렇듯, 상상하고 생각하는 것과 그걸 실전에 적용하는 것은 차원이 다릅니다
실제로 글을 맞닥뜨리고 제대로 읽으려고 하는 순간, 의문이 생기게 됩니다
‘제대로’가 뭐지..? 어느 정도지...?
일단 머리를 데굴데굴 굴려봅니다
저는 경험상,이런 생각들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제대로’ = ‘아마도 글을 꼼꼼히 읽는다는 것?’ = ‘글에 나온 사실관계들을 다 사진 찍는다 생각하고 머리를 돌려가며 읽어봐야겠어’
이렇게 혼자만의 정의가 내려집니다
그리고 자기 나름대로 제대로 열심히 눈알 굴려가며 읽습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평소보다 열심히 읽어야 하니까요
단 한 글자도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근데 다 읽고 나도 뭔가 크게 더 나아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문제를 풀어봅니다
‘더 열심히 읽었으니까 뭔가 다르지 않을까? ㅎㅎ’
하지만 어림도 없죠?
여전히 틀리고, 여전히 글에 왔다갔다 하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오히려 시간만 더 걸리는 것 같습니다
정확도도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내 머리가 부족한가?’ 자책도 합니다
도대체 공부도 안 하는데 밥 먹듯이 1등급 찍어대는 누군가는 어떻게 하는걸까?
어떻게 이런 어려운 문제도 맞춰내는걸까?
(어케 맞춤? 물어보면 뭐 당연하다는 듯이 쳐다 봄 -_ -)
부럽다 못해 질투도 나고 ㅋㅋ..
또, 문제를 풀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근거를 모르겠을 때, 머리가 아파 팔베개를 하고 잠이 들기도 하고..
‘제대로 읽어도 안 되네 .. ㅋ’
‘뭐 시간 지나면 되겠지.’
그렇게 우리는 예전의 내 모습으로 원상복귀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제대로 읽는다’는 것이 뭔지 정의하고 가야 합니다
뭔지 알아야 행동으로 옮길 수 있으니까요
‘제대로 읽는다’는 것은 ‘열심히 읽는다’는 것도 아니오, ‘꼼꼼히 읽는다’도 아닙니다
이 의문(’제대로 읽는다’란?) 을 해결하기 위해 잠시 우리의 눈을 갈아 끼워야 하는데요,
출제자의 눈이 필요합니다
즉, 관점의 전환을 해야합니다
수험생이 어떻게 출제자의 관점을 아냐구요?
출제자가 여러분들에게 제공하는 그 시험지를 조금 멀리서 보면 됩니다
‘숲’을 본다고 한 번 생각해 보면 쉬울겁니다
그럼 우리는 이제 잠깐 동안 수험생이 아닌 출제자의 입장에서 이 시험을 생각해 봅시다
출제자는 여러분에게 ‘시험’을 내야 합니다
그런데 시험을 대화체로 표현하면 이런 뜻이 됩니다
‘너에게 <무언가>를 평가할게~ ^-^’
수학에서는 수학 개념을 응용하는 능력을 평가합니다
영어에서는 영어로 쓰여진 글을 이해하는 능력을 평가합니다
탐구에서는 탐구 과목의 개념을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평가합니다
그럼 국어에서 그 <무언가> 는 뭘까요?
출제자는 시험으로 여러분들에게 무엇을 평가하고자 하는 걸까요?
이걸 알기 위해 잠시 시험의 포맷을 보겠습니다
(포맷 = 구성이 어떻게 되먹었는가)
독서든, 문학이든, 언매든, 화작이든 뭐든 간에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문] + [문제]
포맷이 보이시나요?
여러분들은 여태껏 그저 주어진 글을 읽고, 문제를 풀어왔을 겁니다
하지만 출제자의 눈으로 이 포맷을 본다면 조금 느낌이 달라집니다
여러분들에게서 무언가를 평가하고자 이런 포맷을 사용한 것이기 때문이죠
즉, 이 포맷 자체가 함축하는 의미가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포맷 => [지문] + [문제]
의미 => ‘너가 이 [지문(글)]을 얼마나 잘 이해했는지 [문제]로 확인해볼게^^’
그리고, 이 말은 다른 말로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니가 글을 제대로 읽었다면, 이 정도는 풀어낼 수 있어야지? ^-^’
즉, 문제라는 것은 출제자가 여러분들이 글을 제대로 읽었는 지를 확인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 글이 독서든, 문학이든, 언매건, 화작이건 모두 동일합니다
(물론 언어는 문법을 좀 외우고 있어야 하지만요)
또, 출제자가 묻는 방식이 정해져있는데요, 이 부분은 별도의 글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글을 제대로 읽는다’ 라는 것의 의미를 추론해낼 수 있습니다
그게 무엇이냐?
글을 제대로 읽는 것이란 곧
‘글에 다시 돌아가지 않고도 선지를 판단할 수 있을 정도’ 라는 뜻이 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출제자가 그것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 번 상기시켜 봅시다
문제가 말하는 게 뭐라구요?
‘너가 글을 얼마나 제대로 읽었는지 확인해볼게 ^- ^’
그렇다면, 제대로 읽었다면 선지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하겠죠
아마 여러분은 여기서 이런 생각을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소리 같은데?’
‘그게 가능 하냐고ㅋㅋ’
‘그게 되면 재능충이지 ㅋㅋㅋ’
물론, 이상적인 이야기라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꼭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면 믿으시겠나요..?
그리고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면..?
덧붙여,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첨언하자면,
‘글에 다시 돌아가지 않고도’ 라는 문장이 함축하는 뜻은 ‘절대로 돌아가서는 안 돼!!’가 아닙니다
애초에 처음부터 그게 될 리가 만무하구요
(물론 그걸 지향해야 하는 건 맞습니다만 ㅎㅎ;;)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글에 (최대한) 다시 돌아가지 않고’ 정도가 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글을 읽고 나서 문제를 풀 때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어서 글에 돌아가는 건 괜찮습니다
‘아 이거 글에 이런 내용이 있어서 맞긴 한 것 같은데, 확실한지 한 번 더 체크해 봐야겠다’
즉, 글의 내용을 이해하고 있고 선지의 근거도 댈 수 있는데
근거를 좀 더 확실하게 하거나, 한 번 더 확인 해보고 싶어서 돌아가는 건 괜찮습니다
하지만 다음 생각은 안 됩니다
‘이런 내용이 있었나?’
‘아 이거 선지 근거 판단할려면 그 부분 다시 읽어봐야겠는데’
즉, 글을 다시 읽어야만 선지의 근거를 파악할 수 있다면 전혀 괜찮지 않습니다
그 말은 곧, ‘나 글 제대로 못 읽었어!’라는 것과 같은 말이니까요
단 하나의 선지도 예외는 없습니다
좀 애매하죠?
포켓몬스터라는 만화가 있었는데요(지금도 하나요??)
지우라는 친구가 포켓볼(당구 아닙니다)을 던져서 포켓몬스터를 꺼내거든요
그런데 길을 가다가 로켓단이랑 만나서 싸우게 됐단 말이죠
그래서 리자몽을 꺼내기로 하는데요
포켓볼이 워낙 많다보니 허리춤 몇 번째에 있는지 헷갈리는겁니다
만약 지우가 리자몽이 3번째인 것을 알고 있었지만 확실히 하려고 3번 째 이름표를 봤다?
그럼 괜찮습니다
하지만 리자몽이 몇 번째에 있는지 모르겠어서 처음부터 다 뒤벼봤다?
그럼 안 괜찮습니다
(이게 비유가 맞나?)
아무튼, 자,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읽어야 ‘제대로’ 읽을 수 있을까요?
원칙은 간단합니다(문법은 별도로 다루겠습니다)
- 문장을 한 번에 + 이해할 것
- 앞과 연결하여 읽을 것
하지만 간단한 원칙과는 다르게 실행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겁니다
처음 경험하는 수준의 힘겨움을 겪게 될 지도 모릅니다
(대부분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넘어야 할 산은 넘어야 다리에 근육이 붙는 법이니까요
위 이야기를 요약해 보겠습니다
세 줄 요약)
제대로 읽는다는 것은 느낌의 영역이 아니라, 확인의 영역입니다
글의 내용을 다시 이해하지 않고도 선지에 정확한 근거를 댈 수 있을 때, 우리는 그걸 ‘제대로 읽었다’라고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공부는 철저히 여기에 포커싱이 맞춰져 있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글부터 다뤄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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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대구에 있는 수험생들은 도와드리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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