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삼환 [824224] · MS 2018 · 쪽지

2024-05-17 23: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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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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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래전부터 변호사라는 직업을 꿈꾸어 왔지만, 최근에는 이 직업에 대해 회의감이 좀 들기 시작했다. 과연 변호사가 되고서 행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양아치 의뢰인들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돈이 많은 A가 내 의뢰인이라고 해 보자. A는 B에게 앙심을 품고 B에게 법률적 위협을 가하고자 나를 찾아왔다. 그런데 법리적으로 아무리 면밀하게 검토해 봐도, B는 어떠한 위법 행위도 저지르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의뢰인에게 말한다.


A님, B는 어떠한 위법 행위도 저지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런 건 고소해 봤자 무혐의 불기소처분 뜰 확률이 거의 100%에 가까워요. 돈만 날리는 겁니다.”


의뢰인이 대답한다.


“돈 좀 날려도 괜찮아요. 어차피 저 돈은 많아요. 일단 고소 전에 겁부터 주고 싶은데, 내용증명을 보내 보는 건 어떨까요?”


이 의뢰인의 말대로 하면, 나는 내용증명에 이런 문장들을 써야 한다.


“귀하의 행동은 발신인의 ~을 ~한 것으로서 ㅇㅇㅇㅇ죄가 성립할 뿐 아니라 ~까지 하고 있으므로 ㅇㅇㅇㅇ죄도 성립하며, 아울러 불법행위에 따른 민법상의 손해배상책임까지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됩니다.”


법률가로서의 학문적 양심에 반하는 글을 써야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양아치 같은 의뢰인이 없다면 좋겠지만, 살면서 그런 양아치와 어찌 전혀 엮이지 않을 수 있을까? 걱정이 크다. 나는 변호사가 된다면 법률가로서의 양심을 지키는 일만 할 수 있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


그나저나... 그런 양아치들의 자식들은 자기 부모가 그런 양아치 저질 인생을 살고 있다는 걸 알까 싶다. 안다면 적잖게 쪽이 팔릴 테니 모르는 게 오히려 다행인가 싶다가도, 한편으로는 좀 알아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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