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대학'이라는 키워드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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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삼수 끝에 어중간한 대학교에 입학해서 어중간한 생활을 보내고 있는 어중간한 저라는 인간이 스스로에게 보내는 꾸중이자 성찰이며, 혹시 이 글을 보고 있을지도 모르는 저와 비슷한 길을 걸어온 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저는 올해 삼수 끝에 성균관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수능이 끝난 후 대학교에 입학할 때 까지는 삼수를 한 것에 대한 뒤틀린 보상심리였는지 생각없이 놀기만 하다가 어느새 눈 떠보니 입학식을 치르고 처음으로 듣는 대학 강의의 강의실에 앉아있게 되더라고요. 그로부터도 벌써 한 달 가량이 지나 수능이 끝나고 나서 입학때까지와 입학 후로부터 지금까지의 제 생활을 다시 돌아보니 여러가지 많은 생각이 듭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대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죠. 근본적인 사교성의 부족함(공감대를 형성하고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등의 기술), 자신감의 부재와 그로부터 기인하는 대인관계에서의 소극적 성향(이야기할 때 눈을 잘 못마주친다던가,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에 소극적이라던가), 남들에게 호감을 사기에 그렇게 충분하지 않은 외모라던가(단순히 얼굴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안경, 머리스타일, 패션센스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모든 것의 정말 근본적인 원인은 아직 제가 '대학생'의 마음가짐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을 깨닫게 해 준 것은 제가 다니는 대학교의 한 글쓰기 수업이었습니다.
수업 내용은 간단했습니다. 교수님이 '키워드'를 제시하면 학생들은 그 키워드에서 연상되는 단어들을 적어내리고, 그 단어들을 활용해 간단한 글쓰기를 해보는 수업이었습니다. 딱딱한 형식도 복잡한 규칙도 아무것도 필요없이 그저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적어내리기만 하면 되는 간단하고도 간단한 수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간단명료한 수업을 끝내고 나서 제 마음 속은 한없이 복잡해지더군요. 과연 어떤 키워드로 어떤 글을 써내렸길래 그랬을까요? 아마 눈치가 뛰어난 독자분들이시라면 이 글의 제목을 통해 그날 어떤 키워드가 제시되었는지 유추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날 제시된 키워드는 '대학'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연상한 단어들은 '내신', '폭망', '수능', '국수탐', 재수', '삼수', '시대', '강대' 따위의 것들이었습니다. 제가 적어내려간 글은 그냥 저의 삼수 이야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 글을 다 써내려간 직후까지도 아무런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은 '대학'이라는 키워드를 보고 '새내기', '미팅', '학점' 등의 말 그대로 대학생다운 단어들을 적고 있었으며, 써내려간 글들도 현재와 미래의 대학생활에 대한 글들이 대다수였습니다. 그들이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고 있을 때, 저 혼자서만 과거를 바라보고 있었던 겁니다. 그것도 지독하게 어두운, 끊어내기 힘든 과거를요.
그때서야 스스로를 다시 명확하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아직 진정으로 대학생이 된 게 아니구나, 반수에 대한 미련을 떠내보내지 못하고 어중간하게 하루하루를 썩혀가고 있구나". 생각해보면 대학교에 잘 적응 못한 것도 반수를 고려하고 있었던 것의 영향이 크다는 것도 뒤늦게 깨닫게 되더라고요. 반수 생각이 없었다면 확실하게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더 적극적으로 남들에게 다가가고 공부도 더 열심히 했을 것 같은데... 그러고 나니 정말 많은 고민이 몰려왔습니다. "삼수해서 겨우 성대인데 사수해서 더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까?". "그냥 고려대 어문을 쓰는게 맞는 선택이었나..". 이 외에도 정말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굳이 여기다가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마음은 무휴반으로라도 수능을 한번 더 보고 싶은 게 맞는 것 같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냥 여기서 멈추고 늦어진 시간만큼 더 열심히 대학생활을 해보는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아직 4월이면 새로운 친구들 만들기에도 그렇게 늦은 시간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헛된 것일지도 모르는 희망도 가지고 있고요.
정말 잘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나중에 후회가 없을지 저는 정말 잘 모르겠어요.
차라리 수험생활 때 정말 지옥같이 열심히 해서 자신의 끝을 보고 들어온 학교라면 미련없이 반수 생각을 털어보내고 다닐텐데.. 솔직히 아직 정말 열심히 하면 더 올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또 나름대로 조금 낮게 온 대학이라서 그것도 좀 걸리고..
그래서 앞으로는 진짜 좀 사람답게 살면서 진짜 뭐라도 좀 해보려고요. 학점을 딴다던가, 영어 공부를 한다던가, 운동을 시작한다던가, 하다못해 수능 공부라도 다시 본격적으로 해본다던가..
그래야 뭐라도 바뀌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저와 같은 고민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혹시 이곳에 있으실까요?
여러분들은 어떤 선택을 내리셨을까요?
어떤 선택을 내리셨더라도 응원합니다.
적어도 고민중인 저보다는 더 나은 것 같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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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아무도 저보고 뭐라 안 하겠죠 일단 9평 모고 만드는 대로 탈릅해버릴까 싶습니다
그냥 다들 가길래 온 곳
그냥 간게 서울대 ㄱㅁ
창글 들으시나요.. 성대생이신건 처음 알았네용..
글쓰기 부분에서 처음엔 저도 아무런 위화감을 느끼지 못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새내기, 학점, 미팅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 걸 보고 나 자신이 상당히 입시판에만 매몰되어 있음을 깨달았네요
입시를 오래하다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시야가 좁아지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공부만 잘하는 놈 따위의 말들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세상 경험을 하면서 시야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 함께 운동해요
헬창님께 물어보면 잘 말씀해주실지도요
하체가 그나마 튼튼한 편입니다.
상체를 좀 키우고 싶네요..
강민철 선생님을 들으면 “대학” 은 “현실”이 됩니다.
미친놈앜ㅋㅋㅋㅋ
전 아마 제가 만족할 때까지 도전할거 같네요...
응원합니다...
언젠가 그 길의 끝에서 성공한 모습으로 뵐 수 있었음 해요!
이거 왜 화작 지문 아님...
읽기 힘든가보네요 ㅜ 치사토쨩 오랜만이에요!
제목이 화작 지문 첫문장같아요
아 ㅋㅋㅋㅋㅋ
대성대가.어중간한.대학이라니.샛기.기열.
오르비 평균이 너무 높긴 해..
같은 고민을 가지고 계신 분이 있네요
저도 어쩌다 보니 만족할만한 대학에 입학했지만 입학해서도 전까지 가지고 있던 좁은 ‘수험생 마인드’에서는 쉽게 벗어나기가 힘들더라고요 ... 겉으로 내색은 안했어도 처음엔 모임 조금만 나가도 기빨리고 배부른 소리지만 오히려 실모가 어떻니 N제가 어떻니 하면서 수험생활하던 때가 더 나았던 거 같기도 했어요 ...
정말 대학만 입학하면 지옥같은 수험판에서 벗어나서 행복한 대학생활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동기들에 비해 심리적으로 적응을 잘 못하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 복치님이랑 저 뿐만 아니라 학교 내에 있는 대다수의 정시 입학자들이 공통된 고민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그래도 억지로라도 대학교 내의 여러가지 이벤트들에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대학생활을 해보려고 하니까 입학 극초반보다는 점점 학교 생활에 물들어감을 느끼고 있어요
복치님도 수험생활에 관련된 것들은 잠시 치워두고 여러가지 대학교에서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해보셨으면 좋겠어요 그게 대학 공부든 미팅이든 일단 해보면서 시야를 넓혀보려고 시도하면 나아질 거에요
조언 감사드려요 저도 노력해볼게요!
저도 지금 같은 고민중이네요...
심지어 저는 재수때 이학교 온거고 학고반수로 삼수박아서 신입생도 아니다보니까 학교생활 하기도 힘드네요...
저도 4수할까 말까 고민중인데... 같이 화이팅해요!
전 현실에서 x평 이런 드립 치다가 저만 입시에 매몰된 사람이라는 자각을 하게됐어요..
어중간한 대학이라뇨
건대생 웁니다...
조금 진지하게 써보자면, 복치님의 경우 대학을 가서 도달하고 싶은 목표에 대해서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위 글만 보면 막연하게 반수를 해서 더 좋은 대학에 가고 싶다는 미련이 남은 것으로 보이는데 아예 정점에 도달하지 않는 한 연고대 어문을 붙었더라도 복치님 입장에선 미련이 남으셨을 것 같습니다...
사실, 수능을 보면 크든 작든 미련이 남는 건 절대다수의 정시러들이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새터때 가서 정시로 들어온 동기들이랑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전과나 편입 이야기, 혹은 반수 이야기(학과 좋아해서 들어온 수시러들한테 들키지만 마라) 같은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전 여기서 중요한 건 대학을 옮겨서 "무슨 메리트를 얻고 싶은지" 혹은 "그걸 이용해 어떤 목표에 도달하고 싶은지" 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더 높은 대학교에(예를들어 연고대에) 간다면 20대 초중반에는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생기고, 문과의 경우 로스쿨을 도전하는 것도 유리하며 더 든든한 동문 선배들이 있기 때문에 취업시장으로 나갈 때에도 (당연히 제 1은 본인 실력이긴 하겠지만) 유리하겠죠.
또한 대학원이나 교수 쪽으로 나가고 싶다면 웬만하면 S KY 이상의 높은 학벌이 요구되겠고요.
그래서 저는 대학에 가서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고, 그때 고학벌이 또다시 1년만큼을 투자할 메리트가 있는지 공강이나 빈 시간을 이용해서 한번 깊게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다음 어떤 선택이 되었든 그 선택을 확정해서 밀고 나가면 어떨까 싶어요
사실 목표 관련한 건 진부한 이야기긴 한데, "각을 잡고 꽤나 오래" 생각해 보는게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머리속에 생각과 미련이 남아있는 상태랑
그걸 머릿속에서 전부 꺼내서 생각해보는 건 다른 이야기니까요
어중간학 대학 성대 차단박고 갑니다
여긴 오르비라고 친구..
아.. 이거 인간이라 가지는 특성... 남들이 보기엔 아무리 잘나보여도 자기가 성에 안차면 끝까지 남아서 괴롭히는거.. 저는 이거 그냥 한번 더 박아야 된다고 생각함. 이거 마인드 고친다고 해결되는게 아님 성공 실패의 유무가 중요한게 아니라 어떻게든 한번 더 박아서 대가리가 깨지든 결국은 성취해내든 둘중 하나로 결론이 나야됨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좋은 글입니다. 그런데 하나 꼭 덧붙이고싶은말은 미필삼수 서성한라인 대학 입학 절대 인생에 늦은거 아닙니다. 빈말이아니라 사실입니다
저도 정말 공감합니다….
너무 공감하고 저 역시 고민중인..
LC가 있으면 LC원들과 친해지셔도 좋아요!
없다면 그 과의 선배님과 밥약을 잡아도 좋습니다.
전 교수님과 밥약을 잡았어요!
학과생인데 사람이랑 친해지는게 너무 어렵네요..ㅜㅜ 누가 먼저 다가오면 진짜 열심히 힘내볼텐데 아무도 다가와주지않아...
내가 먼저 다가가기엔 괜히 불편해할까봐 꺼려지고...
성대가 어중간..? 자부심을 가지십쇼!!
본인의 성격을 바꾸지 않는 한 매년 같은 생각을 갖고 사실 듯
정시의 저주입니다 이래서 수시로 가야돼..
성대면 진짜 잘간가고 잘한건데 대학생활은 또 다른영역의 힘듬일거같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취미 생활하나 하시거나 하는게 좋아보일거같은데...전 저런 상황을 겪어보지 못했기에
겪고 계신 고민에 대한 해답을 못드릴것 같지만..
만약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위에 말했던것처럼 취미생활이라도 하면서 다른사람과의 교류를 늘릴거같아요
앞길은 꼭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수험생활과 대학생활은 정말 아얘 별개죠 공부를 잘했건 못했건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조심스럽게 조언을 해드리자면 일단 1학기는 다녀보시고 결정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쓰신 분과 같은 딜레마에 빠져 있었습니다. 현역 정시로 원하던 메카대 학과에 입학하지 못하게 되어 슬프고 부모님이 가라고 하셨을 때 원망 스럽기도 하고, 내 꿈에 도달 하지 못할 것 같아 우울 했었고요.....
하지만 공과대에 겨우 들어와서 새터에 mt까지 참여하고 오다보니 사람들이 좋아서, 고딩때 못했던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저 한테는 너무 행복 합니다.. 오죽하면 고딩 친구들이 절 보고 사람이 매우 밝아졌다는 말을 볼때 마다 하겠습니까..
입시가 다는 아닙니다. 인생을 좌우하는데는 33프로 정도 밖에 안된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잠시 제 꿈은 접어두고 한 학기는 열심히 학점 딸 생각입니다 뭐라도 이뤄지면 그다음 방향을 쉽게 잡을 수 있어요.
대학교 1학년의 추억과 경험은 그 어떤것 보다도 오래남고 그리운 시기입니다 대학생이 될 준비를 한 사람들은 거의 없어요 그냥 자연스럽게 녹아드는거지
입시라는 경험도 피가되고 살이 될 수도 있겠지만 신입생때, 조금이라도 어릴때 누릴 수 있는 나의 경험과 추억은 지금이 아니면 절대 얻을수없다는걸 아셨으면해요
굉장히 공감가는 글이네요. 아쉬움 없을때까지 재도전하시는건 어떨까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그것뿐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방황하며 깨달은 바로는 그래요. 입시망령이 되는게 두렵다면 군수를 추천드립니다.
본인이 진정 하고싶은게 무엇인지 한 번 고민해보시는걸 추천드려요
학벌딸치러 가는곳 그이상 그이하도 아님
삼수 성대 동지여... 난 서울대를 위해 군필오수중
ㅎㅇㅌ 하십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