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수학 해설지는 보라고 있는 것입니다.
게시글 주소: https://ys.orbi.kr/00066857171
저는 수험생활 동안 해설지를 펼쳐본 적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저는 원래부터 수학을 좋아하고, 잘했던 학생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대부분의 수학 문제는 잘 안 풀리더라도 조금만 시간을 들여 고민하면 풀리기 마련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모든 학생들이 저처럼 공부할 수 없다고 단언합니다.
저는 학창시절부터 친구들에게 모르는 수학 문제를 풀어 설명해주는 역할을 자처해왔으며, 2021학년도 수능 이후에 현재까지 20여명의 학생을 가르쳤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학을 잘 못하는 학생들이 어떤 식으로 문제를 푸는지, 어떤 생각들을 못하는지, 어떻게 잘못된 방식으로 공부를 해왔는지에 대해 많은 데이터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감히 얘기하자면 수능 수학은 학문이 아니라, 퍼즐 풀이라고 생각합니다. 퍼즐의 열쇠는 교육과정에서 묻고자 하는 개념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죠. 학문과 수학 퍼즐은 다릅니다.
학문을 공부하는 것이라면, 몇 년이 걸리더라도 풀리지 않는 한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수능 수학은 이미 해설이 존재하고 답이 정해져 있는 퍼즐에 불과하며, 우리는 여러 문제들로부터 데이터를 쌓아 새로운 퍼즐을 맞이했을 때 '정해진 시간 내'에 풀어야 합니다.
2등급 이하 학생들이 소위 말하는 준킬러, 킬러 문제들을 30분 이상씩 시간을 투자하여 풀어내려 노력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문제집에 풀다 공간이 모자라 연습장까지 동원하여 푼 수 페이지의 풀이는 수학이라는 학문의 연구 능력은 길러 줄지라도, 수능에는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2등급 이하 학생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낸 풀이는 실제 시험장에서는 구사할 수 없는 실용성이 없는 풀이입니다. 수능 수학은 100분간 30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죠.
2. 연습장과 문제집에 산발적으로 쓰여 있는 풀이는 흐름을 파악할 수도 없고, 어짜피 본인의 지식으로만 풀었기 때문에 추가되는 지식이 없다시피 합니다.
3. 수험생활 동안 수학만 공부하는 것이 아닙니다. 전과목을 벨런스 있게 공부하며 모든 기출문제를 N회독 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학이라는 과목의 고작 한 문제에 시간을 쓰고 있는 것은 시간 낭비입니다.
그래서 저는 준킬러 기준 15분, 킬러 기준 25분을 넘어가면 해설지와 해설 강의를 봐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합니다.
수험 생활동안 문제를 푸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풀어서 맞춰서 본인이 실력이 좋다는 것을 파악하기 위함일까요?
아닙니다. 문제는 틀리기 위해 푸는 것입니다.
수험생활 1년 동안 맞추기 위해 푸는 문제는 수능 당일에 주어진 문제들 뿐입니다. 수능날 제외하고 수험 기간동안 문제를 풀어서 맞췄다면, 뿌듯해 할 것이 아니라 이미 풀 수 있었던 문제에 시간을 허비한 것에 기분이 나빠야 합니다.
기출 문제는 틀려서 본인의 빈 개념을 인지하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풉니다. 그러면 빈 개념은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요? 바로 해설지와 해설 강의, 개념 강의입니다.
개념 강의에서 근본적으로 몰랐던 교과서적 개념이 있다면 그것을 채워야 할 것입니다.
실전적 개념과 조건에 대한 발상을 몰랐다면 해설지와 해설 강의를 통해 공부를 해야 합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해설지와 해설 강의를 통해 어떻게 틀린 문제를 분석하고 빈 개념을 채워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드릴 예정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저는 2021학년도 수능 수학 (가형)에서 원점수 96점을 받았습니다. 96점따리가 무슨 칼럼이냐 하실 수도 있겠지만, 사실 조금 억울한 제 입장은 바로 킬러 문제들은 다 맞추고선, 확통 객관식 문제였던 19번 문항을 틀렸다는 점입니다....허허. 그 문제를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던 것이 아직까지도 통한스럽네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2컷 39점
-
너 짱 0
너짱
-
하 (논술로) 전과 하고싶은데 ㅠㅠ
-
디시보고 느낀점 2
이런 사람들이 의사가 된다라..
-
지금 진학사변표 0
지금 통합변표인지 분리변표인지 아직 발표안한 대학들은 진학사에서 그냥 자체적용한건가요??
-
옥린 옥루 유씨 오렌지 (이새기가 제일 악질) 이런거 예상하다가 나온거: 똥을 싸질렀다 킥킥
-
메이플 탄지로 3
스우까지 컷 캬캬
-
똑똑한애들이 설공가야됨 36
원래 둔재들이 메디컬가고 진짜 똑똑한 애들이 설공가야된다고 봄 난 범부라 서울대가면...
-
몇개 맞추셨나용….. 인칼분들만 해주세요‘ㅜㅜㅜㅜㅜ 냥논 냥대
-
님들이면 어디감? 참고로 삼수생임
-
국어 선택 0
국어 강사 누구 들을지 고민중인데 주간지랑 이것저것 빵빵해서 김승리 들을까요?...
-
미적 2컷 2
미적 1틀 76점인데 2등급 ㄱㄴ? 표점때문에 가능한가
-
나 답은 맞은거같은데 필력이 개판이라 기대가 안되네
-
고대 사과탐 통합변표 기원 1일차
-
근데 25는 뭔 복을 타고났길래 6,9,수능에 다나오냐 9
그것도 29,30 같은 주요 문항에만
-
일단 3합3 맞췄을 사람들이 많지 않을거고… 수학은 거의 항상 백분위...
-
이거 매년 개정되는 강좌인가요?
-
난 메쟈의 아니면 안가
-
3.8X/4.3 이론물리학 연구실 진학예정 심심합니다. 학업적인 것, 대학생활...
-
질산칼륨
-
고대 세종 약학 11
난이도: 중하 타임어택: 최상 (소문항 10문제를 90분 안에...)
-
3모 88 5모 85 6모 92 7모 92 9모 92 10모 86 수능 100 더프...
-
근데 기하 쉽다는 분들 18
확통이랑 비교하면 또 기하가 확실히 어렵다 생각하시나요?
-
미적확통 1
아무리 확통머리가없고 미적공부하면 자연스레 수1수2심화공부된다해도 문과면 닥확통하는게 맞겠죠?
-
흠냐 6
잘 잤나? 다시 잘까 으헤
-
포켓몬 몸부림 6
그 기술 다 쓰면 몸부림 쓰는데 예전에 난천 깰 때 초염몽 몸부림으로 개지랄해서 깨던 기억이 나네
-
문학 공부범 7
이처럼 훌륭한 비석을 남겼다 이부분이 반어법이라는데 그런건 어디서 근거를...
-
241122: 69×7=683 251130: 18^2=364
-
작년에 고대 5점차이는 ㄹㅇ 진짜 너무하긴하네 올해는 통합변표로 가자! 출처: 물리학 1 갤러리
-
한국사의 중요성 5
저 한국사 2라 한국사 1로 바꾸면 제가 이김
-
사탐런 메디컬 2
미적에 사탐끼는거 어떤가요 07이고 미적 안정적으로 1떠요(백분위98이상) 국영은...
-
켄텍 진짜 좋은학교인데
-
'성균관대 예비 25학번 지원자방'으로 옾챗에 검색하시면 뜹니다 링크는 금지어가...
-
신분증 분실 상태로 논술을 쳤는데 학교에 다음주 화요일까지 실물신분증 들고 오래요...
-
논술 감독관 선생님들은 다 그 학과 교수님들인가요? 0
ㅈㄱㄴㅈㄱㄴ
-
이왜진 9
-
답 숫자 꼬라지 보면 난 무조건 풀다가 삑사리난다 수능에서 저런 숫자 보면 그대로...
-
4 1
4-manifold theory. 우주는...4차원이니...의미있는...
-
가천대 논술 0
연습지 주나요?
-
다름이 아니라 흔히들 말하는 사탐런을 해서 물리학과 or 공대를 지원하려는...
-
냥대 정보시스템 쓴사람 13
없음? 오늘 논술치고왔는데 오르비에 한명도안보이네 생존신고좀
-
멋있는척 2
. 담넘기
-
내 거 니 거 남의 거 앞의 거 아래(의) 거 회사(의) 거 학교(의) 거 뒤의 거...
-
뉴런까지 하면 1등급 됨? 한 두 문제 차이임 물론 고2 모고 기준... 고3은...
-
국어 제외 노베입니다 가능하면 이과도 지원해보고 싶어서 사문+생명 하려는데 메리트...
-
일단 다 풀어야 합격권일듯.. 소문제 하나 못풀었으면 푼건 과정까지 다 맞아야할듯
-
어느정도 나올거같나요?
-
ㄹㅇㅋㅋ
-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서 고고!@!
-
"똥떡대 입결" 정신 똑바로 박혀있는 친구들은 원서 쓸 생각도 안할거고 그들이...
전설의 21 수능 확통 29번을 맞혔다고? 이런 미친
모자 문제 ㅋㅋㅋ
21수능 20번 맞으셨군요 ㄷㄷ 지금봐도 진짜 어렵던데...
가물가물하지만 수능 당일때 저도 그 문제를 넘겼다가 다시 풀었던 것 같아요:)
저도 21수능 봤는데
211120 그 한 문제는 끝까지 못풀었던 기억이 나네요.. 정말 어렵던데 ㅠㅠ
어제 우연히 21수능 가형 28번을 만나서 끄적이다가 끝났는데... 96점이라니...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점수네요 부럽습니다 칼럼은 공부법에 참고할게요!
감사합니다!
저는 킬러문제 기준 (기출) 풀릴듯 말듯하고 실마리가 잡힐만한 문제는 시간 관계없이 푸는데 그렇지 않고 진짜 사고과정이 멈춰있고 손이 맘춰있는 시간이 25분에서 30분 정도되면 답지를 보고 있습니다. 이래도 될까요? 그런문제는 그냥 이런 풀이 및 접근법 자체를 외우려구요... 그게 훨~씬 효율적인건 확실한거 같구요.
하지만 앞서 말한 가닥 잡힐만한 문제는 혼자 힘으로 풀어봐야 수능수학에서 요구하는 능력이 한층 더 강화될거라고 생각해서 시간관계없이 풀고 있습니다.
고2 이하 학년이시면 시간이 넉넉하니 기출을 조금은 오래 붙잡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출을 혼자 힘으로 풀어내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혼자 풀 힘이 없는 걸 어떡하나요. 기출 1회독 시에는 해설지를 참고해서 혼자 풀 힘을 기르고, 2회독 이상 때 능력이 길러졌는지 확인하며 혼자 풀어내면 됩니다. 혹은 각종 N제에서 확인하셔도 되구요.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사실 전 수능 경험 있는사람이고 직장 병행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기출 풀어본 결과 킬러문제 10문제정도 (마더텅 기출에 30,21번만 문제 모아놓은 sector들)에서 한 3문제 정도 맞추는 정도의 실력입니다. 준킬러는 그래도 정답률이 킬러보다는 꽤 높은 상황입니다. (8-90% 정도?) 풀 때 해설지를 참고할때도 다 보는 것이 아닌 제가 놓친 부분만 보고 되도록이면 추론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현재 기출은 1회독이 다 되어가서 이제 뉴런 강의를 들으면서 스스로 기출문제를 고민하면서 풀었던 경험을 곱씹으면서 다시 뉴런 문제를 포함한 기출문제를 다시보고 각종 n제를 풀 생각입니다.
좋습니다. 킬러 해설을 보며 각 조건을 대하는 태도를 최대한 일반화시키려 노력하신다면 2회독 때 기억에 의존한 풀이가 아닌, 개연성 있는 흐름으로 킬러 문제들을 푸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제 말도 참고만 하시고 다른 분들 칼럼들도 참고하셔서 좋은 점들만 골라내어 본인의 공부방식을 확립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화이팅하세요
감사합니다. 님께서 말씀하신 방법과 제가 말씀드린 방법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문제는 틀리라고 푸는것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머리속으로도 잘 알고있는데, 기출문제나 등등 뭔가 계속 턱턱 막히고 안풀리고 틀리면 기분이 너무 안좋아집니다. 국수영탐 모든과목에서요… 그렇다고 쉬운문제만 벅벅 풀면서 좋아할수는 없기에 버티면서 하고는 있는데, 이런 생각들을 고치는 방법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