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론] 조금 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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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사이트에서 갓 쓴 따끈따끈한 글인데 반말을 존댓말로 바꾸기가 귀ㅊ...... 그리하여, 그냥 긁어오겠습니다.
일전에 페북에 술마시고 끄적한 똥글이 하나 있다.
<자유의지와 허상>
사람들의 결정이, 자신도 의식적으로 알지 못하는 사이에 행해진다면, 그 결정에 대해서 그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올바른 일인가?
이에 대해서 재미있는 실험을 두 가지 소개해보겠다.
1970년대, 한스 콘후버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오른쪽 집게손가락을 움직이도록 했다. 그런 다음 집게손가락을 움직이는데 걸린 시간과, 뇌 속에서 전기적인 신호가 활동한 시간을 측정했다. (머리에 전극 설치후 시간 측정) 그리고 측정 결과, 집게손가락을 움직이기 조금 전에 '판단'에 해당하는 피크, 즉 자유의지의 결과물로 추정되는 전기적인 스파크가 집게손가락을 움직이기 약 1초 전에 감지되었다. 그는, 이를 readiness potential이라고 불렀다.
1986년, 벤자민 리베트는 이 실험을 이어받아서 한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자신들이 원하는 타이밍에 아무 손가락이나 하나 위로 올려보도록 요구했다. 그리고, 그는 대뇌에서 '손가락을 올리겠다'고 결정하기 약 0.2초 전에 readiness potential이 감지됨을 확인하였다.
하나의 선택이 우리가 그렇게 행동하겠다고 결심하기도 전에 뇌에서 무의식적으로 결정된다면, 우리의 자유의지는 어디에 있는가? 우리의 뇌 속에서 이미 선택이 미리 결정되어버린다면, 우리가 의식적으로 "우리의 선택"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단순히 허상은 아닌가? 자유의지는 단순히 무의식을 의식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생겨난 착각일 뿐인가?
슈퍼사이징. 다들 한 번 정도는 들어보았을 용어일거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정말 자주 활용하는 방법이다. 단품 몇 가지를 세트메뉴로 묶어서, 가격할인을 해준다는 이점으로 소비자의 불필요한 지출을 늘이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들의 논리적 판단력을 흐리게 하여 충동구매를 유발하는 것으로, 꽤나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인강을 예시로 들어볼까.
프리패스. 사설 인강의 ebs화 자체는 좋은 것일테다. 정말 인강 그 자체만 두고 보았을 때, ebs인강보다 훨씬 전달하고자 하는(가르치고자 하는)바가 명료하고 흐름이 매끄러운 강의는 분명 있으니까. EBS라는 도구와, 사설인강이라는 두 가지의 도구를 모두 자유재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이점을 얻을 수 있다...는 건 소비자 입장. 기업 입장에서는 박리다매 전략으로 충동구매를 유발. Skyedu를 시작으로 올 프리패스라는 것을 판매. 모토는 "학생들을 위하여 야심차게 준비" (믿음의 영역...이건..)
그렇다면, 잃는 것은 무엇인가? 수험생들의 논리적 판단력.
9평 점수가 나오질 않는다. 시퍼런 눈알 달린 사이트에 들어가서 사람들에게 공부법을 추천받는다. 모 강사와 모 교재를 추천받았다. 모 강사의 풀커리를 모두 탔는데 성적이 올랐다는 이야기들을 듣는다. "저 사람들과 나의 차이는 사설인강 풀커리"라는 잘못된 결론을 도출한다. 인강 풀커리가 100만원이 넘어간다. 너무 비싸다. 프리패스를 신청한다. 개념 강의를 듣는다.
자, 여기서 당신의 자유의지는 어디에 있는가?
이것이 "당신의" 학습법인가?
이 사람이 정말 성적이 얼마나 오를 것이라 생각하는가?
인강이 가장 의미가 있기 위해서는, 정말 자신과 너무 잘 맞는 듯한 강사의 개념인강과, 마지막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마무리 인강 정도. 문제풀이 인강의 의도를 솔직히 난 모르겠다. 풀어볼만한 소스가 다 떨어져서, 교재만 구입해서 푸는거면 몰라도.
최고의 학습법은 없어도, 최적의 학습법은 존재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대체로 기본개념 ㅡ> 문제풀이 ㅡ> 마무리의 3단계로 이루어지는 큰 틀을 따른다는 것 또한 다년간의 수능준비를 통해서 겪어온 내 경험.
기본개념이야, 조금 더 명료하고 구체적으로 배우기 위해서 사설인강을 활용한다고 하자.
문제풀이 인강은 왜 듣는가? 대체 왜? 풀커리큘럼을 왜 강조해야만 하는가? 정말 자신이 "부족한 점이 있기에, 이를 메우기 위해서" 풀 커리큘럼을 따르는 것인가? 아니면 단순히 성적좋은 타인이 "자신이 들었다"고 하기에 맹목적으로 신청해보는 것인가? 돈이 그렇게 넘쳐나진 않을테고 말이다.
학습은 기본개념을 수립했다면, 그 이후부터는 클리닉형 공부로 접어들어야 한다. 무턱대고 모든 내용을 다시 한 번 더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부족한 부분부터 메워나가는, 부분 부분 틈을 메워나가는 공부를 해야한다.
실용적으로 공부를 하자. 맹목적으로 인강풀커리 타려고 하지말고. 인강 많이 듣는다고 다 성적 오르는거 아니다.
물론, 역사는 반복되고, 이번 9평 끝나 여기 시퍼런 눈알 모인 사이트나 기타 다른 사이트(가령 성적표 바람에 날리는곳) 유저들 중 상당수는 "파이널 인강" 추천을 받고, "역시 내가 사설인강을 듣지 않아서 점수가 안오르는 거였구나!"고 쉽게 비논리적으로 생각을 전개해버릴걸 매우 잘 알고 있다.
당신의 가장 큰 문제는 클리닉이다. 실용주의적 클리닉. 인강이 아니라.
p.s. 물론 인강 자체에 대한 무용론을 주장하고자 함이 아니다. 생각보다 인강이 당신 성적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주장하고 싶은 것 뿐.
p.s.2.바늘로 찌르는 그 사이트 링크를 몇 개 걸고 싶었는데, 복붙했다가 그냥 지웠다. 커뮤니티 홍보든 뭐든 다 상관없이 그냥 수험생들의 글을 보며 답답한 느낌에 걸고싶은 것이긴 한데, 그걸 이 사이트 관리자들이 양해해 줄 하등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나도 납득하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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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식 오지훈
끊임없이 피드백하며 약점을 채우는게 성적에 변화를 주는데 재수히는 동안 안한것 같아 요ㅠㅠ. 오늘 시험 보니까 작년 수능점수랑 비슷해서 자살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