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129 교직일기) 첫해를 정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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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2023학년도 임용 합격자 발표가 나왔다.
알고 지내던 몇몇 후배들이 임용을 봤는데, 절반은 떨어지고 절반은 붙었다.
전국 경쟁률이 2.24대 1이었으니 얼추 경쟁률과 비슷하게 붙고 떨어진 셈이다.
그날 하루동안 붙은 친구에게는 축하를, 떨어진 친구에게는 심심한 위로를 건네며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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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이후로 한동안 교직일기를 쓰지 못했다.
바빠서인것도 있지만, 쓸 내용이 그닥 많지 않기도 했고 내용을 잘못 적었다간 학생이 특정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누군가는 교대를 진학 해야하나 하지 말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것 같아 한 해 동안의 소감을 적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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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교사가 하는 일 하면 떠올리는 게 수업일 것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1주에 20~23시간을 수업을 하며 근무시간의 과반을 차지한다.
하지만 교사에게 어떤 고민이 있다면 그 고민 중 가장 큰 고민은 수업이 아니라 학생 생활지도 및 학부모 상담이 절대적으로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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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아이들(약 80~90%)은 교사의 말을 잘 듣고 나름대로 공부도 적당히는 한다.
하지만 말 안듣는 10~20% 아이들이 있고, 이 10~20%의 아이들이 교사를 절대적으로 힘들게 한다.
그중에서도 한 학년에 한 두명 내지는 각반에 한명정도로 정말 유별나게 안듣는 아이들이 있고
그 아이들(이하 VIP라고 칭한다)은 단순히 힘들게 하는 수준이 아니라 교사의 병가, 병휴직을 통해 담임교체를 이끌어내고 학부모까지 진상이면 법정싸움에 휘말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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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들의 행동은 상상을 초월한다.
학교내에서 다른 친구들을 때리거나, 다른 학생을 욕하고, 싸움을 유도하여 학교폭력으로 번지는 일이 정말 많다. 그러면 그 VIP에게 피해를 당한 학생 학부모는 학교로 전화를 하여 불만을 쏟아내고 교사는 그걸 다 받아줘야 한다. 그렇다고 VIP를 지도하자니 지도가 먹히지도 않을 뿐더러, 교사의 지도에 대해서 네네 하고 끝나는게 아니라 "하... 어이가 없네" 이런 말을 하거나, "씨X"이라며 선생 면전에 대고 욕을 박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
또는 피해망상이 있는 VIP도 있다. 오히려 이 경우 앞의 케이스보다 더 위험할 수도 있다.
학생 간 장난에 대해 뜬금없이 학폭위를 거는 일도 발생하고, 교사가 문제 행동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지도를 하면 자기가 억울하고 위협을 느꼈다며 교육청에 신고하거나, 아동학대로 민형사상 고소를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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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고소에 대해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신체적 학대, 정서학대 등이 있는데 신체적 학대는 체벌 안하면 걸릴 일이 없다.
하지만 정서학대는 범위가 굉장히 넓어서 아동이 위협을 느꼈다 이렇게만 진술해도 아동학대로 충분히 걸릴 수 있다.
따로 불러서 조곤조곤 이야기 했을 뿐인데도(위협 협박 욕설 이런거 당연히 없다) 단어 하나에, 어미 하나에 꼬투리 잡아서 걸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오죽하면 최근에 교사들 사이에서 도는 이야기가 "교사 정년은 내가 정하는게 아니라 VIP랑 그 학부모가 정하는거다" 이런 말이 있을 정도다.
그렇다고 VIP를 냅두면 계속 사고를 치고 다니거나, 그 행동을 다른 정상적인 학생들이 배워서 교실붕괴로 이어질 확률이 거의 100%에 수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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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학생의 문제행동에 대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하지마!" 이 말을 고함지르듯이 해도 잘못걸리면 아동학대에 걸릴 수 있다.
조용히 타이르다가 안되면 포기하고, 그냥 교실붕괴 오게 냅두라는 정치교육감님들의 큰 뜻이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학부모에게 이야기하자니 보통 학생에게 문제가 있으면 학부모도 그 애를 감싸고 도는 경우가 더 많다.
(애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지만, 체감상 감싸고 도는 학부모가 더 많은 것 같다.)
결국 그 피해는 다른 선량한 학생들에게 돌아가며 극소수의 VIP들만 살판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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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교직일기와는 달리 분량이 굉장히 길어졌다.
지금 맡고 있는 학급에도 VIP가 있었고 특히 2학기에 그 vip때문에 정말 힘들었다.
수업일수는 약 9일정도 남아있는 상태고 며칠 안남았지만 VIP를 만나는 그 하루하루가 너무 힘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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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임용 합격자 발표일에 공군 3월 입대 최종 합격 발표가 나왔다.
공군 특기에 대해 이런저런 말이 많기는 하지만 일단 잠시 교직을 떠날 시기가 온 것 같다.
VIP때문에 제일 힘들 때 떠나는 게 좋다 이런 말이 있는데 지금이 그 시기인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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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이 위협을 느꼈다는 이유로도 고소가 되는 게 이상하네요 그게 고소가 진짜 돼요? 그리고 저희언니 친구도 초등교사인데 오히려 애들이 선생님을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선생님 사랑한다고 그림 그려서 편지도 써준다는데... 그래서 이런 글 볼 때마다 이게 맞나 싶어요ㅜㅜ
정서학대의 범위가 굉장히 넓어요.. 검찰 송치 내지는 기소까지 안 가고 경찰선에서 불송치가 뜨더라도 최소한 몇달동안 수임료 수백 써가면서 변호사 끼고 경찰서 들락날락 거려야 하는게 달가운 일은 아니죠. 그 과정에서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가면 일단 직무정지 상태가 됩니다.
작년여름부터 말씀드리고 있지만 그 언니 친구분 케이스는 교사가 정말 천직이거나 or 운이 정말 좋아서 VIP를 안만났거나 그런 경우입니다. 제 동기들이나 학교 내에서 젊은 선생님들 이야기 들어보면 그렇게 만족하는 케이스는 소수이고 이직하고싶다, 병가내고싶다 이런 경우가 압도적으로 더 많더라구요.
저희 부모님은 다행히 막 경찰이랑 엮인적은 없긴 한데
피곤한 애들은 참 많은듯요...
그래도 목동이라 괜찮은가싶기도하고...
하 ㅜㅜㅜ vip 걱정되네..
ㅠㅠㅠㅠ 막막하네요..
안녕하세요 초등 임용을 준비하고 있는 교대 4학년 학생입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아 조언을 얻고 싶은데 쪽지 드려도 괜찮을까요?
네 쪽지주셔요 :)
쪽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전에 글에 댓글 달아주셔서 열심히 고민하고 임고도 쳤지만(마지막 한달은 정말 정줄 놔서 공부도 안했네요...), 결국 떨어지고 여전히 고민중입니다. 그때 여러가지 조언해주시고 현실적인 얘기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임고 치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사실 동기부여가 안되면 안그래도 힘든 공부 정말 힘들죠. 저도 비슷하게 동기부여 안돼서 초수에 공부 별로 안했고 떨어졌어요. 일단 푹 쉬시고 천천히 고민해보시길,,,
저는 22학번이구 올해 2학년 올라가는데
올해 교대 4학년(20학번이겠죠?) 선배들은 경쟁률이 2.2정도였던 18,19학번 선배들에 비해 임용상황이 많이 안좋아질까요? 올해 선배들 경쟁률보고 런할지 말지 결정해보고싶네요…
듣기로는 저희 교대 20학번 선배들도 임용상황이 안좋아서 1학년때에 비해 반수 등으로 탈주하신 분들이 적지는 않다고 들었는데 22학번인 저는 어떻게 해야할지… 고견 여쭙고 싶습니다
20학번 티오가 어찌나올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19학번도 거의 2점대 후반까진 간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는데 티오 몇백 더나오고 코로나 이후 탈주하신분들 많아서 생각보단 나쁘지 않았네요. 22학번 임용 역시나 21이후 상황을 봐야 알 것 같습니다..(다만 저출산 등의 문제를 볼 때 좋아질거라고 보긴 매우 어려울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