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출제진의 시선으로 6평 화학 1 분석 - 1: 총평/주요준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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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재영입니다.
현재 베라디의 Team HeLiOS에서 모의고사 출제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출판된 HeLiOS 모의고사의 출판에 참여하였습니다.
조금 늦은 타이밍인가 싶지만 6월 모의고사의 화학1 출제 경향과 주요 문항들에 대해서 분석하려 합니다. 글을 쓰다보니 하고 싶은 이야기가 점점 불어나며 시험기간이랑 겹쳐 이제서야 올리게 되네요. 개추부탁드립니다
총평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어렵긴 어려우나 시험다운 시험"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화학1은 모의고사의 구성이 18+2 구성인 탓에, 다소 실력이 부족해도 40점을 넘기기 쉬운 구조입니다. (오죽하면 전략적 47점 전략이 나왔을까 싶을 정도지요.) 이에 반해 킬러 2문제는 건드리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탓에 50점을 받기는 어려웠죠. 이때문에 막상 힘들게 공부하여 50점을 받아도 표점은 낮은 헬과목이라고 평가되었습니다. 과목 특성상 비킬러가 과하게 쉽고, 고여가는 표본들을 변별하기 위해 킬러의 난이도를 높이다 생긴 결과물이죠.
그러나 이번 6평에서는 조금 다른 방향성을 보였습니다. 2페이지에서부터 강하게 힘을 주며 준킬러/비킬러를 강화하였고, 오히려 킬러의 난도 자체는 예년에서 큰 변화를 주지 않거나 조금 쉬워진 정도로 출제하였습니다. (사실 킬러는 조금 대충 낸 느낌이 있기도 하고 어째 예전 문항으로 회귀한 느낌도 있어서 아직은 강하게 뭐라고 얘기하기는 조심스럽네요.)
특히 10, 11번 문제는 2페이지에 있기에는 기존의 2페이지 문항들에 비해서 확연히 복잡한 구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9번 문제 복잡한 숫자퍼즐 오비탈 문제같은 경우 단독으로 있을 때는 큰 부담이 아니지만, 10번 11번과 함께 2페이지에 포진함으로써 현장에서의 체감 시간 소모를 급격히 올렸을 것입니다. "어, 아직 2페이진데 시간 왜 이러지?"하며 패닉에 빠진 상태로 넘어간 3페이지 역시 그렇게 만만하게 출제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4페이지의 17, 18번 문제는 2023학년도의 4페이지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단순한 구조로 출제하였고, 킬러 문항은 최근 기출과는 조금 다른 기조의 생소한 문제들이 출제되었습니다. 시험지 전반에 걸쳐 학생 입장에서는 굉장히 '새로운 느낌', '내가 공부한 거랑 다른 거 나왔네' 같은 기분이 들 수 있는 시험지였습니다. 전체적인 구성도, 변별방식도, 세부 문항들도 그런 경향이 있었죠.
그러나 이 말은 다시 말하면, 어려운 것보단 생소한 것에 낮은 점수의 이유가 있으므로 오히려 여기서 생소함과 어색함만 조금 극복하면, 문제풀이에서의 융퉁성(사고력)을 기르면! 화학1이 "나한테는 쉬운데 등급컷은 낮은 개꿀과목"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는 문항별 분석 이후 이와 엮어 설명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0번 문제입니다. 내신문제집에서는 자주 등장하던 유형인데, 평가원 기준으로는 상당히 새로운 문항입니다. 그간에는 이온화에너지에 대해서 주로 '제1 이온화에너지'와 '제2 이온화에너지'의 그래프를 그려 대소를 비교하고 원소를 찾는 문항을 출제했었고, n차 이온화 에너지는 4번 출제되었습니다. 그중 두 문제는 3차 이온화에너지까지 건드려보기만 한 것이고, 정확히 n차 이온화 에너지의 제대로 활용한 문제는 두 번(14학년도)밖에 출제되지 않았죠. 그러나 분명히 출제되었던 유형이고 모든 개념서에 실려있는 내용이므로 숙지하고 있어야 했습니다. 가뜩이나 개념 양이 적은 화학인데 '개념을 몰라서' 문제를 틀린다면 그것만큼 아까운 일이 없겠죠?
n차 이온화에너지의 가장 큰 포인트는
"n차 이온화에너지보다 n+1차 이온화에너지가 훨씬 크면 n족(or 10+n족)"
입니다.
사고과정
1. 2차 -> 3차로 가면서 X, Z가 크게 상승하므로 2족, 같은 원리로 Y는 13족
2. 제1 이온화에너지를 비교하면 Z > X이므로 X가 Mg, Z가 Be
3. 제1이온화에너지가 X(Mg) < Y 이므로 Y는 Al이 아님. 따라서 Y는 B
관련 기출을 사진으로 첨부하오니 틀리신 분들은 반드시 풀어보시고 개념을 확인해보시길 권장합니다.
[140612]
[15수능15]
11번 문제입니다. 화학1 개정교육과정 기준으로 아직까지 농도 문제에서 한 번도 퍼센트 농도가 출제된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질량'보다는 '몰수'와 엮어서 문제를 출제해왔고, 굳이 밀도개념을 활용할 필요가 없었기에 기출로 공부한 학생이라면 밀도를 보고 당황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과외 수업을 할 때마다 늘 농도를 수업하며 50번이 넘게 하는 말이
"농도는 결국 용질의 양"
입니다. 언제나 모든 용액에서 '내가 넣어준 용질의 양'이 '용액에 있는 용질의 양'과 같아야 합니다. 적어도 문제 조건에서는 용액 내에서 용질이 반응을 통해 새로 생성되거나 소멸되지 않으니까요. 모든 농도 문제는 이 한 줄로 설명이 됩니다.
농도가 계산이 많다, 복잡하다는 생각을 갖고 계신 분들도 많은데 실상 화학1 농도 문제의 계산은 그렇게 복잡한 구조로 출제되지 않습니다. 모든 농도 문제는 길어야 3, 4줄에서 해결이 됩니다. 사실 화학1에서 중화반응을 제외하면 '아무리 각잡고 내도' 계산이 네 다섯줄을 넘어가는 문제는 없습니다. 중화반응도 일반적인 난도라면 마찬가지입니다.
사고과정
0. A의 화학식량이 안 나와있고 처음 넣어준 단위가 mol이니 처음부터 끝까지 몰수로 풀어야겠군
1. (가)에서 만든 용액의 부피 100/d mL [용질의 양 1mol]
2. (가) x mL + 물 [용질의 양:
3. (나) 250mL + (가) y mL + 물 [용질의 양:
4. 따라서 x = d/5, y = 15/2d
여기서 포인트는
"취한 용질의 양 = 원래 있던 용질의 양 x 취한 용액 부피/취하기 전 용액 부피"
라는 점을 정확히 인지할 수 있어야 하고,
3번에서 (나)에서 취해온 용질의 몰수를 표기할 때
"굳이 미지수를 포함할 필요 없이 부피와 농도를 알기 때문에 0.25 x 0.1 로 표기"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다소 새롭고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던 문제일지라도 계산은 두 줄이면 끝납니다.
12번 문제입니다. 화학1을 처음 공부하면서 분명히 본 적이 있는 유형인데, 수능대비로는 처음 보실 듯싶습니다. 새로운 유형이라고 하기엔... 내신 문제집에 널려 있는 유형입니다. 이런 유형이 딱히 안 나올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퀄리티가 나쁘다'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교과적으로 물어야할 지점을 묻는 문제이니까요. 다만 그동안은 내신문제집에서 빈출되었음에도 평가원이 출제한 것은 처음이기에 '평가원스럽지 않다'고 생각할 수는 있습니다. 사실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평가원스러운 거니까"
사고과정
1. 발문을 읽으면 A 1g이 반응한 양과 B 1g이 반응한 양(생성물 기체의 부피)을 비교하는 것이군
2. 그럼 반응물이 소모된 몰수를 알아야겠군
3. 소모된 A와 B의 질량은 아는군 (1g)
4. 그럼 소모된 A의 원자량을 알면 되겠군
이 문제의 핵심은
"질량/분자량 = 몰수"
를 본인의 손을 쓰듯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양적관계에서도 언급이 될 텐데, 나중에 다른 칼럼으로 조금 더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13번 문항입니다. 평범한 산화환원문제인데도 평소와 형식이 달라서 조금의 당황을 유발했을 수 있는 문제입니다. (사실 그냥 Mn이라고 써놓으면 안 어려운데 금속 M이라고 써놔서 왠지) 산화환원 문제는 기본적인 개념을 숙지하고 반복적인 연습만 하면 딱히 걸릴 점이 없는 단원입니다. 6모 총정리 칼럼인 만큼 여기서 제가 개념을 설명하고 있을 여유는 없을 듯 싶습니다. 가볍게 정리만 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사고과정
1. C개수 때문에 c=2a
2. O개수 때문에 d=8
3. 금속M의 산화수가 +7 -> +2 로 2몰 환원됐으므로 -5 * 2 = 10
4. 탄소C의 산화수가 +3 -> +4 로 2a몰 산화됐으므로 1 * 2a = +10
5. 따라서 a=5, H개수때문에 b=6
산화환원의 중요한 점은
"원자 개수로 날먹이 가능하면 가능한 만큼 원자수 보존 풀이로 밀어 붙이되, 이것만으로 풀리는 문제는 없다"
입니다. 만약 산화수 조사 없이 원자수 보존만으로 문제가 풀린다면 잘못 출제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산화수 조사보다 원자수 관찰이 편한 건 사실이죠. 그래서 가능한만큼 원자수 보존으로 풀이를 밀어붙여 정보를 뽑아먹은 다음, 마무리를 산화수로 처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풀이의 장점은 2d=2a+b 따위의 방정식을 세울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저 "a는 몇이다!" "c는 2a다!"처럼 덧셈/뺄셈을 포함한 방정식 없는 사고과정만으로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합니다. 덧셈/뺄셈은 '원자 수 보존'과 '산화수 조사'를 통해서 최대한 많은 숫자를 뽑아낸 후, 미지수를 하나만 남긴 방정식에서만 진행하도록 공부해야 합니다. (미지수를 2개 이상 포함한 덧셈/뺄셈을 활용하는 게 큰 잘못은 아니지만, 어차피 숫자가 나오면 대입을 하면서 다시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실상 필요없는 계산을 두 번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18번 문제입니다. 왜 갑자기 넘어왔냐면, 여타 준킬러/비킬러 문항은 딱히 제가 짚어드리거나 확인해야 할 점이 없고 기존의 양산형 문제에 포함되어 굳이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궁금하신 문항이 있으면 댓글로 질문해주세요.
이 문항은 사실 최근의 문제보다는 예전 평가원으로 회귀한 느낌이 없지 않았습니다. 사실 화학식량과 몰은 이미 출제요소가 바닥난 단원입니다. 기출에 나온 값들을 지지고 볶으며 다시 혼합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죠. 기출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기출에 출제된 요소(단위질량당~, X질량/Y질량, 등등)를 전부 이해하고 있다면, 아무리 어렵게 출제되어도 1~2분을 넘겨서 풀기에도 쉬운 문제였습니다. 사실, 18번 치고 너무 쉽게 출제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앞이 뒤지게 까다로웠으니까)
사고과정
1. 1g 에 들어 있는 전체 A는
로 바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즉, 1g 에 들어 있는 전체 원자 수는 구성 원자 수/분자량입니다. 각 1g 에 들어 있는 전체 원자 수에 분자량을 곱하고 약분하면 7:4이므로 (가)와 (나)의 구성 원자 수는 7:4입니다.
2. (가)의 분자당 구성 원자 수 = 7이므로 (나)의 구성 원자 수는 4이고 따라서 n=2, 이에 따라 m=3입니다.
3. (가)에서 분자량(상댓값)인 4를 질량비인 9:1로 나누면, 전체 분자량중에서 X가 포함하는 분자량이 3.6, Y가 0.4임을 알 수 있고 X와 Y의 개수비는 3:1이므로 각각의 원자량은 1.2, 0.1입니다.
4. Z 2개 Y 2개 합쳐서 분자량 3인데, Y가 원자량 0.1이므로 Z 원자량은 1.4 입니다.
이 문제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점은
1. "1g에 들어 있는 ~"에 대해서 완전히 숙지 되어 있어야 합니다.
2. 이 역시 질량/화학식량 = 몰수임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3. 의도적으로 숫자를 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이 문제로 예시를 들었을 때 X와 Y의 질량비가 9:1이고 둘의 원자량*개수 총합이 분자량 4 이므로, 이 질량비 9:1로 4를 3.6:0.4로 쪼갤 수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반응이 좋으면 킬러편까지 마무리한 후 기출문항을 뜯어서 제가 과외에서 수업하는 스킬들을 안내하는 칼럼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화학은 "매우 쉽고 간단한 사고과정의 연쇄"입니다. 각각의 과정들을 보면 "음 그렇지"하고 쉽게 이해가 되지만. 그 사고과정들을 이어나가기만 하면 눈으로도 문제가 풀리는 것을 보며 씹갓이네 ㄱㅁ이네 하면서 신기해합니다. 참 아이러니하죠.
이러한 "간단한 사고과정"들을 떠올리는 것, 그리고 연결하는 것. 이 두 가지가 '진짜 화학 실력'입니다.
이 '화학 실력'이 좋다면, 화학이 수학이라느니 하는 말은 하지 않을 수 있죠. 사실 화학을 잘하면, 계산을 덜 해도 됩니다. 오히려 화학을 못하면, 계산으로 밀어 붙이게만 되고 '화학은 계산만 맨날한다' '화학은 수학이다'등의 말을 하게 됩니다. 계산을 빨리 하는 것이 화학 실력이 아닙니다. 그건 '가짜 화학 실력'이에요. 논리적인 사고과정들을 떠올리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그럼 이 훈련을 어떻게 하느냐? 간단합니다. 이러한 사고과정을 밥 먹듯이 하여 몸에 베어버린 사람들의 문제 풀이 과정을 유심히 지켜보면 됩니다. 그런 사람이 어딨냐구요? 학원에, 인강에, 여러분의 태블릿속에, 그리고 제 과외수업에 널려있습니다. 강사들이 풀어주는 것을 보며 '음 그렇네 근데 왜 난 못하지'에서 끝내서는 안 됩니다. 무엇을 근거로,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알아야 합니다. 저 사람이 "간단하고 당연하게 생각한 사고과정이 무엇일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 과외 수업은 화학식량과 몰/양적관계/중화반응의 문제들을 topic을 나누어 수업합니다. 각 topic, 조건별로 행동강령을 결정하고, 문제풀이에 '당연함'과 '논리'가 스며들도록 수업합니다. 그렇게 해야만이 학생이 온전히 새로운 사고과정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어려워한다고 반응식을 다 써주고 식을 다 써서 학생들을 이해시킨다고 해서 실력이 늘지 않습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수업은 가만히 앉아서 앞에 있는 사람이 말하는 거 필기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수업을 들으면서 머리를 쓰고 받아들이고 본인과 비교해야 합니다. 수업 다 들었으면 공부 끝났을 때처럼 힘든 게 정상입니다."
반응이 좋으면 앞으로도 말씀드리고 싶은 것들이 많으니 좋아요와 팔로우 부탁드립니다! 진짜 개열심히 썼는데 다시한번 개추 부탁드립니다
※ 지난 번에 문의가 몇 번 들어와서 미리 안내드립니다. 현재 과외는 팀과외만 모집중입니다. 3명 이상의 팀을 학생이 모으셔서 연락을 주시거나, 혼자 신청한 후 팀이 모일 때까지 대기해주셔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쪽지/댓글로 문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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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모지만 1컷 42맞다고 보시나요?
시험지 보면 6모인 거 감안해서 42가 이해는 됩니다. 아주 이상하진 않았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본문에도 있듯이 난도보다 새로움이 강한 무기였던 시험지인 만큼 같은 정도로 수능이 출제되면 1컷 47~48이 나와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화학 무서워요
화학 쉬워요.
맞아요 옛날에 봤던 문제들도 보고 킬러는 쉽고 해서
또 강사들 이거보고 문제 엄청 만들면 결국 47로 수렴할거같은..
모의고사 잘 풀었습니다!
근데 너무 기출변형같고 너무쉬워서 더 어렵게 내주세요!
넵 시즌2에서는 반영해서 조금 난이도를 머겹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