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국어 독해력1(고1,2를 위해)
게시글 주소: https://ys.orbi.kr/0004796909
1. 개요
독해력 발달의 세 단계를 비유적으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눈으로 하는 독해
뇌로 하는 독해
정신으로 하는 독해
세 단계는 가장 하위 단계부터 발달하기 시작하고 하위 단계의 발달이 상위 단계의 발달에 영향을 미칩니다. 각 단계마다 발달하는 시기가 있어서 보통으로 중, 하위 단계의 발달이 청소년의 시기에 끝이 납니다. 사람에 따라 자신의 노력과 환경에 따라 각자 다른 단계에서 발전을 멈춥니다. 따라서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노력을 한다면 가장 높은 단계의 독해력을 가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눈으로 하는 독해
눈으로 하는 독해란 독해의 첫 단계입니다. 독해의 기본(기본적인 독해, Basic Literacy)은 글자를 소리로 바꾸는 능력, 자주 만나는 단어(고빈도 단어)에 관한 지식 등 모든 독해에 필요한 기본 능력을 익히는 것입니다. 대부분 취학 전까지 이런 ‘읽기’ 능력을 갖춘 다음 지속적으로 능숙해집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의 의미나 일반적인 이해 전략을 익힙니다. 이 단계에서는 글 읽기에 능숙해져서 여러 음절의 단어의 음가(音價)를 쉽고 빠르게 연상할 수 있게 되고, 자주 등장하지 않는 단어의 음가 역시 자동적(반사적)으로 떠올릴 수 있게 됩니다. 구어(口語, oral language)에서는 자주 사용하지 않는 단어를 포함하여 세분화된 영역의 다양한 단어를 배웁니다.
중학교를 마칠 무렵에 이정도 수준의 독해 능력을 완성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간혹 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에게서도 부진한 상태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이런 학생들은 글을 읽지 못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일반적인 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글을 읽는 속도와 정확성이 아주 미세하게 부족합니다. 비록 미세한 차이에 불과한 것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완전히 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과정들이 원활히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이해가 부족함을 야기하는 것입니다.
한편으로 ‘읽기’는 충분히 익혔지만 눈으로 ‘읽기’가 독해의 최종 단계인 듯 생각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습니다. 이것은 분명히 큰 문제입니다. 읽는 것의 기초는 글자를 알고 글자에 맞게 소리내어 읽을 수 있는 것이므로 <눈으로 하는 독해>는 모든 독해의 기본입니다. 하지만 ‘읽고’(독讀) 난 다음 ‘이해’해야 독해인데 그저 읽기만 하고 읽은 것을 되풀이해서 말하는 것(기억하기만 하는 것)만을 독해라 할 수 없습니다. 글에 무엇이라고 쓰여 있는 것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나 그렇게 읽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눈으로 하는 독해는 독해 능력을 축적하는 첫 단계이자 독해 능력의 기초입니다. 따라서 어린 시절부터 능숙하게 읽음으로써 더 자라서 높은 수준의 글을 능숙하게 읽고 이해하는 상위 단계의 독해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글을 읽으면서 그것에 대한 아무런 생각(해석)을 하지 않는다면 어린아이와 같이 눈으로만 하는 독해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 있게 됩니다. 눈으로 하는 독해는 독해의 첫 단계이지, 결코 독해의 마지막 단계가 아닌 것을 주지해야 하겠습니다.
뇌로 하는 독해
살짝 어려운 이야기를 비유적으로 하겠습니다. 우리 뇌에는 가상의 공간이 있어서 외부로부터 정보를 들여와 작업을 하는 작업장과 지식을 장기적으로 보관하는 창고가 있습니다. 작업장에는 새롭게 마음속에 들어온 정보와 작업을 위해 창고에서 꺼낸 지식이 만납니다. 마치 자동차 정비소에 차가 들어오는 것과 같습니다. 온갖 부품과 장치들로 구성된 자동차가 정비소에 들어와서 부품 교체나 오일 교환을 합니다. 눈으로 하는 독해는 독자가 글에 담긴 정보를 만나는 것과 같습니다.
뇌로 하는 독해란 글 곧 정비할 자동차에 필요한 부품을 창고로부터 꺼내오는 것, 곧 지식의 창고로부터 글과 연관된 지식을 연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작업장에서 글과 지식을 만나게 하는 것입니다. 작업장은 무한정 큰 공간이 아니라서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전에 하던 작업, 주변에서 하던 작업이 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바람에 혼동을 일으키거나 한꺼번에 여러 작업을 하기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글을 읽으며 관련 지식을 연상하고 정보와 정보를 통합하는 작업이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특정 방식으로만 통합 작용을 하듯 통합 작용의 능숙도와 다양성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지식 창고로부터 정보를 연상하고 글과 결합하는 것이 바로 추론입니다. 추론은 의도적으로 노력해서 할 수 있기도 하고 잘하기 위해 의지를 갖고 꾸준히 연습한 결과로 필요한 상황에 자동적으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이든 눈으로 하는 독해에서 얻은 정보에 뇌가 반응해서 추론을 하므로 뇌로 하는 독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건을 집어던지면 깨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단순한 추론에서부터 논리적, 종합적 추론과 창의적, 비판적 사고 등이 포함됩니다.
뇌로 하는 독해는 지식을 활용하는 것이므로 우선 지식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뇌로 독해를 하면 지식을 축적하는 능력도 발전합니다. 여러 글 읽기 상황에서 지식을 연관시키고 활용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뇌로 하는 독해 역시 학습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눈으로 하는 독해와는 조금 다릅니다. 눈으로 하는 독해를 위해 읽기 훈련이 필요하다면 뇌로 하는 독해는 추론 훈련이 필요합니다.
정신으로 하는 독해
이번 장에서 설명하려고 하는 것이 바로 이 독해입니다. 눈으로, 뇌로 독해를 할 수 있는 독자가 보다 상위의 전략을 실행함으로써 도달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독해를 실행하는 주체를 뇌에서 정신으로 옮기면 보다 상위 수준의 독해를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최고 수준의 독해력은 사고력(언어-인지능력), 정서, 태도가 완벽히 결합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학습 동기와 의지를 제공해 주는 자아존중감, 지식에 대한 열정이 있어야만 높은 수준의 문해력에 도달할 수 있고, 학습 성과로 인해 문해력이 자아존중감과 지식에 대한 열정을 높여주는 선순환을 이루게 됩니다.
미국의 연구자들은 고등학생 대부분이 기본, 중간 독해 기술(눈, 뇌로 하는 독해)을 마스터하여 이야기 글(narrative story) 읽기는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그들 중 많은 학생은 과학, 역사, 문학, 수학, 기술 방면의 어려운 글을 이해하게 해줄 단계에는 전혀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였습니다. 이런 현상은 피라미드와 같은 구조를 하고 있는 독해 능력은 하위 단계(눈으로 하는 독해)부터 점차적으로 상위 단계를 익히는 것인데 교육에 대한 관심이 하위 단계에만 편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여서 상위 독해력이나 청소년기의 독해력 교육을 위한 사회적 인식과 교육 환경이 마련되어있지 않아 청소년 대부분이 높은 수준으로 독해력을 향상시킬 기회조차 갖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여러 방면에서 개인의 독해력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형성됩니다. 하지만 독서 이외에는 독해력을 발전시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딱히 아는 것이 없습니다. 그나마 어린 시절에는 독해 능력을 완벽히 갖추어야 한다는 의식이 있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지도가 풍부합니다. 시중에 독서 지도에 관한 많은 책이 있고, 어릴적 독서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은 누구나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독해력 향상을 위한 교육이 평생 교육으로서 지속적인 학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적절한 교육이 있다면 발전할 수 있을 학생들을 방치한 채 소수의 학생들만이 상위의 독해 수준에 도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우리 청소년들이 가장 높은 수준의 독해에 도달하여 학문적, 직업적으로 성공하고 삶의 즐거움을 풍성하게 누릴 수 있도록 정신으로 하는 독해, 학문적 독해가 어떤 것인지는 이후에 구체적으로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보통 의료계쪽은 추합 2차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나요? 1
3차 4차는 별로 없는 경우가 많나요? 아님 대부분 다 3,4차 까지 가는가요?
-
성적이 지구과학이 엉망인데 내년에는 과목 바꿔야 하나 고민중입니다
-
메가 환급받을때 수능 채점은 가채점 해야만 가능한가요? 0
가채점 안해서 뭐틀린지 모르는데 채점 어케해야함? 걍 맘대로 적어내면 되나
-
왜냐면 제가 국어한테 통수맞았거든요 작수 2 올해 6월 9월 2 1 그리고 수능...
-
미적 1? 2
가채점은 66/18에 84라서 메가에서 2떴는데 방금 성적표 받았는데 1뜸 1컷이...
-
ㅈㄱㄴ
-
사회문화 1컷 2
올라갈까요?? 지금 딱 42라..올라가면 최저를 못맞춰요...ㅜㅜ
-
언매 94 확통 88 영어 90 정법 47 사문 42
-
이과 국 94(언매) 수 96 물1 50 지1 45 인데 연대 IT융합공학과 활우를...
-
1. 슬슬 기출 보는거 의미없음. 사설 그것도 괴악한 사설 푸는 연습이 도움됨 2....
-
생명 50 화학 35 뒤통수 개 쌔게 후려맞았다 찍은 거 다 틀림
-
씨발 ㅋㅋㅋㅋ
-
옆에 계신분은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이자 부인 두분이 심심할때 수능수학풀기 내기를...
-
화장실에서 19 급이라 하길래 아 개소리겠지 하고 넘겼음... 난 현장감인줄...
-
ㅈ반고임 갓반고임? 12
작년 울학교 대입 결과라는데 ㅈ반임? 자사였다가 그냥 일반 사립으로 떨어진 학교인데...
-
경북대 vs 광운대 화학공학과 경북대는 3시간 걸리고 광운대는 2시간 걸리는데 어디가는게 나을까요
-
인하대 아주대 공대랑 부산대 경북대 공대 중 선택 38
집은 일단 대구랑 부산은 아닌 지방입니다 요즘 다들 서울권 수도권 집중화가 되는...
-
인하대 아주대정도면 18
이공계이긴한데 좋은대학 맞죠?? 오르비에서 보니 너무 눈이 높아져서 한양대 성균관대...
-
나군 연대 미래캠이고 307명 뽑는 학과에 1237명 지원했고 최초예비번호는 591번입니다..ㅠㅠ
-
마킹 다 한다는 전제로 수능 평균 2등급 받기 vs 평균 8등급 받기 어느쪽이 더...
-
의대1 수의대1 연대1 성균관1 중앙1 나머지 다 그 아래
-
김지원 아나운서 한의대 입학실패, 충격적이고 좋은일 생겨… 5
https://www.xportsnews.com/article/1524248
-
원래 4칸~6칸 정도 뜨던 곳이엇는데 최종 업뎃에서 9칸이 뜨더라고요... 이러면...
-
(생윤) 이지영 임정환 김종익 현돌 다 해본 사람이 적는 리뷰 + 생윤 공부법 26
1. 이 글은 생윤 선택자를 위한 글입니다. 인강 강사리뷰 + 생윤 공부법...
-
라고 할뻔
-
이과 라인 0
어디정도까지 가능할까요?
-
대부분 언제 가나요,, 졸업후 약사자격증 따고 가나요?
-
사수 의대 목표로 하는게 맞을가요...
-
탐구 1개 반영 대학으로 가능할까요? 오늘자 낙지 기준 조선대 5칸 최초합이네요
-
뜻하는 바가 있어 수시로 반수, 삼반수를 선택했지만 실패하고 이제 수시에 희망은...
-
홍컴 vs 숭컴 1
어디가 나을까요
-
수도권에서 의생명 물치 간호로 갈 수 있는 곳이 있을까요..?
-
국어 망해서 수시 체제가동중 수시 빌고 있는데 어찌 될 지 모르니 정시 라인 추천 좀 부탁드려요
-
21번 풀고 답 이상해서 검토 3번 했는데 날리고 그냥ㅆㅂㅋㅋㅋㅋㅋ 날린 문제가 몇...
-
수능첫해인데다 문이과 통합... 학생들이 대부분 수능을 망쳐서 대거 하향지원하는...
-
기하 2 0
76 기하 2등급 꼴찌 가능?
-
전 9월이랑 비슷하게 어렵던데 수2 수1은 계속 이렇게 어려워질려나
-
1. 오승은(님)-1998년 첫번째 수능 만점자 "모르는 문제가 없었다"...
-
전화기에 전이 2
전자임? 전기 아님?
-
올해 수능최저 3개 3이내라서 전자공학 1.36인데 한양대처럼 커트라인 나올까봐...
-
왜 런쳤어요?? 저도 고민중인데 과탐적응이 힘들지 않을까 고민이네요..
-
입시 질문 4
이과는 과탐선택하고 문과학과에 지원할수 있잖어?? 그러면 문과가 미적선택하고...
-
21학년도 수능 표점 기준 국어 125 수학 133 영어 2 한국사 1 화1 63...
-
딸 아이가 그 험한 논술의 벽을 뚫고 수의대에 들어갔습니다. 부모 마음이야 아쉬운...
-
[잘해줘서 고맙구나!] 재수 시작하고 늘 2등급 초반이나 1등급 간당간당 나오던...
-
막막한 입시 4
올해 고3 2년동안 공부한 것 X 대비한 것? 없음 막막함? 아주 막막함 현재 성적...
-
실지원자 147명에 36명 모집학과입니다 점공 62명 중에 22등인데 합격 가능한가요?
-
고3 학부모님들께서는 지난 연말에 성적표가 나오면 재수 대란이 일어날 것을...
-
피램 어떤가요 4
어떤가용..... 살지말지 고민중인데 비문락 문락 둘다 사도 괜찮을 교재인가요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