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 주의) 전교 300등이 서울대 간 사연
게시글 주소: https://ys.orbi.kr/0004602693
나는 매일 밤, 잠자리에 누워서 나의 하루를 반성했다.아침 6시에 일어나서 씻고, 물 한 잔 마시는데 - 10분
제일 싫어하는 과목 공부하고 - 1시간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고 (걸어가면서 아침에 공부한 내용 생각하고) - 5분
버스 안에서 국어 교과서 외우고 - 30분
학교에 가자마자 아침에 공부한 내용 다시 보고 -20분
아침 조회 시간에 영어 단어 외우고 - 30분
1교시, 수업 내용 스스로 외워 가면서 공부하고 - 50분
쉬는 시간, 수업시간에 공부한 내용 복습 - 10분
2, 3, 4교시를 1교시 처럼 점심시간, 점심 빨리 먹고 - 10분
남은 점심시간 1,2,3,4교시 복습 - 40분
5,6,7,8교시, 1교시와 마찬가지로 수업 끝난 뒤, (실컷, 집중적으로) 놀고, 먹고 - 1시간
씻는 시간 - 10분
다시 책상에 앉아서 5,6,7,8교시 복습 - 1시간
계획했던 공부 - 4시간
집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 오늘 외운 공식 다시 상기하고 - 30분
집에 책상에 앉아서 하고 싶은 공부 - 2시간
나는 이렇게 매일 18시간 이상을 공부에 매진했다. 잠자리에 들어서 나는 그날 내가 한 것을 반성했지만, 내가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은
" 시험점수가 얼마나 오를 것이냐" 는 아니었다.
" 오늘, 나는 나의 청춘을 제대로 살았는가? 나의 인생의 소중한 시간 중에 무의미하게, 무의식의 상태로 쓰레기처럼 버린 시간은 몇 분이나 되는가? 오늘의 모든 시간이 정녕 나의 의식과 함께 했는가?
모든 시간의 주인이 진정 < 나 > 였는가?
나는 나 " 한석원 " 으로 오늘을 살았는가, 라는
이 질문을 단 하루도 빠짐없이 스스로에게 던졌다.
매일 냉정하게 반성을 해도 버려진 나의 시간은 언제나 한 시간 이내였다. 나의 고3 시절은 인생에 있어 그 어떤 시절보다 내 자신에게 충실했던 시간이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그 시절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전 세계의 수험생 중에서 누구도 그때의 나보다 더 열심히 공부할 수는 없다! 더 하는 인간이 있다면 아마도 그는 인간이 아닐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자부심이지만, 이것은 지금도 나에게
큰 힘이 되는 자기 확신 같은 것으로 남아 있다.
나는 모범생이 아니었다. 그래서 고3이 되었을 때, 다른 수험생처럼 큰 숙제를 떠안은 듯 걱정이 많았다.그때까지 하고 싶은 것만 열심히 했던 나쁜 습관 때문에 수학과 물리를 제외하면 제대로 공부해 본 과목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대학은 한 과목만 보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피할 데가 없었다.내가 택한 방법은 수학과 물리를 제외한 전 과목을 정면 돌파 하자는 것이었다.
좋은 책을 골라 공부하겠다고 생각하는 시간도 아깝다고 여겼다.
나는 무조건 책을 한 권 골라잡았다.
그렇게 한 권을 붙잡으면 싸우고 또 싸웠다.
그 책에서 모르는 것이 단 한 줄도 남아있지 않을 때까지 복습에 또 복습을 했는데,
그렇게 전 과목을 한 권씩 독파하고 나니
5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 있었다.
남들은 몇 권씩 문제집을 푼 상태였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개념조차 없으니
풀 수 없을 것이 분명했으므로 쳐다 보지도 않았다고나 할까. 5개월이 지난 뒤에는,
이제 완벽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전 과목 참고서를 또 한 권씩 샀다.
이때는 처음 봤던 책을 옆에 두고, 그때 공부할 때 메모해 두었던 요점을 읽어 보며 문제를 풀었다.
두 번째 책을 보는 방법도 처음과 다를 바 없었다.
전 과목에 걸쳐 단 한 줄도 모르는 부분이 없어질 때까지 독파하자. 이번에는 두 달이 걸렸다.
세 번째 책을 사서 맨 처음 봤던 책의 메모를 보면서 전 과목을 보는 데 한 달.
네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2주.
다섯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1주.
여섯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1주.
일곱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4일.
여덟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4일.....
이렇게 하고 나자 이제는 서점에 가 봐도 더 이상
볼 책이 없었다.시중에 나와 있는 책에서
모르는 것이 없었던 것이다.
아직도 시간은 한 달이나 남아 있었다.
한 권의 책을 어떻게 공부하느냐에 대해 쓰려 했는데 몇 줄에 끝나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단순한 방법이라서 수험생들이 쉽다고
여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 몇 줄의 방법대로 공부하느라
나는 손가락의 근육이 잘못 되었다.
학원에서 나를 본 학생들은 알겠지만 나는 연필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다른 사람이 연필을 잡는 것처럼 잡으면 힘의 균형이 무너져 글씨를 쓸 수 없게 된다.그래서 내가 연필로 문제를 푸는 것을 처음 보는 학생들을 매우 당황해 한다.
이상하게 손가락을 꼬아 가며 나만의 방식대로
연필을 잡으니 말이다. 보는 사람에게는 불편한 일이지만 내게는 내 인생의 치열했던 시기를
떠올리게 하는 " 자랑스런 불편 " 이다.
나는 이만큼 치열하게 공부를 하면 뇌의 구조가 바뀐다고 확신한다.
아무리 머리가 나쁜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만큼 노력한 사람이라면 생각의 질서가 바뀌게 되어 있다.
생각의 질서가 바뀌고 생각의 폭과 깊이가 바뀐 사람은 문제를 읽고 파악하고 해결하는 능력과 속도가 바뀐다.
그래서 성적이 바뀐다.
점수 몇점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만큼 바뀐다.
전교 500명 중 300등이었던 사람이 전국의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부러워 할 점수를 받을 수
있을 만큼,
그래서 원하는 대학은 어디든 갈 수 있을만큼 바뀐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2주일의 기적 야호~
-
고2 정시 파이터인데 투과목 해보고 싶은데 어떰? 배기범이 난이도는 많이 차이 안 난다하던데
-
지금 adhd 있어서 복용하는데 하…체질상? 인지 콘서타 36mg 복용중인데...
-
다가와 다가와
-
저격합니다 17
네
-
울이터졌네 5
이번엔또얼마나
-
재수하고 24수능, 실망했지만 타협했고 건대 대형공대 들어갔고 1학년 과탑까지 먹음...
-
검사되고싶다 1
근데 마법사도 좋은데 뭘 해야할질 모르겠네
-
근데 그게 맞음 실제로 애새끼니깐 내면이 단단한 사람이 돼야 하는데
-
혹시 이정도로 수학 부족한가요? 9모 때 수학 높2까지 올리고 싶어요..
-
검사가 되려면… 0
제목 그대로 검사가 되려면 보통 몇년 정도 잡아야 하나요? 대학 입학 부터 검찰에 들어가기까지…
-
안빈낙도하고싶네 5
-
약간 덜렁거리는데 나름 연상이랍시고 리드하려 하다가 지도 모쏠이라서 약간 어설픈 그런 누나
-
성적 전체공개 질문받음 21
-
덕코 안줘
-
연상은 11
Xx으로판타지가잇고 연하는내가정말사랑해줄수있을것같음
-
오노추 3
아실분들은 알듯...
-
새벽반 진짜 있나보네 10
본사람 또보고 또보고ㅋㅋㅋ
-
이걸안해?왜안해?해줘!해줘!해줘!
-
근데 그게 아니더라고 외모는 변했어도 사람 자체가 설레더라고
-
2009기출 부터 이제 2016기출까지 왔는데 언제 2024기출까지 보냐.. 특히...
-
고2 현역 정시파이터인데 약대를 목표로 하고 있음 중간고사에서 어느정도 공부 잘하는...
-
이왜진
-
난 새벽반임? 5
아침에도 점심에도 저녁에도 밤에도 새벽에도 항상 나타나는데 새벽반인가?
-
백분위 82면 3등급 후반인가요?
-
오랜만입니다…. 화작 미적 사문 지구인데… 뭐 하나 특출나게 잘하면 몰빵 공부법...
-
더러운 뒷골목을 헤메고 다녀도~
-
으흐흐
-
연애 기원
-
기출을 한번 풀면 다시 풀 때는 안틀리는데 똑같은 문제를 변형해서 내면 못풂 이거...
-
제발 수능때도
-
당신께 드리고 싶은 말이에요
-
국장 질문.. 7
제가 반수생이라 학점이 진짜 조져놨는데요.. 제가 내년에 학교를 바꿔서 신입생으로...
-
한번 풀면 시간차 두고 풀어도 22 30급 아니면 다시 풀 때 그냥 바로 풀리지 않음?
-
수학 n제 0
6모 미적 73 n제는 엔티켓 시즌1 빅포텐 12 풀고 하사십1 풀때마다 대가리...
-
서울 한복판 특히 시가지 내에서 시속 100 정도로 역주행 차량은 제네시스 G80...
-
. 1
근데 잘 안 풀리는 문제는 어디까지 알아야되지 거의 무덤을 파는중..
-
운이 좋았다
-
모두 화이팅!!
-
선착순 1명 25
제 생일을 가장 먼저 맞추는 오뿌이에게 천덕
-
나기출vs자이 0
제가 늦게 수능 뛰어들어서 당장 국어 기출 사서 풀랴고 하는데 문학 독서 나기출이...
-
6모 ㅇㅈ 2
재수하게 생김 ㅠㅠ
-
태그 아무것도 안눌렀는데 저거 다 눌려있길래 다 취소함 이 글 쓸 때 보니까 없네
-
넵
-
나 전엔 뻘글 어케 썼지 ㅠㅠ
-
술식 on 0
술식 : 불면증 효과 : 발동 시 사용자의 의지와 관계없이 잠이 오지 않음 한번...
-
팬은 아니지만 강강약약 기아 좀 매력있네 꼴데에겐 한없이 다 퍼주시더니 강팀만 만나면 ㄷㄷ
-
저도 덕코주세요 0
-
이벙 6평은 딱 2컷점수 받음 걍 불후의명강 스피드로 ㄱㄱ?
한석원과 고승덕 누가 더 독할까
저는 고승덕에 한표..
개인적으로, 그들의 독함을 비교하는데에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그들의 독함은 칭찬받아 마땅하다는 것에 의미가 있죠
그냥 그렇다구요^^
그는 갓빡빡이라 불릴 자격이 있습니다.
갓빡빽이ㅋㅋㅋㅋ ㅋㅋㅋㅋ
너무 많이 읽어서 외울정도 ㅠ
수학 물리는 원래 잘하셨나보네
수학 물리 잘하면 게임 오버인듯ㅜㅜ
석원쌤 존경합니다.ㅠㅠㅠ 이과는 아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