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변선생 [342667] · MS 2010 · 쪽지

2013-11-29 14: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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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입시를 처음 치르는 학생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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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상변선생입니다.






수능 성적이 공개되었고 이제 본격적으로 입시철이 시작된 것 같습니다.






제가 입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마츄어적인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부터 하는 말은 참고만 하세요. 올해 처음 입시를 접하는 학생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기초적인 내용을 말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내용은 얼마 안 되는 예전의 재수반 담임의 경험 + 재수학원에서 주워들은 이야기 + 제 스스로 입시를 겪으면서 알아온 것들 등이 토대가 된 것입니다. 이런 내용은 입시만 전문으로 하는 입시전문가들의 수준의 것이 될 수 없음을 미리 말씀 드립니다. (참고로 말씀 드리자면, 대형 입시학원에는 오로지 입시만을 전담하는 전문가분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투스 청솔 이종서 소장님 같은 분들은 1년 내내 입시만 다루십니다. 이런 일을 10년 넘게 해오신 분들이죠... 저처럼 수박 겉핥는 사람들이 그런 분들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하죠.)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라인을 잡는 일입니다. 이 라인들을 모아 놓으면 배치표가 됩니다. 배치표에 대학교를 앉히는 작업은 그래서 상당한 전문성과 데이터를 요구합니다. 하지만 배치표는 태생적 한계가 있습니다. 이 한계를 알고서 입시에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그것을 모르는 학생들이 꽤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배치표가 갖고 있는 속성과 그 한계에 대해서 말해보려 합니다.






1. 배치표는 과거의 내용에 기반을 둠 : 배치표는 보통 “예전에 이런 결과가 나왔으므로 앞으로도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이다.”식의 접근에 기초합니다. 따라서 급격한 변화가 생기게 되면 배치표에 맞지 않는 일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보면, 입시를 치른 후에 보면 항상 폭발이니 펑크니라는 말이 나오게 되는데요, 폭발과 펑크라는 말이 나오기 위해서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그 기준은 바로 배치표 라인 같은 것들이랍니다. 그것보다 올라가면 폭발이고 내려가면 펑크라고 하죠. 하지만 폭발과 펑크라는 말에는 “이 학교의 이 과는 이 점수가 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는 전제가 깔리는 것입니다. 마치 주식시장에서 애널리스트들이 이 회사의 주가는 얼마가 적정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중요한 것은 그 회사의 실제 주가이지 애널리스트가 제시한 적정선은 아니죠. 배치표가 이렇기 때문에 매년 배치표에 맞지 않는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배치표 라인보다 그 해의 입시 결과가 더 중요하구요...






2. 배치표에는 추세를 통한 예측, 대학 측의 로비/청탁, 사회적인 시각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음 : 배치표가 기본적으로 과거의 내용에 기반을 두기는 하지만 추세가 보이면 어느 정도 추세를 반영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특정 학과에 대한 인기, 특정 학교에 대한 인기 같은 것들을 통해서 작년의 결과가 달랐을 지라도 추세에 맞도록 배치를 합니다. 즉 과거의 결과만 그대로 반영할 경우에 매년 배치표가 바뀔 것이고, 혼란이 생길 것이고, 입시 결과는 배치표와의 편차가 커질 것이기 때문에 과거의 내용만을 기초로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보편적 추세가 배치표에 반영이 됩니다. 오르비에서 인기학교와 과를 학생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이런 추세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또한 배치표에 경쟁관계가 있는 대학들이 서로 상대보다 더 높게 올려달라는 로비/청탁이 있습니다. 대학교 입시 관계자와 학원 입시 담당자는 서로 상생의 관계가 있기 때문에 이런 로비/청탁이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일부 학교와 과의 경우에 기존 세대들의 인식이 높아서 실제 점수보다 더 높게 배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내용은 입시 세미나에서 들은 내용입니다.) 따라서 이럴 경우에 배치표가 입시를 이끌고 가려는 힘이 생깁니다.









3. 배치표는 표점의 단순합산에 기초 : 일반적인 배치표(장판지 배치표)는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들은 표준점수의 단순합산에 의해서 백분위를 반영하는 대학들은 백분위의 단순합산에 의해서 점수를 계산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대학전형에서는 “반영비율”대로 반영이 됩니다. 이것은 엄청난 결과 차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국영수에서 120, 120, 120 점을 받는 A학생과 115, 130, 115 점을 받은 B학생의 단순합산 점수는 똑같습니다. 즉 배치표상에서 같은 라인이 됩니다. 과목별로 반영비율이 25%씩 똑같다면 두 학생의 점수는 같겠지만 영어의 반영비율이 30%가 되는 순간에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B학생은 유리하고 A학생은 불리합니다. 둘이 이 학교의 이 과에서 만나는 순간 합불이 갈릴 수 있습니다. 학교들마다, 그리고 학과들마다 반영비율은 다 다릅니다. 따라서 반영비율을 고려하지 않는 배치표 점수는 참고만 해야지 그것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4. 배치표마다 조금씩 차이가 존재 : 배치표를 단순히 1년 전 입시결과의 내용으로만 만든다면 모든 배치표가 같겠지만 배치표에는 만든 사람들의 예측 및 시각이 반영되기 때문에 만든 곳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존재합니다. 물론 만드는 과정에서 서로의 배치표를 참고해서 수정하기도 하겠지만, 다른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어느 한쪽의 배치표를 믿어버리면 위험할 수도 있고 내 점수를 손해볼 수도 있습니다. 입시라는게 주식과 비슷해서 정말 아무도 모르는 일들이 발생하고 운이 따르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어떤 배치표를 참고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으니깐요... 나중에는 어느 회사의 배치표를 참고한 학생이 많은지, 내가 가려는 학교에 관한 입시정보를 어느 회사 것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런 고려사항들이 많아지다 보면 고려하지 않는 것과 같은 결과가 나오기도 합니다.









이런 배치표의 속성과 한계를 알고 나면 입시를 바라보는 눈이 바뀔 수 있습니다. 오히려 실전에서는 배치표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경쟁률”입니다. 배치표의 모든 내용을 뒤집어 버릴 수 있는 것이 경쟁률입니다. 즉 폭발과 펑크는 경쟁률에 의해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쟁률이 예전보다 확 올라가면 점수도 올라가고, 반대의 경우에 점수가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재수반 담임선생님들 중에는 경쟁률의 추이를 계속해서 추적 기록하고 추세를 살피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 전해의 경쟁률 추이와 비교를 해서 올해 경쟁률이 어떨지를 판단하고 그 결과로 마지막 조언을 하는 것이죠. 올해 어떤 학교의 어떤 과에 사람들이 몰리고 빠질지는 아무도 모르죠. 언제나 입시에는 눈치작전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매년 학교나 과에 대한 훌리가 등장하는 것입니다. 한쪽으로 몰리게 하면 다른 쪽이 비는 것이죠... 스타크래프트랑도 비슷합니다. 빈집털이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죠. 따라서 잘 살펴보셔야 합니다. 특히 상위권 학교와 과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면 폭발과 펑크가 확연하게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경쟁률로 인한 몰림 현상이 빈번하게 한 학교 내에서 학과들 사이의 순서를 뒤집기도 합니다.












지금부터 여러분들이 입시를 위해서 했으면 하는 것들을 나열하겠습니다.






1. 스스로 정보를 찾으세요!



 스스로 찾은 정보가 가장 좋은 정보가 됩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예전에 담임을 할 때, 한 학생이 있었습니다. 그 학생은 사전보다 두꺼운 입시자료집 한권을 사다가 7시간 넘게 읽으면서 자신에게 맞는 학교와 과를 찾았습니다. 학생들이 받는 점수가 다 제각각이기 때문에 분명 자신에게 가장 최적화된 학교와 과가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 학생은 그런 학교와 과를 하나 찾아냈고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 정도의 노력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부탁을 합니다. 제 점수를 봐달라구요... 하지만 전문가들도 그 학생에게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학교와 과를 선택하려면 최소한 몇 시간을 찾아봐야 합니다. 하지만 몇 시간 입시상담을 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죠. 이제부터는 국영수탐을 공부하는데 들인 노력을 이제는 입시에 쏟아 부으세요. 내가 전체적인 입시전문가가 되지는 못할지라도 적어도 내 점수와 패턴, 그리고 내 점수대 학생이 지원하는 학교와 과에 있어서만큼은 입시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최소한 비교내신이 되는 곳인지, 내신의 실질반영비율이 얼마가 되는지, 내신 실질반영비율에 따른 재학생과 재수생의 유불리라든지, N수생 경우에 비교내신이 나에게 유리할지 불리할 지, 내 수능 점수가 비교내신이 되면 어느정도의 점수가 나올지, 내 점수의 패턴은 어떤 학교/과와 맞는지 등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2. 적극적으로 정보를 획득하세요!



 입시 자료집을 구입하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입시 설명회도 가세요. 이투스 청솔 같은 경우에도 전국 순회 입시설명회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곳에 가면 자료집도 나누어주고 입시 전문가가 하는 말도 들어볼 수 있습니다. 그런 말은 나의 독특한 사례에 대한 것을 알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읽고 입시 배경지식을 쌓기 위해서 필요한 말들입니다. 청솔뿐만 아니라 다른 입시기관들에서도 설명회를 할 것이구요, 잘 들어보면 도움 되는 것들이 있을 것입니다. 또한 대학에 보면 입시 담당 부서가 있습니다. 내 점수를 불러주고 그 점수로 작년에 합격이 가능했는지 같은 것을 물어보시면 상당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 제 담임반 학생 중에 한명도 배치표에서는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이런 식으로 정보를 얻어서 대학에 합격한 사례가 있습니다.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3. 경쟁률의 특성을 살피세요.



 원서 첫 날 지원자들은 보통 지르는 것들 이거나 보험용 성격이 강할 것입니다. 미리 지원해서 경쟁률을 높이고자 하는 심리가 들어가는 것이죠. 마지막 날에는 눈치지원이 몰리게 되어 있습니다. 눈치지원은 아무래도 배치표상의 점수부근의 것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최종 경쟁률 공개 전에 마지막 공개되는 경쟁률 상으로 가장 경쟁률이 낮은 과는 오히려 최종에서 경쟁률이 폭발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경쟁률이 감춰지는 이 시간대에 올해 입시 결과가 결정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시간에 일반적인 학생들이 어떻게 행동할까를 생각해보고 그에 따라 나에게 이익이 될 지원이 무엇일까도 생각해보세요.









제 미천한 입시 지식이라도 도움이 될 분이 있을 것 같아서 글을 써봤습니다. 저에게 점수로 상담을 요청하지는 마세요. 저는 그 분야에서 손을 뗀지 오래 되었으므로 잘 모릅니다. ^^ 그리고 요즘은 시스템들이 좋아져서 시스템에서 계산되는 점수가 실수도 적고 객관적으로 판단하기도 좋은 것 같습니다. 사람이 일일이 계산하는 것이 좋은 경우도 있긴 합니다. 입시기관에서 대외비로 쓰는 자료들이 있습니다. 작년에 합격한 또는 불합격한 사례를 모아놓은 것들이 있는데요. 그것들을 갖고서 점수를 표준화시켜서 비교하기 위해서는 일일이 계산을 해봐야 합니다. 그런 자료가 있다면 스스로 계산해볼 가치도 있습니다.






 올해는 A/B형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기존의 것들이 크게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영어B형 같은 경우에는 표준점수를 예전 것으로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올해 30%빠진 것도 고려해야하고 작년기준을 적용하면 실제로는 내 점수를 손해볼 가능성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작년에 1등급 후반 학생보다 올해 2등급 초반 학생이 더 잘한 것일 수 있구요, 입시에서는 더 좋은 결과가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그런 부분 고려해야 합니다. 최상위권 학생들도 그 점을 고려하세요. 최상위권은 위에서부터 숫자를 세어 나가는 방식으로 합불을 파악하는 선생님들도 계십니다. 그런 방식이 더 잘 통하는 해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올해 이래 저래 입시가 혼란스럽겠습니다. 제 글도 혼란을 가중시켜 드렸을 수도 있겠네요. 파이팅합시다!






* 글의 내용 중에 틀린 것이 있다면 지적해주세요 ^^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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