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비문학 뜯어보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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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비문학 지문을 읽을 때 정의, 역접, 대립, 과정, 인과관계, 예시가 나올 때 모든 감각을 예민하게 열어두었습니다. 우리가 대화를 할 때에도 각자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언어/비언어적 표현을 쓰듯이, 모든 비문학 지문에도 필자가 전달하고 싶은 목적을 부각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쓴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밑글을 읽기 전 유의해주셨으면 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저는 제 기호 사용 방법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기호 사용을 연습하여 체화한 것이 아니라, 수도 없는 비문학 지문을 접해보다가 이렇게 사용하는 것이 저에게 가장 적절한 것 같아 이 방법을 고착화시켰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절대 제 기호 사용 방법을 맹신하지 마시라는 것입니다.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기호 및 독해 방법을 찾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정의’가 나올 때는 다음과 같습니다.
『정정 보도는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달라 잘못된 사실을 바로 잡는 것이며, 추후 보도는 형사상의 조치를 받은 것으로 보도된 당사자의 무혐의나 무죄 판결에 대한 내용을 보도해 주는 것이다.』 - 2010학년도 6월 지문
위 문장에서는 정정 보도와 추후 보도의 정의에 대해 상당히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형식의 문장이 나오면 단어에 세모를 치고, 단어의 정의에 물결을 친 다음 화살표로 그 단어와 연결했습니다. 이렇게 필기해두면 문제에서 관련 단어가 나올 때 쉽게 그 단어의 뜻을 발췌해서 읽을 수 있어 풀이 시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 그 단어의 정의를 이해해서 머릿속에 넣어놓는 것이 더 빠른 풀이 방법입니다.)
‘역접’ 과 ‘대립’이 나올 때는 다음과 같습니다. 두 개가 유사한 것 같아 같이 설명합니다.
‘역접’은 접속어 앞과 뒤의 내용이 서로 반대라는 말입니다. ‘대립’은 화제에 대한 두 가지 관점을 비교 및 대조한다는 말이지요.
『과거에는 개인적인 기록들이 주로 개인의 통제가 가능한 사진첩이나 일기장 등에 남아 있었지만, 이제는 개인의 통제가 어려운 여러 인터넷 공간에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 2019 10월 화법 지문(역접)
『많은 전통적 인식론자는 임의의 명제에 대해 우리가 세 가지 믿음의 태도 중 하나만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반면 베이즈주의자는 믿음의 정도의 문제라고 본다.』 - 2020 수능 지문(대립)
저는 역접과 대립이 나올 때는 같은 방법을 적용했습니다. 문장의 흐름이 바뀌는 부분에 크게 // 를 표시하고 그 문단에 별표를 해두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부분이 담겨 있는 문단일 때에는 간단하게 옆에 A vs. B라고 메모했습니다. 제 경험 상 역접 및 대립이 등장할 때는 항상 문제에서 출제했었기 때문입니다. 2020 수능 베이즈주의 지문도 그랬습니다.
‘과정’이 나올 때는 특히 주목해야 합니다. 과학/기술 지문에서 현상이나 원리를 설명할 때 유용하게 사용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양극과 음극 간에 걸린 고전압의 영향으로 음극에서 방출된 전자는 자기장의 영향을 받아 복잡한 형태의 궤적을 그리며 양극으로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음극에서 방출된 전자는 … 떠돌아다니던 기체 분자를 흡착한다.』 - 2019학년도 9월 지문
저는 ‘과정’이 나올 때는 한 문장이 끝날 때마다 / 를 표시하고 ①, ②, ③, ④, …를 적었습니다(컴퓨터용 사인펜으로). 과정을 정확히 이해해야 ‘과정’ 부분을 응용해서 문제를 출제할 때에도 함정에 빠지지 않고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2019학년도 9월 STM 지문에서는 그 과정이 발생하는 기계의 부품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두었는데요. 저는 기계의 부품에 대해 설명할 때에도 별표라도 쳐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2018년 3월 사진기 지문에도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과관계’가 나올 때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처럼 심장이 과도한 자극을 받게 되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우리 몸을 안정시키려고 한다.』 - 2017년 7월 지문
이 문장에서 발견할 수 있는 원인은 ‘과도한 자극을 받은 심장’, 결과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입니다. 제가 비문학 지문을 독해하며 인과관계를 발견했을 때, 원인에 해당하는 부분은 동그라미를, 결과에 해당하는 부분은 네모를 그려놓고 동그라미와 네모를 연결하는 화살표를 그렸습니다. 나중에는 동그라미와 네모를 그리는 시간이 아까워 중요 어휘에만 표시했습니다. 인과관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 이유는 ‘과정’과 같습니다. 선지에서 원인과 결과를 뒤집어 놓는 경우도 다수 있고, ‘보기’ 문제에서 지문에 등장한 인과관계 말고 다른 인과관계를 출제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시’가 나올 때는 다음과 같습니다.
『가령 ‘내일 눈이 온다.’는 명제를 참이라고 믿거나, 거짓이라고 믿거나, 참이라 믿지도 않고 거짓이라 믿지도 않을 수 있다.』 - 2020 수능 지문
저는 ‘예시’가 나올 때는 필자에게 감사합니다!를 외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필자가 수험생들의 이해를 도와주기 위해 예시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2020 수능 비문학 지문의 첫 문장이 그렇습니다. 어떠한 배경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많은 전통적 인식론자는 임의의 명제에 대해 우리가 세 가지 믿음의 태도 중 하나만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라는 문장을 읽고 어떤 반응을 할 수 있습니까? 바로 다음 문장에서 예시를 들어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에 순식간에 머릿속에서 반응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저는 예시가 등장하면 ‘가령’, ‘예를 들어’, ‘예시로는’ 등의 표지가 나올 때 각 단어의 정중앙에 하트를 크게 그렸습니다.
특히 인문 지문은 추상적인 문장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읽자마자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예시를 들어 설명한 부분을 보면 ‘아, 얘가 이래서 이랬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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