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원서접수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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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의 긴~~~~ 푸념
정시원서접수를 끝낸 학부모입니다
드디어 며칠 전 저희 애가 대학의 정시 원서를 접수했습니다...
지금 잠이 오질 않아요...
왜 이렇게 가슴이 먹먹하고 혼란스러울까요?
사실, 수능 직후에는, 성적표도 안 나오고, 학생의 위치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입시기관의 추정치를 가지고, 수시모집 웅시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여기 저기 설명회 다니고, 이런 저런 자료를 들여다보며 살펴보고요...해보신 분들은 아실거예요...왜 가슴이 답답한지요... 수능시험 결과에 대한 정확한 통계자료가 다 발표되진 않기 때문에, 입시기관마다 천차만별의 누적 백분위가 나온답니다...별로 특별한 변수는 없고, 수험생들의 대학이나 학과에 대한 선호도는 분명히 살아있는데, 어떤 자료를 근거로 지원해야할지 혼란스러웠습니다..어느 학과를 무시하고 우위를 두어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자신의 객관적인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정시 논술과 같은 변수가 없이 수능점수가 거의 절대적인 상황이라 그것이 기준점이 되는데 말이죠...페로즈님과 물량공급님, 고속성장님 등께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그리고 함께 아픔을 나누었던 많은 학생들께도요...
대학에서는 잘 모르실거예요...그 학교에서 공부할 학생들을 뽑으시는 것이니까요...그러나, 뽑혀가야하는 학생들은 다르죠...뽑혀야하니까요...갈기갈기 찢어진 전형으로 인해 남겨진 정시모집 인원...한 자리 숫자는 끔찍합니다!
또한,
모집정원이 많다 해도,
원서 내야하는 입장에서는,
도대체, 수시모집에서 빠져 나간 학생들이 어느 위치에 있는 학생들이 얼마만큼 빠져나갔는지 모르니, 기가 막힙니다. 각 대학들의 남은 정시 모집인원 중 꽤 여러 곳이 1명, 2명, 3명, 4명,...10명..... 처음에는, 제가 본 숫자들이 정말 맞나 싶었습니다...저만 이상한 건가요? 급기야, 정시 모집 시작 직전, 다행히 모집정원이 늘어난 곳도 있었지만, 줄거나 수시합격 동점자 때문인지, 1명으로 바뀐 경우들도 생겼습니다. 놀랍지도, 분하지도 않고, 그냥 슬프네요...학생들은 그냥 웃지요....실질적으로는 2장 밖에 못 쓰게 될 수 있는 원서 한 장을 누가 그 과에 써야 하나요? 저요저요 하고 인증해주길 바라야죠..아니면, 로또 당첨을 꿈꿔야하나요.. 문과만 해도 30만명 이상 수능시험을 쳤습니다...수시합격생들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이제 그런 곳을 포함하여 치열한 눈치싸움 끝에 원서를 내야했고요...물론, 많이 뽑는 고마운 곳도 있습니다만, 그곳이 가고 싶은 곳이 아니거나 갈 수 없는 곳일 수 있잖아요..
수시합격은 학교 교육 충실히 쫓아가서 되는 것만도 아닌데요...
수시 모집에서 불합격하면 정시모집 응시해야하고요...
무사히 수능시험을 쳤다 해도, 마지막 남은 정시모집 카드를 자신의 시험 결과에 맞추어 제대로 쓰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교육부에도, 올해 수험생 자녀 두신 분들 계시지 않나요? 아니면, 친인척이나 지인들의 자녀들,,,
없으시면,
타임머신 타시고,
외고나 특목고 시험을 앞둘 수도 있는 중학교 시절로 가셔서 오셔보세요...천천히...내신준비와 특목고 시험 준비를 할지도 모르는 시간 속으로요...그리고, 이어지는 고1, 고2, 고3의 시간속으로요..
내신의 압박, 논술의 압박에 이어 수능 결과의 극대화를 위한 노력...
고3의 수시원서접수와 논술시험,
극단적 혼란 상태에서의 정시원서접수,
그리고
우선선발 합격자발표,
정시합격자발표,
추가합격자 발표,
미련이 남아서 수시합격자 발표 후에도, 정시합격자 발표 후에도, 전화기 앞에서 혹시 올지 모를 한 통의 전화를 기다려 볼 수 있는 시간으로 움직여 오셔보세요...
정말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요...그냥, 혼란스럽고 답답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가 너무 구세대라서, 새로워지는 시대를 못 쫓아가고 있는지 하루에도 몇 번씩 자문해 봅니다. 그래도 내년에는 이건 아니라야 될 것 같은 생각을 지울 수 가 없네요...
이젠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많아졌다고 기뻐해야하는 것일까요?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지금 이런 경우에, 대학의 다양한 선발 방식이 자칫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대책도 없이 투덜거리기만 해서 한없이 죄송합니다, 그러나, 교육계 전반에 계신 훌륭한 전문가들, 좋은 의견을 갖고 계신 교사들, 학부모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르비에서 만난 보석과도 같이 반짝이는 훌륭한 학생들과 청춘들을 믿기에 이 글을 쓰며 언젠가는 달라질 그날을 믿습니다! 그.훌륭한 의견들을 수렴해서 조금이라도 입시안이 정비되어야하지 않을까요? 제가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못 참고 답답해서 이 나이에 이런 글을 올리고 바보선언하게 되는 것인가 창피하기도하지만, 학부모로서 또 교육에 관심을 갖는 사람으로서 너무 답답합니다...
몇 년 전에는, 한 번, 수능 등급제 실시로 엄청난 일이 있었죠...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런 일이 결정되었을까 싶은데 말입니다..
정시모집인원이 1명인 것도 역사 속으로 흘러 사라지길 바랍니다....
Neat 수능영어 대체 소식은 어땠었던가요! 당장은 안하기로 한 것이 천만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내년에는 A형 B형 시험이 실시된다죠... 왜 걱정부터 되는 것일까요?
대학에서, 그 대학에 최적인 학생을 뽑는 것 정말 중요합니다...
그러나 뽑혀 나가야하는 일반 학생들 입장도 고려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우리 애와 같은 일반 학생들―
특별한 재주도 없고,
스펙도 별로 없지만,
원하는 꿈의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죠...
그 시절엔 그럴 수 있잖아요...
미완성이니까요...
그냥,
내신 중요하다고 하니까, 학교생활에 충실하면서 내신준비 해야 했고,
수시 많이 뽑는다고 해서, 수시 논술 준비도 해야 했고,
마지막 카드 놓칠 수 없어서,
수능준비 해야만 했던 바쁘고 힘들었던 울며 좌절했던 학생들이요...―
그들을 고려했기 때문에 이런 정책들이 나온 것이라고 하시면, 어쩔 수 없지요...
제가 이 시대 교육의 혁신적 변화의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을 뿐이고, 구태의연한 과거를 떨쳐버리지 못해서라고 하신다면, 다시 정신 차려 생각해 보아야 하겠지요...
오르비에서,
우리나라의 청춘들에게서,
우리나라 미래의 대단함을 읽습니다.
그리고...
오늘...
합격 소식을 기다리는 많은 절박함을 읽습니다...
2012.12.31. 희망을 기다리며...
두서없이 그냥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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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입시제도는 투명하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수시의 경우 합격기준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고...
대학측에 일방적인 결정권이 있고 그나마 투명하게 승복할 수 있는 정시는 점점 좁아지는데다
그것마저 누적 백분위를 발표하지 않으니 혼란만 가중되죠.
실력보다는 정보와 운에 맡겨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죠.
같은 심정입니다.
선택해야할 수험생들이 선택당하고 있다는 느낌...현실이네요.
수시의 투명성, 정시비중 적정선 유지....이것만 어느정도 개선되어도
지금의혼란을 90%는 해소되리라 보는데....
감사합니다!!
댓글 주시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다행히 오늘 애가 우선선발 합격했습니다... 함께 숨쉬는 공간에서 이렇게 생각을 나눠주셔서 더욱 기쁩니다.
새해에는 에쯔라님, 죽전뺀질이님, -.,-님, 모두모두 훨씬 더 건강하시고,좀 더 행복한 한 해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올해도 많은 혼란 속에 아수라장이어서, 저희 애 합격 소식에 엄청기쁘면서도 마음 한 쪽이 무겁습니다...
오르비 여러분들! 힘내시고 모두 모두 행복하세요~~!!! 한 분이라도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을 가지시고, 좋은 소식 기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