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려의 말.
게시글 주소: https://ys.orbi.kr/00033361987
힘든 시기입니다.
많은 말들이 오가고, 또 그 많은 말들이 다 모조리 들리는 시기이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올해 내내 힘든 시기를 잘 겪어 왔고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힘내 주세요.
아래는 제 조교분들 중 한 분에게 받았던 원고인데,
아시다시피 올해 서울대의대 합격하여 현재 재학하고 있는 학생의 수험후기입니다.
저 친구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입시에 성공했던 학생들을 보면
마지막까지 여느때처럼 공부하고
"내가 공부 양이 부족해서 수능을 못 치는 일은 절대 없다."
라는 말을 항상 하더라고요.
저에게 기억나는 학생들 몇몇이 있는데, 그 학생들이 꼭 수능 전날에 저런 말을 했거든요.
"선생님, 저는 정말 이번에 어떤 성적이 나와도 인정할 수 있어요.
이 이상으로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만큼 열심히 했거든요.
정말 내년에도 이 정도로는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라는 말을요.
4일이면,
국어 기준으로는 EBS 주요 작품들 수특부터 수완까지
한 번씩 훑을 수 있는 시간이고
기출로도 올해 6, 9, 작년 수능까지 하루 한 회씩 더 풀어볼 수 있는 시간이고요.
그 두꺼운 문법의 끝도 2일만에 끝냈던 학생들도 있으니,
문법 개념들 정리하는 것도 가능한 시간입니다.
그러니 잘 마무리 하시고,
모두들 좋은 소식 가득했으면 합니다.
저는 예열지문들이나 따로 수능 팁들을 직전에는 드리지 않는 편인데,
그건 본인에게 가장 익숙한 방법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기 때문입니다.
이것도 본인에게 필요한 것들을 가장 잘 알고 계실테니
시험장에서 필요한 것들을 정리해보고
마지막으로 확인 정도 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스트레칭도 매일 열심히 하다가도 며칠 쉬게 되면
몸이 잘 안 풀리는 것처럼,
4일이어도 마냥 눈으로만 정리하는 것은
막상 모의고사 한 회차를 다 풀어내는 감이 떨어질 수도 있는 일이라서
되도록 남은 기간동안은
기출 모의고사를 뽑아서 다시 시간재며 문제 풀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답을 다 외우고 있다 하더라도요.
그렇게 자신감과 현장감 모두 가져가시는 게 좋을 거에요.
지금껏 잘 해 왔으니,
시험장에서는 더 잘 해낼 겁니다.
너무 걱정말고, 건강 잘 챙겨요.
----------------------------------------
2020학년도 6월, 8월, 대수능 국어 원점수 각각 97, 97, 98(백분위 모두 100)
광역자사고 내신 1등 졸업, 5학기 내신 전과목 1.02
국어, 수학 표준점수 + 탐구 백분위 기준 2020학년도 9월 모의평가 이과 전국 18등(0.01%),
수능 이과 전국 163등(0.11%)
서울대학교 의예과 20학번 지역균형선발전형 합격, 재학 중인
학생의 수험생활수기입니다.
얼마나 쉬어야 하는가?
돌이켜 보면 작년의 나는 하루도 제대로 쉬어 본 적이 없었다.
컨디션 관리 목적으로 일주일 중에 하루를 쉰다거나 하는 건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였다.
그 이유는 첫째, 나는 고3 재학생이었기 때문에
N수생에 비해 평일에 공부를 하는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쉴 이유가 없었고
둘째, 의도적으로 공부 시간을 줄여서 쉬어도 될 만큼 실력이 완성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매일같이 학교에 나와서 수업 시간에는 필요한 수업을 듣거나 자습하고,
저녁 먹고 난 이후에는 매일 심야 자습 끝까지 학교에서 공부했다.
주말에도 아침 8시쯤 학교에 나와서 중간에 학원 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수위 아저씨가 자습실에 들어와서 정리하라고 할 때까지 학교 자습실에 남아 있었다.
스스로 예외를 만들지 말자고 생각했다.
한번 예외를 만들면 그 다음부터는 예외가 일상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나는 수시를 목표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여름에 몇 주 동안 매주 일요일마다 서울에 있는 면접 대비 학원에 다녔다.
시간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
하루에 많은 수업을 잡아 놓았고,
그 결과 아침에 출발해서 밤 11시가 넘어 집에 도착하는 일정을 매주 반복했다.
정말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쉬고 싶다는 생각보다
수능 공부 양이 줄어든다는 불안이 앞섰다.
특히 6월 모의평가와 7월 학력평가에서 내가 기대한 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았었기 때문에,
여기서 페이스를 늦추면
내 목표만큼 성적을 절대 끌어올릴 수 없을 거라고 확신했다.
에어컨 때문에 감기에 걸려서 목이 나갔지만,
후드를 뒤집어쓰고 마스크를 쓴 채 자습실에서 문제를 풀었다.
몸 상태는 최악이었지만,
내가 지금 공부를 안 해서 미래에 실패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9월 모의평가를 잘 봤다.
만약 수능이었다면 서울대학교 의예과에 정시로 넉넉하게 합격할 수 있는 성적이었다.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만약 내가 결과적으로 실패를 한다면,
9평 잘 치고 망한 수많은 학생들 중 하나로 남겠구나.
난 그게 너무 싫었다.
실패했을 때 주변으로부터 받을 동정과 조소의 시선을 견딜 자신이 없었다.
나는 실패자로 평가받는 것을 비정상적으로 두려워했다.
오직 이 두려움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었고,
벗어나는 방법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서
결국 내가 실패하지 않았음을 세상에 보이는 것뿐이었다.
이것이 수험 생활 동안 나를 움직이게 했던 원동력이었다.
그래서 평소와 똑같이 공부하는 수밖에 없었다.
10월에 연세대학교 의예과 면접형 1차 발표가 있었다.
1차 서류 탈락이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2년 반 동안의 학교 생활 전체가 부정당한 느낌이었다.
내 서류가 그렇게 형편없나?
여기서 떨어졌는데 다른 대학에서도 안 떨어진다는 보장이 있나?
온갖 불안이 의식 위로 올라왔다.
하지만 수능이 한 달 남았고, 나는 그 수능을 쳐야 한다는 것이 현실이었다.
이상하게 오기가 생겼다.
슬퍼할 틈도 없이, 평소대로 공부하려 했다.
거의 끝까지 왔는데, 여기서 내가 흔들린다는 걸 인정하기 싫었다.
11월이 되었다.
수능 직전 마지막 주말도 여느 때와 다를 것 없이 보냈다.
화요일까지 학교에서 평소처럼 공부하고,
수요일에는 짐을 챙기고 집에 와서 남은 공부를 하다가 밤 11시쯤 침대에 누웠다.
내가 공부 양이 부족해서 수능을 못 치는 일은 절대 없다.
이 정도면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수능을 치러 집을 나섰다.
내 작년 수험생활의 후반기를 요약한 것이다.
여름에 정말 많이 지칠 거라는 걸 안다.
이쯤 했으면 조금 쉬어도 된다는 강한 유혹이 들 수도 있다.
자리에서 뛰쳐나가고 싶다는 심정
나도 많이 느껴봤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항상 수능 전날 잠들기 전의 나를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그때의 내가 지금의 나를 원망하지 않을지.
공부 좀 더 할걸 하고 후회하지 않을지.
스스로 ‘이 정도면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해야 한다.
(특히 현역은 휴식에 대해서 더 인색할 필요가 있다.
스스로의 공부 양에 대해 자기 객관화를 제대로 해야 한다.
평일에 공부를 충분히 하지 못한다면 주말에 쉴 이유가 없다)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남들 하는 만큼 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대입이라는 관문을 통과하여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마음속에 있을 것이다.
그 멋진 목표를 다시 한번 떠올려 보자.
그리고 자신이 그걸 얼마나 갈망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그것이 젊음의 한 조각을 불태워,
모든 노력을 걸어서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지금 당장 도전하라.
잘 해낼 거에요.
후회없이 마무리할 수 있도록
조금만 더 힘내봅시다.
파이팅!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이게머지ㅋㅋ
-
수학 omr 0
수능 수학 omr카드 마킹할 때 객관식 마킹이 두 줄(?)이잖아요 혹시 두 번 째...
-
피곤하도다
-
올해 수시 입학취소+정시 모집정지면 내년 표본 역대급 찍는 거고내년 모집정지면...
-
으으윽 처단할끄야 으아악! 이런 느낌이라 뭔가 웃김. 아니 사실 안웃김. 아무리...
-
캬ㅋㅋㅋ역시 대윤카
-
하 진짜 ㅋㅋ 자려던 참이었는데..갑자기 선임분이 뉴스 틀더니 대통령이 계엄령...
-
정석이 수능에는 도움 크게 안된다는 의견이 많더라구요 한완수를 보거나 뉴런이나...
-
뻥임뇨 사실 가능성 있음뇨
-
기릿~
-
사실설탕 물이긴한데 맛있음
-
먹어버렷어 1
-
공대가면 이거 다시 배우나욤?
-
무물보 9
지금 치킨먹는중
-
수학의 정석 2
고2인데 내신때 전부 다 쎈 2회독씩 해서 시험보고 모고 내신 둘다 34왔다갔다...
-
낼 두시 이후에 성적표 출력 가능하다던데 물어보면 거의 알려주시나요?
-
상큼해 4
폰 좀 하다가 자야지
-
나 내가 이학교에 만족하고 열심히 해야겠다 이런애들 진짜 10%는 되나 논술이...
-
메가에 오지훈이랑 엄준식? 있고 대성엔 훈식이밖에 없네 근데 지2안해 이투스에도...
-
걍 베살리우스햄 때처럼 학생들은 카데바에 손도 못대보고 지켜보기만 해야될듯 ㅇㅇㅋㅋ...
-
국어 5등급 노베인데 나비효과 듣고 올오카 듣는게 좋을까요 올오카 바로 듣는게 나을까요
-
오보에테이요오제
-
학원 등록했는데 진짜 재밌는듯 수능판 확실히 뜨고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
안녕하세요 10
산타미쿠에요 https://orbi.kr/00070288272 이거 3시간 남음!
-
아직 대학 원서 넣고 합격자 발표 나왔다던가 모든 절차가 완벽하게 끝난 건...
-
하고싶다
-
최저 너무 맞추겠는데
-
과탐을 보는데 4
서바를 안 봐본 사람이 없나?
-
국힘 지도부 만난 尹 “민주당 폭거 때문…나는 잘못없어” 1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
거친 파도에도 굴하지 않게~ 드넓은 대지에 다시 새길 희망을 안고 달려갈 거야...
-
보수궤멸의 목격자가 되고싶다...
-
차단처음이네 5
글 누르자마자 이상성욕있는 애니사진은 다소곤란함 ㅜ 애니관련제목도아닌데
-
어떰 국어 안늚 컨만 뒤지게하면 될수도
-
입시 정성평가 모든 전형에 학교생활기록부 반영, 정시에도 생기부 반영 비율 최소...
-
이재용 회장 정시 허준이 교수 정시 한강 작가 정시 이래도 인정 안해?
-
25학번 1년 휴학 26학번 미선발 이거라는게 걍 어이가없네 ㅋㅋㅋ
-
진격의 거인 2기의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아직도 진격거를 안보고...
-
어릴때 본건데 아직까지도 선명함 재밌음
-
연치가고싶다 2
-
언매 1컷 0
언매 3개틀린 91인데 과연???!
-
1~2등급 학생들 중 반수생이 꽤나 많을텐데 본인 학교보다 낮은 학교를 가진 않을꺼...
-
한동훈, 계엄군 ‘체포조’ 강력 항의… 尹 “포고령 위반이니 그랬을 것” 3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계엄군...
-
미적이 더 어렵지않았나 물론내가미적틀이라그런거맞음
-
올수능 봤을때 13번부터 결국 시험장에서 멘탈바사삭 14 도형 쫄아서 손도 안댔고...
-
하루종일 11
뉴스에서 윤서결씨 얼굴보니까 속이 안좋네
-
하루는 간다ᆢ 0
D-20*
-
윤석열 12월 중 하야 -> 내년 2월 대선에서 찢 당선인데 만약 이렇게 되면 찢이...
-
매달22달러는조금빡세네
-
화작미적화1지1 희망편 33221 절망편 44231 미적 69 화작 79 화학...
문학 비문학 뭐나올지 예상지문 찍어주실 생각 없으신가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