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로 [791632]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20-02-07 00: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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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에리카 새병원은 "견제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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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서 투수는 바깥쪽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몸쪽 깊은 곳에 파고드는 견제구를 수시로 던지고는 합니다


몸쪽으로 파고드는 견제구를 보게 되면 타자는 본능적으로 움찔하게 되고.. 날아오는 공을 몸으로 맞겠다는 각오가 없는 이상 통상 스윙의 궤적은 짧아지게 되어 있습니다


이때 투수가 바깥쪽으로 흐르는 슬라이더를 홈플레이트에 살짝 걸치게 던지면 대부분의 타자는 그냥 지켜보거나.. 헛스윙을 하게 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한양대 에리카 반경 15km 안팎에 서울대 시흥캠과 연세대 송도캠이 들어서 있고.. 양교 모두 바이오 융합클러스터 조성을 목표로 500병상 규모의 서울대 새병원과 세브란스 새병원을 건립할 예정입니다


산학협력에는 다양한 분야가 있지만 "바이오 메디컬 헬스케어" 분야는 미래산업의 핵심적 가치가 있고.. 더 나아가 파생되는 산업과 경제적 파급효과는 향후 반도체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 되고 있습니다


현재 에리카의 산학협력은 "부품 소재 장비" 분야에 집중되어 있지만.. "바이오 메디컬 헬스케어" 분야 또한 전략적 발전을 위해 놓칠 수 없는 핵심 분야인 것입니다




결국 송도를 중심으로 바이오 클러스터가 집중 육성되기 시작하면.. 대규모 산학협력의 판은 에리카가 깔아놓고, 알맹이는 서울대와 연세대가 거둬가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고, 견제하기 위해 에리카 "캠퍼스 혁신파크" 부지 내에 한양대 새병원을 건립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서울대 새병원과 세브란스 새병원이 들어서는데.. 한양대 새병원 건립으로 견제가 가능한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사실 연세대가 최근 포스텍과 개방·공유 캠퍼스를 천명하며.. 긴밀한 학문적 밀월(?)을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연세대 송도캠에서 직선 거리로 불과 5km 이내에 서울대 시흥캠이 조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같은 바이오 관련연구를 진행한다면 기업 입장에서 어디를 파트너로 삼고 싶을까요?


결국 연세대는 포스텍을 끌어들여.. 네임벨류 싸움에서 서울대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가 다분히 포함된 전략적(?) 연합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연세대도 포스텍과 연합해야 경쟁이 가능한 서울대라는 거대한(?) 네임벨류를.. 한양대가 넘어서고 바이오 관련 대규모 산학협력을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당연히 가능하고 현재 서울대·연세대·한양대 3개교 중에서 가장 유리한 곳이 바로 "에리카" 입니다 


2019년 에리카가 선정된 3대 국책사업 중 "캠퍼스 혁신파크" 와 "산학협력단지" 조성 사업 이외 "강소연구개발특구" 지정이 바로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강소연구개발특구" 지정을 통해 에리카가 위치한 안산지역 일대에.. 산학협력을 목적으로 입주하는 모든 기업들은 기초적인 세제혜택은 물론이고, R&D 국비지원과 함께 사업에 필요한 각종 인허가 절차가 간소화 되는 유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이러한 직접적인 지원과 도움만으로 한양대가 서울대나 연세대 보다 유리하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혜택을 받고자 하는 많은 기업들이 에리카 주변에 입주하게 되면 기업간 공동연구를 통한 시너지가 극대화 될 수 있다는 부분이 핵심인 것입니다


즉 A기업이 X라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B기업의 Y라는 연구와 만나게 되면 X·Y라는 연구결과만을 얻는 것이 아니라 추가적으로 Z라는 시너지가 도출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기업들 몇개가 융합하는 수준이라면 서울대·연세대·한양대 간 차이는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이미 여러번 이야기한 것처럼 에리카 캠퍼스 내 입주기업이 2,000개가 넘어서고, 에리카 주변에 입주하게 되는 기업들이 수만개가 된다면 이야기가 전혀 달라지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현재 에리카가 가지고 환경적인 인프라 조건을.. 시흥캠과 송도캠 등 산학협력을 위해 급조(?)되고 있는 서울대와 연세대의 멀티캠 수준으로 결코 따라올 수 없다는 것입니다(에리카 학연산클러스터는 무려 20년의 노하우가 녹아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에리카에 한양대 새병원이 건립된다는 소식만으로도.. 서울대 시흥캠과 연세대 송도캠으로 향하던 기업들의 걸음을 멈추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지난번 한양대 에리카 새병원 건립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쓰여진 댓글들을 보니까.. 지근거리에 위치한 고려대 안산병원 때문에 한양대 새병원 건립 좌초를 우려하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어제 이미 많은 언론사에서 한양대 새병원 관련 기사를 내보냈는데.. 거의 모든 기사내용에 공통적으로 포함되고 있는 문구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지난 10년간 종합병원 유치 추진" 과 "안산시민 숙원사업" 이라는 내용입니다




즉 오랫동안 추진한 일이고, 시민들이 원하는 일이라는 프레임을 전제로 한양대 새병원이 건립되어야 한다는 명분을 탄탄하게 먼저 깔아 놓은 것입니다


안산시의 유일한 대학병원인 고려대 안산병원은 이미 베드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시민들이 새로운 대학병원 건립을 염원하기 때문에 한양대 새병원 건립을 막을 만한 명분 자체가 없는 것입니다


더우기 모두 알다시피 안산은 외노자들이 많아서 기존 "토박이" 거주자들이 직·간접적인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라.. 사회간접자본(SOC)을 통한 안산시의 인프라 확장과 개선은 외노자들을 외곽으로 밀어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지하철이 뚫리고, 연구하는 기업들이 들어오고, 문화·복지 사업체가 입주하고, 대학병원이 들어서게 되면.. 당연히 유동인구는 많아지고, 상권이 개선되며, 지가는 상승하게 되어 있습니다


결국 안산지역의 인프라 개발을 통한 지가 상승은 안산시민의 개별적 재산증식에도 도움이 되지만.. 합법적으로 외노자들이 더 이상 거주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곳이 바로 에리카캠퍼스이고.. 한양대가 새병원을 짓겠다고 하는데 과연 고려대 안산병원이 반대하고 막을 수 있을까요?(안산에서 파워는 고대병원이 에리카를 따라올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고려대는 연세대와 함께 최고의 명문사립대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이미 고려대 홈페이지와 연세대 신문에서 언급되고 있는 것처럼 "서연고성한" Top5는 서로 물고 물리는 경쟁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연고성한" Top5 중 어느 대학이 다른 대학을 압도할 수 있는 수준과 상황은 분명히 아니고.. 서로 밀리지 않도록 성장하는 만큼, 따라서 성장 할 수 있는 내공과 역량을 갖춘 각각의 경쟁대학일 뿐입니다


참고로 대학병원 건립의 실질적 인허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실무적인 (기술직) 고급관료는 전통적으로 한양대가 고려대에 비해 한발 앞서 왔습니다(고려대가 한양대를 견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이외에도 한양대 새병원 건립으로 에리카 의대가 들어설까? 하는 댓글도 있던데.. "서남대 의대" 관련 상황에서 알 수 있듯, 의대정원 확대는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새로운 에리카 의대는 만들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역별 의대정원 불균형에 따른 명분을 앞세워서 서울캠 의대 정원의 일부를 에리카로 이동시키는 것은 가능할 수도 있는데.. 교육부와 복지부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함은 물론이고, 서울에서 경기도 to로 한번 내려간 의대정원은 사실상 원상복구가 불가능 할 것입니다(원래 본/분교 상호간 정원 이동 자체가 안 됩니다. 지역별 의대정원 불균형을 명분으로 시도는 해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동안 어떤 대학도 그런 시도를 한적은 없지만..)


결국 굳이 한양대 서울캠 의대의 정원을 10명 정도 쪼개서 에리카로 내려보고 6년 전액장학금을 지급하는 초미니 에리카 의대를 파격적으로 만든다고 한들.. 한양대 전체적으로 볼 때 얻을 수 있는 유익이 크다고 할 수 없습니다(아무래도 연고대 수준 in서울 메이저의대로 남는게 나으니까.. 고로 에리카 의대 신설은 불가능과 불필요 두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가능성 제로에 수렴하는 구상입니다)




한양대 에리카 새병원은 최상의 의료서비스로 지역사회 공헌과 함께 바이오 분야 산학협력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의대신설 여부와 상관없이 건립 그 자체로 목적은 달성되는 셈입니다


지난번 김우승 총장과 함께 에리카 산학협력의 컨트롤타워는 서울캠으로 이동했다고 이야기했는데.. 이번 대학병원 건립만 보더라도 그러한 상황을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결국 김우승 총장의 영전은 한양재단에서 "에리카 산학협력 발전" 을 위해 권한을 강화하고, 힘을 실어주기 위한 포석이었던 것입니다



서울캠 새병원 건립을 위한 부지 매입도 거의 마무리 된 시점에.. 우선순위를 에리카 새병원으로 방향을 틀어버린 것은 서울대 시흥캠과 연세대 송도캠으로 쏠리고 있는 바이오 연구소 기업들의 시선을 묶어 두려는 일종의 "제스처(?)" 라고 할 수 있습니다(서울대와 연세대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지하주차장을 만들기 위한 대운동장 리모델링과 간호대학 신축 등 잡다한 공사를 모두 더해도 총 공사비가 채 1천억이 되지 않는 서울캠과 달리.. 조단위 투자로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는 에리카의 상황을 통해서 현재 한양재단의 "선택과 집중" 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캠퍼스 혁신파크 조성을 위해 한양대 측에서 투자하는 금액이 대략 2,500억 정도라고 하는데.. 아마도 대부분 대학병원 건립을 위해 투자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수험생들 입장에서 에리카는 분교지만.. 한양재단과 김우승 총장 입장에서 에리카는 분교가 아닌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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