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가야한다는 것.
게시글 주소: https://ys.orbi.kr/00019126550
내일이 수능입니다.
수능 전까지 숱하게 참고 견디고 지나간 길들을 위해 오늘까지, 심지어 내일 고사장에 가서도, 국어를 치르기 바로 전까지 여러분들은 공부하고 정리하고 가다듬을 겁니다.
하지만 그게 끝은 아닙니다.
저는 재작년까지해서 총 수능을 세 번 쳤습니다.
아주 꼬꾸라진 현역 때의 수능, 다시 시작한 공부와 동시에 목표 잡았던 대학 학과를 간 재수, 그리고 급하게 준비해서 나름 어떻게 공부를 했으나 오히려 현역 때보다 점수가 낮게 나온 삼수.
오늘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여러분도 의아할 점수를 받은 제 삼수 때 시험장에서의 이야기입니다.
수능에서 제 주력 과목은 국어였습니다. 어떤 모의고사든 수능이든 항상 1등급이 나왔었죠.
그 날 국어도 제 예감만큼은 1등급이었습니다.
정말 어마어마한 비문학 지문들이 나왔음을 현장에서 알았지만, 정말 어떻게든 풀어내고 마킹까지 잘 했습니다.
하지만 착각이었습니다.
국어 시험이 끝나기 30초전 omr 마킹과 제 시험지를 비교해보는데, 38번과 39번이 마킹한게 달랐습니다.
뒤에까지 더 볼 겨를이 없어 쭉 밀려쓴 것인지는 지금도 모르지만, 그때는 그냥 그렇겠구나 싶었습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았기에 저는 어떠한 조치도 취할 수가 없었습니다.
종은 땡----하고 울렸고 손을 모두 올려라는 감독님의 말씀에 손을 올렸습니다.
이윽고 시험지와 omr이 거둬졌고, 제 손은 이제서야 내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을 추스르지는 못했습니다.
그냥 이제 모든게 다 끝났다고 생각됐고, 당장 시험장을 나서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눈물도 살짝 났고요.
그렇게 어영부영하다가 수학 시험을 치뤘는데, 못 푼 문제만 4개였습니다.
이미 마음속으로 포기를 해버린 것이죠.
그래도 영어 시험때부터는 어떻게 기운을 차려서 제대로 시험에 임했습니다.
수능은 끝났고, 이번 시험은 잘 못 치른 것 같다는 말만 지방에서 힘겹게 서울까지 올라오신 어머니께 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의대만 5논술을 썼기 때문에, 논술을 치러 가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끝이 나버린 겁니다.
수능 점수 발표 날 제 성적표를 보니 국어는 2등급이었고, 수학은 5등급이었습니다.
나머지는 지1이 2등급 영어, 화2가 1등급이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겁니다.
제가 그때 국어 시험이 끝나고 포기하지 않았으면 최저를 어떻게 맞춰서 적어도 논술을 치를 수 있는 가능성이라도 생겼을 겁니다.
하지만 섣부른 판단 때문에 모든 기회를 통째로 날려버린 것이죠.
여러분은 그러시지 마십시오.
시험장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시고, 그 다음에 있을 여러 수시 시험들, 정시 지원 등등 입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까지는 최선을 다하십시오.
끝까지 가야한다는 것은 그런겁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힘 조절 실패함ㅎㅎ
-
후반부에서도 폼 유지하는 게 없어 ㅋㅋ 나히아 진짜 ㅈㄴ 난잡하던데
-
기출은 크포 한다음 하고 일단 스타팅 포인트부터 하는데 겁나 오래걸리네요 원래...
-
보통 시험에서 과탐을 조지면 "아 과탐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가 나와야 하는데...
-
저격 12
-
이러시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
복무 500일차 2
밥이…점점 다 되었군..
-
정병훈T : 2025 6평 최초풀이 때 답만 낸다면 공통+선택 미적분 30분컷 가능하다
-
분러 단과 0
바자관 다니는 중인데 단과 째면 벌점 받나 강윤구 9모 확통 연대 박광일 사탐 국어 기하 의대
-
지2러 공감짤 4
갓직히 이거 두개면 천체 국밥이다 ㅇㅈ?
-
남친구함 4
존잘남찾음
-
김승리 이원준 정석민 김동욱 들어봤는데 체화가 1도 안됨 내 뇌가 체화를 거부함...
-
네 낚이셨고요 수완모 5회 왤케 어려움... 이거 아까 그 230913보디 어렵지...
-
뭔가 이상한기원
-
난 잘하는게 없어 13
언젠간 생기겠지?
-
28일차
-
생윤 학습법 0
1.기시감 후 임팩트 2.임팩트 기시감 병행
-
[정보] 모의고사 성적표 팩스 신청법 - 오르비 (orbi.kr)...
-
마더텅 풀고 틀린문제 있을땐 다시 천천히 읽어보면서 답 고치고 맞으면 어디서 잘못...
-
군캉스 재시작 0
휴가복귀중
-
3합3맞추는 그날까지!!
-
국영수로대학가자
-
부탁해!
-
작수 독서 -12 문학 -4 언매 -16 3등급이고 (백분위 77) 이번 6평 독서...
-
1학기동안 놀았더니 미적분 다 까먹어서(a/1-r도 까먹음..)27번부터 손도 못...
-
소신껏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딱히 팬심 같은 거 없는데 인스타나 유튜브에서 아일릿 뜰 때마다 댓글보면 진짜...
-
불안해..
-
빙수먹고싶어요오오 11
빨리 사주셈
-
현재 고3이고 일본어, 심화국어가 b가 나올것 같은데 입시에 지장 클까요? 문과고...
-
맞았으니한잔해
-
3등급 까지는 접근성 좋은건 인정한다만, 2등급 부터는.....
-
시험 때 컨디션 좋고 박카스 + 약 10mg 이렇게만 먹으면 완전 대가리 잘 돌아감...
-
에휴다노
-
과탐 원과목에게도 12
백분위 100을 돌려달라!
-
중학생 4명이 41명에게 학폭…"돈 안 보내면 패주겠다" 6
경남 진주시의 한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동급생과 후배 등 무려 41명에 대해...
-
“중국어 방송해도 안 들어”… 성산일출봉에 담배꽁초 ‘휙’ 2
제주를 찾는 일부 중국인 관광객들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성산일출봉에서...
-
괜찮은가요?????? 더더 확대되고 있어서 그래도 챙겨야하나… 하ㅜㅜ
-
안녕하세요 수학강사 이대은입니다. 오늘 칼럼의 주제는 1등급이 되기 위한 필수적...
-
1회에 5-6시간정도(이동시간 포함)
-
사문하는지 모르겠넹 동아시아사 세계사 이런거 외우기만하면 되는데 사문은 도표 퍼즐...
-
6모 성적표 6
지금부터 열심히 하면 한양대 낮은 과라도 가능할까요…??
-
정신데 학교에서 살다가 진짜 재수할거 같음. 앞으로 내 세상은 오르비다
-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알바 중간에 일없을때 몰래 공부할 수 있다는거 3
근데 요즘 시험기간이라 그런지 일이 많아서 거의 하루종일 채점하고 질받해서 거의 시간이 없음
-
하…. 내신 말아먹는 07정시러는 웁니다………. 걍 둘다 챙기라는거잖아……
-
13,14 접근도 못하고 22번 건들지도 못하고 선택 2930 건들지도 못하고 28...
-
제가 21수능 쳐서 기하를 하나도 모르는데 기하를 모르면 논술 불가능 한가요?
-
이명학 수능루틴 0
4회 실모 답지만 좀 보여줄수있겠습니까 ㅠㅠ?
-
맞팔구해요 4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