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의 미학
게시글 주소: https://ys.orbi.kr/00015776326
한 가지 거짓말을 하면 열 가지 거짓말이 그것을 위해 또 필요하다. 열 가지 거짓말을 만드는 것은 상당한 능력을 요구한다. 첫째, 모든 상황에서 있을 수 있는 예외 현상을 제거해야 하며 둘째, 그것들을 인과적으로 끼워맞춰야 하고, 셋째 이 모든 과정을 설명함에 있어 배짱(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배짱이 있어도 상황이 연결되지 않으면 거짓말은 탄로나고 모든 것을 논리적으로 말해도 불안해하면 심증의 뒤끝을 너무 크게 남기게 된다. 따라서 거짓말을 방어하기 위해 우리는 상황의 틀 자체를 다시 짤 줄 알아야 하며 일체의 예외 현상이 없도록 치밀한 조사를 해야 하고, 게다가 충빈히 뻔뻔해야 한다.
일상대화는 열마디 중 한 두마디가 앞뒤가 맞지 않더라도 "기억이 잘 안난다며" 넘어가기 쉽지만 거짓말은 열마디 중 한 마디만 맞지 않아도 열 마디 모두가 송두리째 무너질 수 있다.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상대와 나의 '논리게임'이며 '심리테스트'이기도 하고 최대한의 정보를 바탕으로 한 총성없는 전투다.
그렇기에 거짓말은 당신에게 완벽주의를 요구하고 치밀한 논리, 배경, 정보를 갖추는 훈련이 되며 두둑한 배짱을 심어준다. 거짓말을 연습하고 실전에 써먹으면서 익힐수록, 당연하게도 상대의 거짓말을 전보다 수월하게 잡아내고 타진한다. 거짓말을 능가할 수 있는 것은 "그래 내가 거짓말했다. 어쩔래?"라 말해도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압도적 힘밖에 없으며 이런 경우는 사실 거의 없다(...)
거짓말의 매력은 당신이 위기를 모면하거나 기회를 잡아내는 것 외에도 또 하나의 없던 진실을 창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술한 배경정보, 논리, 배짱이 결합된 거짓말은 연역 귀납적으로 점검해도 완벽하기 때문에 듣거나 보는 사람은 이를 믿지 않을 재간이 없고 결국 이 거짓말은 그들에게 '나로 인해 태어난' 진실이 된다.
그래서 나는 거짓말을 찬양할 수밖에 없다. 왜냐면 수많은 것들로 얽힌 이 세계에 대해 우리는 진실이건 거짓말이건 전부 진실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짓말은 진실이기도 하다. 이게 거짓말의 미학이다.
P.S.: 경험상 수학 잘 하고 자신이 잘 났다고 믿는 사람은 보통 거짓말을 잘 한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춥네 0
약속 파토내고 싶다 라고할뻔
-
확통만 나오는건가요..? 애초에 준비를 안해서 아직도 갈까 말까 고민중..
-
미기확 다보는학굔데 기하확통 수능끝나고부터 공부해서 내일 수리논술보러간다하면 붙을확률이 있긴할까?
-
사람들의 행복한 미소 넘쳐나요~ this is magic swing
-
기하가 일등급 표점표에서 단독으로 있었던 명수 있었나요? 1
같이 뭉치면 몇명인지 모르니까 작년 기하 89가 몇명인지 알 숯있나 미적 86이랑...
-
사탐중 암기과목 1
뭐가 있나요?!
-
제가 딱 건대는 안되고 동홍숙 정도의 성적인데 서울에서 많이 먼 지방 사람이고...
-
사십만덕까지 4
938덕 님만주면고
-
불과 1주전에 원장연 소리로 오르비 도배되면서 절대 원과목은 하면 안된다는 소리...
-
헤이헤이
-
ㄱㄱ
-
최고의 타워 철거 및 사이드 밀기 능력 동일성장 기준 절대 안밀리는 근접전(궁...
-
왜냐하면 제가 92이기 때문이에요
-
16 17 빼고 다 풀고 3분 남았는데 5번이 2개길래 5번으로 찍어서 풂
-
??: 00햄이 옳았습니다.. 이러면서
-
아 스카 1인실에서 문제를 찍는건지 계속 찰칵찰칵 거리네 2
무소음카메라좀 쓰자;;
-
휴학중인 상태로 정시모집 지원해서 합격이 가능한건가요? 가능하다면 합격 후 자퇴신청...
-
2번째 묻는중
-
대충 2-3일이면 되나
-
돈 마구 벌기
-
기말끝나고 성적 나오기 전까지 학종용 활동 ㅈㄴ뛰고 학기말 성적표 받은 다음에...
-
존나 멋있네...
-
책상 좁아서 불편하던데 걍 서랍에 넣나
-
으흐흐흐 3
흐흐
-
확통은 풀이가 사람에 따라서 다양하다는데 진짜 인가요? 머리 나쁘면 못할수도 있다던데;;
-
맞팔구 4
-
W에 쉴드있음 요네, 암베사, 스카너 +w에 쓰면 뎀감있는 크산테
-
불가능할까요..
-
2026수능 보고 정시로 약대 도전하고 싶습니다. 근데 원래 화학1,생명1...
-
올수능 번외편 9
대충 이렇게 풀기.
-
물2 해볼라는디 0
물1을 버릴 확신은 안들어서 만약 물2를 하다 아니다 싶으면 현정훈쌤 수업은...
-
나도 최대공약수 처지 되어보니 슬슬..... 이해가기 시작함
-
수능 미적 등급컷 예측 16
직접 풀어본 뇌피셜 등급컷인데, 85점 공통/미적 틀로 갈릴 것 같은 느낌입니다....
-
도쿄대생이 한국어 모르는상태로 수능수학킬러문제푸는 영상추천해주네 걍 숫자만 보고...
-
성적표내놔라 2
아오
-
작년이랑 올해 현장응시한 9평에서는 각각 백분위 93,95가 나왔는데 수능에는 작수...
-
맨처음에 음수로 나오는 거 신경 안 쓰고 33이었나 3점 주관식이랑 같은 게 있어서...
-
경찰대 3
현재로서 어디정도 위치인가요?
-
제가 논술 연습한거 올리는데 거절당해서요.. 혹시 어떤질문을 받아주시나요? 참고해서...
-
(최초정답자 5000덕) 국어 [4-7] 국가신용등급과 국제통화기금의 특별인출권 12
풀면서 존나 짜친다고 생각할수도? 1번선지 조정될 가능성이 커지겠군에서 조정되겠군으로 바꿉니다..
-
계획을 수행할 때 특정 항목을 완료하고 나서야 다음 항목으로 넘어가는게 좋을까요 시간 상관 없이?
-
은종찬t 1
은종찬쌤은 재종학생만 수업하시나요?
-
[사전공지]고려대 25학번 합격자를 위한 고려대 클루x노크 오픈채팅방을 소개합니다. 1
아직 합격자 발표일 이전이지만, 미리 공유 드릴게요!! 고려대 25학번 합격자를...
-
과탐추천 6
메디컬목표라 과탐해야하는데 물1은 3년하던거라 안바꿀거고 화학1은 올해 바꿨다가...
-
수능 수험생중 최소 50%는 메디컬을 꿈꿀거임 하지만 메디컬은 대충 상위 3%정도만...
-
우우 오뿌이 1
-
왜 욕먹음 ㅠㅠ
-
제목이곧내용이에용
좋은글잘읽고갑니당
고맙습니다:)
직접쓰신건가요..?! 띵문
좋은 글 감사합니다
몰입되네...
제 경험을 환기시키는 좋은 글입니다.
거짓말을 위해 상황을 설정하고, 디테일을 만들고, 그러다가 꼬이는 바람에 들통나기까지...
언제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하루에 한번씩 읽고있음 띵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