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수해서 서울대 간 썰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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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5수를 해서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하였고, 현재는 계절학기를 때려치우고 입대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원래는 수능 끝나고 바로 후기를 쓰려고 했지만 워낙 제가 게으른 편이라 지금까지 미루다가 입대 직전에 이렇게 후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5수한 것이 자랑거리도 아닌데 이렇게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오랜 기간 동안 수험생활을 하면서 제가 느꼈던 내용들을 수험생 분들에게 들려주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ㅎㅎ.... 참고로 저는 논술을 10번 넘게 떨어졌기 때문에 굉장히 글빨이 부족합니다 ㅠㅠ. 서울대생이 뭐 이렇게 글을 못쓰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너그럽게 이해하고 봐주시길 바랍니다.
우선, 저는 고등학생 시절에 굉장히 공부를 못했습니다. 지방 외고를 다니긴 했지만 내신이 6등급이었고 워낙 공부 안하고 놀기를 좋아해서 학교에서 저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3년동안 야자를 한 날보다 야자를 짼 날이 훨씬 많았고 (1학년, 2학년 때는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야자를 쨌던 것 같습니다 ㅠㅠ) 항상 학교 기숙사에서 외부음식을 반입하거나 다른 친구들의 방에서 무단취침을 하여 부모님이 학교에 몇 번 불려오셨던 적도 있었습니다. (정말 부모님께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저는 저의 고등학교 학창시절이 굉장히 부끄럽고 후회됩니다. 남들 다 열심히 공부할 때 저는 정말 미친듯이 놀았고, 그 결과 다른 사람들 대학 갈때 저는 재수학원에서 제 청춘의 오랜 시간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오르비에 고등학생이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고등학생 여러분들, 고등학교 다닐 때 꼭 열심히 공부하세요 ㅠㅠ)
어쨌든 이처럼 방탕한(?)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저의 첫 수능시험은 당연히 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의 첫 수능은 15수능인데, 15수능은 국어 때문에 정말 많은 학생들이 재수를 했습니다. 신채호, 슈퍼문, 칸트 지문이 나왔던 시험인데 사실 현재의 수능 국어 난이도를 생각해보면 15수능 국어 문제는 정말 쉬운 난이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15년도 수능 국어B형의 1등급 컷은 91점으로 시험 난이도를 고려해 보았을 때 굉장히 컷이 낮았습니다. (참고로 당시 이과는 국어 A형, 문과는 국어 B형을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국어 난이도가 쉬웠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컷이 낮았을까요?
그것은 바로 당시 평가원이 뒤통수(?)를 때렸기 때문입니다. 이 당시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국어를 굉장히 우습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몇 년간 6월, 9월 모의고사나 수능에서 국어 시험이 어렵게 나온 적이 없었기 때문에 당시 학교 선생님들은 문과는 수학공부만 하면 된다(?)라는 주장을 항상 내세웠으며 학교 선생님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기에 동의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에는 지금처럼 국어 사설 모의고사 같은 것을 푸는 사람은 아예 없었으며 국어 인강을 듣는 사람조차도 지금과 같이 많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수능 전에 실시된 9월 모의평가에서 국어 1등급 컷이 100점이 나왔기 때문에 국어를 우습게 보는 경향은 그 당시에 유독 강했습니다. 저 또한 당시 국어를 굉장히 쉽게 여겼으며 기출문제도 제대로 풀지 않은 상태에서 수능 시험에 응시하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수험생들의 예상과는 달리 15수능 국어는 이전의 국어 시험들과 달리 상당히 어렵게 출제되었으며 국어를 우습게 여기고 별다른 대비를 하지 않았던 수험생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습니다. (물론 평가원이 당시 수험생들의 뒤통수를 때릴려고 이렇게 출제한 것은 아닐 것이며, 제 생각에는 당시 9월 모의고사 1등급 컷이 100점으로 나온 나머지 평가원에서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던 것 같습니다.) 이때 저를 비롯한 많은 학생들은 모르는 문제가 나왔을 때 그것을 빨리 넘겨버리지 않고 계속해서 붙잡은 나머지, 시간이 부족하여 문제를 다 풀지 못해 국어를 망쳤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학생들은 국어는 원래 쉽게 나오기 때문에 한 문제라도 틀리면 안된다라는 강박을 가지고 있었고 그로 인해 15수능 국어가 비교적 어렵게 출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한 문제라도 틀리면 안된다라는 강박으로 인해 모르는 문제를 넘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국어 시험을 볼 때 슈퍼문 지문에서 막힌 나머지 그 부분에서 엄청난 시간을 허비했고, 그 결과 뒷 부분의 문학 2지문을 모조리 찍었던 것 같습니다.
국어를 망친 저는 수학에서 만회하려고 하였으나 당시 수학은 굉장히 쉽게 출제되고 말았습니다. 수학 시험이 끝난 뒤 찾아온 점심시간, 아침부터 너무나 많은 기력을 쏟아부어서 그런지 정말 배가 고팠고 저는 점심을 평소와 다르게 엄청나게 많이 먹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크나큰 재앙을 불러왔습니다. 점심을 너무나 많이 먹은 나머지 영어 시험 때 저는 시험에 집중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긴장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잠은 오지 않았지만 100% 컨디션으로 영어 시험에 응시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수능 시험 날에 집중을 못하는게 말이 되냐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정말 이상하게도 과식을 하고 나니까 제 자신을 컨트롤 하는 것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겨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 상태에서 영어 시험을 힘겹게 끝냈고, 이후 사탐 시험을 끝으로 저의 첫 번째 수능은 끝이 났습니다. 첫 번째 수능에서 저는 인서울을 겨우 할 정도의 성적을 받게 되었고, 1년만 열심히 하면 성적이 많이 오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재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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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수능 이야기가 조금은 길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나머지는 다음에 쓰겠습니다. 제가 첫 번째 수능을 보면서 얻은 교훈을 대충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빨리 넘기고 나중에 다시 푼다.
2. 평가원을 믿지마라. 평가원 출제자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난이도 조절에 실패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수능은 나의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출제될 수 있다. 이번 수능에 무슨 과목은 쉽게 나올 것이고 무슨 과목은 어렵게 나올 것이다와 같은 예상은 절대 해서는 안되고, 모든 과목을 다 충실히 공부해야 한다. (한국사 제외)
3. 수능날 점심은 배고프지 않는 한에서 최대한 적게 먹기.
4. 고등학교 때 제발 놀지 말기.
글을 쓰다보니 힘이 들어서 내용이 많이 조잡해졌습니다 ㅠㅠ 혹시 다음 글에서 꼭 알려줬으면 하는 내용들이나 피드백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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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지보니 원광치 버리고 가신것같은데 혹시 아쉬움이나 후회 없으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원래부터 로스쿨 가는 것이 꿈이었기 때문에 크게 후회는 없지만 사실 뚜렷한 꿈이 없는 문과분들이라면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남자 분이시면 군대는 언제쯤 해결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곧 갑니다...
왜 점심은 적게먹어야돼요?
수능날은 평소와 달리 지나치게 긴장하고 신경을 많이 써서 점심시간 때 배가 많이 고플 수 있는데 이때 과식하게 되면 배가 너무 불러서 영어 시간에 집중이 안될 수가 있어요
제목보니 빡t가...
심지어는 있자나용? 재수를 하덩.. 삼수를 하덩.. 사아수릉 하덩!! 오수를 하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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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원 선생님의 "5수를 하더라도 서울대에 가라"에 관련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문과도 그럴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솔직히 저는 삼수까지는 괜찮지만 장수까지 해서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ㅠㅠ
여자신가요?
남자입니다.
미친듯이 놀고 첫수능 당일 컨디션 안좋아도 인서울 가능.. 원래 잘하셨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