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오래된 서울대 합격후기
게시글 주소: https://ys.orbi.kr/00029076300
나는 매일 밤, 잠자리에 누워서 나의 하루를 반성했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씻고, 물 한 잔 마시는데 - 10분.
제일 싫어하는 과목 공부하고 - 1시간.
먹고 - 10분.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고 ( 걸아가면서 아침에 공부한 내용 생각하고 ) - 5분.
버스 안에서 국어 교과서 외우고 - 30분.
학교에 가자마자 아침에 공부한 내용 다시 보고 - 20분.
아침조회 시간에 영어 단어 외우고 - 30분.
1교시, 수업 내용 스스로 외워 가면서 공부하고 - 50분.
쉬는 시간, 수업시간에 공부한 내용 복습 - 10분.
2, 3, 4교시를 1교시처럼
점심시간, 점심 빨리 먹고 - 10분.
남은 점심시간 1,2,3,4교시 복습 - 40분.
5,6,7,8교시, 1교시와 마찬가지로
수업끝난 뒤, (실컷, 집중적으로) 놀고, 먹고 - 1시간.
씻는 시간 - 10분.
다시 책상에 앉아서 5,6,7,8교시 복습 - 1시간.
계획했던 공부 - 4시간.
집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 오늘 외운 공식 다시 상기하고 - 30분.
집에 책상에앉아서 하고 싶은 공부 - 2시간.
나는 이렇게 매일 18시간 이상을 공부에 매진했다. 잠자리에 들어서 나는
그날 내가 한 것을 반성했지만, 내가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은
" 시험점수가 얼마나 오를 것이냐 " 는 아니었다.
" 오늘, 나는 나의 청춘을 제대로 살았는가? 나의 인생의 소중한 시간 중에
무의미하게, 무의식의 상태로 쓰레기처럼 버린 시간은 몇 분이나 되는가?
오늘의 모든 시간이 정녕 나의 의식과 함께 했는가?
모든 시간의 주인이 진정 < 나 > 였는가? "
나는 나 " 한석원 " 으로 오늘을 살았는가, 라는 이 질문을 단 하루도 빠짐없이
스스로에게 던졌다. 매일 냉정하게 반성을 해도 버려진 나의 시간은 언제나
한 시간 이내였다. 나의 고3 시절은 인생에 있어 그 어떤 시절보다
내 자신에게 충실했던 시간이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그 시절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 전 세계의 수험생 중에서 누구도 그때의 나보다 더 열심히 공부할 수는
없다! 더 하는 인간이 있다면 아마도 그는 인간이 아닐 것이다! "
말도 안 되는 자부심이지만,
이것은 지금도 나에게 큰 힘이 되는 자기 확신 같은 것으로 남아 있다.
나는 모범생이 아니었다. 그래서 고3이 되었을 때, 다른 수험생처럼 큰 숙제를
떠안은 듯 걱정이 많았다. 그때까지 하고 싶은 것만 열심히 했던 나쁜 습관때문에
수학과 물리를 제외하면 제대로 공부해 본 과목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대학은 한 과목만 보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피할 데가 없었다.
내가 택한 방법은 수학과 물리를 제외한 전 과목을 정면 돌파하자는 것이었다.
좋은 책을 골라 공부하겠다고 생각하는 시간도 아깝다고 여겼다.
나는 무조건 책을 한 권 골라잡았다. 그렇게 한 권을 붙잡으면 싸우고 또 싸웠다.
그 책에서 모르는 것이 단 한 줄도 남아있지 않을 때까지 복습에 또 복습을
했는데, 그렇게 전 과목을 한 권씩 독파하고 나니 5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 있었다.
남들은 몇 권씩 문제집을 푼 상태였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개념조차 없으니 풀 수 없을 것이 분명했으므로 쳐다보지도 않았다고나 할까.
5개월이 지난 뒤에는, 이제 완벽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전 과목 참고서를 또 한 권씩 샀다. 이때는 처음 봤던 책을 옆에 두고,
그때 공부할 때 메모해 두었던 요점을 읽어 보며 문제를 풀었다.
두 번째 책을 보는 방법도 처음과 다를 바 없었다. 전 과목에 걸쳐 단 한줄도
모르는 부분이 없어질 때까지 독파하자. 이번에는 두 달이 걸렸다.
세 번째 채을 사서 맨 처음 봤던 책의 메모를 보면서 전 과목을 보는 데
한 달.
네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2주.
다섯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1주.
여섯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1주.
일곱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4일.
여덟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4일.....
이렇게 하고 나자 이제는 서점에가 봐도 더 이상 볼 책이 없었다.
시중에 나외 있는 책에서 모르는 것이 없었던 것이다. 아직도 시간은
한 달이나 남아 있었다.
한 권의 책을 어떻게 공부하느냐에 대해 쓰려 했는데 몇 줄에 끝나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단순한 방법이라서 수험생들이 쉽다고 여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 몇 줄의 방법대로 공부하느라
나는 손가락의 근육이 잘못되었다.
학원에서 나를 본 학생들은 알겠지만 나는 연필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
다른 사람이 연필을 잡는 것처럼 잡으면 힘의 균형이 무너져 글씨를 쓸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내가 연필로 문제를 푸는 것을 처음 보는 학생들을 매우
당황해한다. 이상하게 손가락을 꼬아 가며 나만의 방식대로 연필을 잡으니 말이다.
보는 사람에게는 불편한 일이지만 내게는 내 인생의 치열했던 시기를
떠올리게 하는 " 자랑스런 불편 " 이다.
나는 이만큼 치열하게 공부를 하면 뇌의 구조가 바뀐다고 확신한다.
아무리 머리가 나쁜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만큼 노력한 사람이라면
생각의 질서가 바뀌게 되어 있다.
생각의 질서가 바뀌고 생각의 폭과 깊이가 바뀐 사람은 문제를 읽고 파악하고
해결하는 능력과 속도가 바뀐다. 그래서 성적이 바뀐다.
점수 몇점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만큼 바뀐다.
전교 500명 중 300등이었던 사람이 전국의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점수를 받을 수 있을 만큼, 그래서 원하는 대학은 어디든 갈 수 있을만큼 바뀐다
한석원
0 XDK (+250)
-
150
-
50
-
50
-
국어저능아는 안된다던데
-
6모수학 조진게 6
한달동안 수2 뉴런 기출만 ㅈㄴ파가지고 밸런스 깨진게 원인인데 그대신 수2 관련...
-
ㅇㅈ 2
존못이라 안해요~
-
한입해를 종료합니다.
-
군인 넘 멋있지 않나요 10
서울의 봄 보고 장교라는 꿈에 꽃혀서 사관학교까지 지원하네요 ㅎㅎㅎ
-
솔직히 조밥 탈출 하려면 갈길이 멉니다 ^^7 스까퇴실 품타기록 ㆍ국어 유기
-
대인라 질문좀요 4
그냥 신청만 하면 모두 다 들을수있나요 아님 선착순인가요?
-
안녕하세요? 루콩입니다! 오늘은 저의 재수 후기를 써보려 합니다. 성적이 그리...
-
기습 인증 15
. . . . . .
-
한가지에 온전히 집중을 못함 나도 공부 열심히 하고 싶다 공부 잘하규싶다...
-
기대중 ㅎㅎ
-
난 너를 보면 0
티라미수케익
-
작년에 교대 옵챗방에서 한달간 같이 놀다가 인스타 교환한 사람 5명 있었는데...
-
적어도 30도 뚫고 여름이라고 불릴만한 그런 날씨는 아니었는데 에휴이....
-
많이 늦은 시기는 아니죠..?
-
나 처음에 공부할때 한 순공 5시간정도부턴 그냥 공부가 유산소 하는 기분이였음 진심...
-
문제 링크는 : https://orbi.kr/00068446212
-
초딩때 이쯤되면 잠자리채랑 채잡통 들고 아빠랑 매미 잡으면서 놀고 사마귀,방아깨비...
-
인증한번했다 2
다음.
-
이 슈바 0
인증글 다 놓쳤네 ㅠㅠㅠㅠㅠ
-
1. 행정질문하고 다른질문하고 절대 동시에 하지마라. 2. 질문은 최대한 쪼개서...
-
고민 3
6모에서 국수영탐탐(화생)을 44342를 받았습니다 제가 수학 선택이 미적인데...
-
그렇다고 전과 비교하면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의 총량도 노력을 하기까지의 역치값도...
-
본인 왕따썰 0
초3때 날 괴롭히던 애들이 있었는데 어느날 걔들이 갑자기 나를 자기네들 사는...
-
누가 캡쳐함?
-
이제 슬슬가볼까?
-
벌레 잡아줘요 5
-
생윤질문이용ㅜ 2
이 문제에서 ㄱ이 틀린 이유가 A가 아니라 D에 가야해서 틀린건가요?
-
바이
-
인강 Q&A가면 돈받고 양질의 답변을 해줄 노예들이 널려있는데
-
얘도 최초 정답자 천덕 근데 이거 예전에 올렸었나? 기억이 안남...
-
ㅇㅈ?
-
잠깼다 4
운동해야지!
-
. 2
-
ㄲㅂ 못보겠네
-
볼때마다 놀고 폰 하고 여자 만나는데 6평 국어 100이런애들 ㅇㅇ 걍 ㅅㅂ
-
오르비 특 ㅋㅋ 12
공부 질문글:답변 안해줌 야스 하고싶다!!!!!!: 댓글ㅈㄴ달림
-
웰컴 투 맹뿌라운지
-
저랑 수능 끝나고 콜라한잔하시죠
-
나비효과 50일 수학 워마 수능 2000 (영어강의는 모르겟음) 사탐은 그냥 마더텅 뺑뺑이 굿?
-
박탈감이 진짜 심하네
-
수학 54점 나오고 과탐 24점 나오고 그러는애들은 뭐임? 머리가 나쁜거임?...
-
너무 힘드러 5
다 포기할까..
-
ㄷ
-
칸트 질문 3
칸트에게 정의의 기준이 되는 원칙이 있다고 하면 맞는 선지인가요?
-
밑줄 친 부분이 이해가 안 됩니다. H+ 농도 기울기가 감소하지 않는다고 해서 왜...
-
진짜 소신발언 4
일반화학 일반물리학이 정법 사문 보다 쉬움 ㅇㅇ
-
7모 유출 1
이번 7월 모의평가 개어려울 듯 재수생 못들어오게 막아버려~~
크
라고 서울대 의대생이 말했습니다
덕코 수금 개꿀이네 ㅋㅋ
생각의 질서 크
머리깐석원 지린다
머리와 지식을 맞바꾸신...
설법도 가능한 점수였다는데 ㅎㄷㄷ
읽는 중에 아? 한석원인데? 했다 ㅎㅎ
와... 정말
모든 내용을 암기하기 위해 책을 먹기 시작하는 한석원 선생님
2년만엔가 다시보는데 정신이 확드네...
근데 이러고 내일 리셋되겠지 시.발
한석원인거 보고 다시읽으니까 음성지원되네 ㄷㄷ
처음 읽는데 한석원에서 소름 한번 돋고 생각의 질서에서 또 한번 소름이 돋았다
씻는시간 10분은 이제 5분으로 단축됐을듯 ㅠㅠㅠ
아....
머뭐릐 센세..
그립읍니다...
파이팅
아 이거 석원쌤 내용임? 대단하시다.. 그런 의미에서..
씻는데 10분이면 그때부터 머리카락이 없었던 거에요?
진짜 멋있는 분..
중간에 한석원스포없었으면 더 좋았을듯
이렇게 안해두 충분히 서울대 올 수 있어요
자기 페이스대로 공부하면 돼